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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AI혁명 본격 서막, 총체적 국가 전략 필요

 

대화형 AI서비스인 ‘챗GPT’ 광풍이 일고 있다. 출시 두 달 만에 1억 명이 접속했고, 곧 2억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금 모습은 1990년대 초 인터넷 검색이 처음 등장했을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최초로 대화형 AI서비스를 선보인 오픈AI와 MS, 구글에 이어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도 챗GPT와 유사한 방식의 AI 언어 모델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챗GPT를 사용해보고 감탄한 이점은 많은 자료를 검색하고 답을 찾았던 것을 순식간에 해낼 수 있다는 점, 시험 문제 풀이, 논문과 문서 작성, 외국어 번역 등을 한다는 것으로 간추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런 편리함이 과연 현재의 검색보다 나은 걸까.

 

우리가 어떤 주제를 검색하는 수고를 하는데 있어 불편함도 있지만 그 과정을 통해 얻는 것도 많다. 이런 과정이 다 생략되고 챗GPT가 주는 검색 결과만을 의존할 때 그만큼 사고가 제한되고 종속될 우려가 있다. 또 논문과 어떤 문서를 작성한다는 것은 단순히 문장 만들기가 아니다.

 

그간 힘들여 수집한 자료와 경험, 노하우를 정리하고 의미 있는 콘셉트를 세워서 주장을 펴고 솔루션을 제시할진대, 그런 작업을 챗GPT에 맡겨버린다면 그런 작업을 하는 사람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 남는다. 이는 일자리의 감소와 변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시험문제도 마찬가지다. 챗GPT로 풀 수 있는 시험문제는 당연히 사라질 것이고 인간만이 풀 수 있는 문제로 평가하게 될 것이다.

 

챗GPT는 무엇보다도 저작권 문제가 큰 문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챗GPT는 기본적으로 인터넷에 떠 있는 자료들을 강화학습을 통해 얻은 결과를 내놓는다. 그것은 ‘표절 집합체’라고도 할 수 있다. 저작권 소유자와 작가, 그리고 언론사들이 가만히 있겠는가.

 

기술적으로 보면 챗GPT 뉴스가 가능할 것 같다. 전 세계의 뉴스매체를 스캔하여 가장 빠르게 정리하여 전달한다면 발품 팔아 취재한 기사를 무색하게 만들 수 있다. 현재의 네이버와 구글은 뉴스매체의 기사를 그대로 보여주지만 챗GPT는 학습한 기사들을 밝히지 않을 것이다.

 

챗GPT가 쓴 소설은 이미 저작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보다 더 심각한 우려가 예상되는 것은 가짜 뉴스와 그럴듯한 정보가 마치 사실인 듯 인터넷상에서 지금까지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유포될 수 있다. 각종 음모론도 더욱 정교하게 만들어져 신속하게 전파될 수도 있다. 챗GPT를 이용한 피싱, 바이러스가 등장할 것은 틀림없다.

 

사이버 범죄 전문가들은 AI의 문장 만들기 기능을 이용한 피싱 범죄의 기승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면 반드시 그것을 악용하는 범죄가 뒤따른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매주 중요하다. 이번 챗GPT를 비롯해 AI 혁명을 맞아 피해가 발생하고 난 뒤에 대책을 마련하느라 허둥대지 말고 AI윤리 문제를 다루는 당국의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인공지능(AI) 회사의 알고리즘으로 인해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챗GPT가 가져올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법안 발의다. 이것이야말로 좋은 규제라고 볼 수 있겠다.

 

김영배 의원이 공개한 챗GPT와 대화록을 보면 챗GPT 스스로도 “AI는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며 개인의 개인정보를 유출할 수 있어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우리나라 국회에서 세계에서 최초로 챗GPT로 인해 발생되는 저작권 침해방지 내지는 해결 법안을 마련하는 것은 어떨까 한다. 미국이 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챗GPT의 문제는 그렇다고 해도 AI혁명이 본격적으로 개막하는 조짐으로서 챗GPT 열풍은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인터넷+AI 비즈니스의 향방

 

1990년 중반 이후 본격화된 인터넷 비즈니스를 되짚어 보면, 구글과 네이버 검색의 중요성은 여전히 중요한 반면 페이스북과 트위터, 틱톡 등 커뮤니티 모델은 내리막이다. 그 이유는 커뮤니티에 대한 사용자들의 호기심이 시들해졌고 폐해가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청소년들 사이에 인기 있다는 틱톡은 유해성 시비에 시달리고 있다.

 

챗GPT가 구글을 대체할 수 있다고 성급하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AI가 학습해 내놓은 결과물은 신뢰성면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해소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소스를 검색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학술 논문에서 인용해서 사용할 수 있다. 챗GPT가 가공한 내용은 누가 그 신뢰성을 보장해줄 것인가. 구글과 MS가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는 챗GPT를 개발하거나, 구글이 기존 검색 기능과 병행할 수 있는 챗GPT를 내놓는다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모른다.

 

지식과 정보는 신뢰성이 핵심이다. 챗GPT 서비스는 검증 프로세스를 보여주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 AI의 본질상 쉽지 않을 듯하다. 따라서 객관적인 뉴스와 정보, 콘텐츠를 만드는 언론사의 공공성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AI와 챗GPT 활용 비즈니스는 어떤 게 가능할까

 

이번 열풍은 인터넷 초기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던 때와는 다르다. 우선 중국이 벼르고 있다. 미국 기업들에게 안방을 내준 일본과 EU도 이번에는 토종 기업의 도전이 예상된다. 안방을 지킨 한국은 이번에는 선제적으로 나설 만하다. 이를 테면, 신뢰성과 정확성을 보장하는 챗GPT 서비스, 그런 장점을 지닌 챗GPT 비서 또는 스태프 앱 개발, 분야별로 전문화된 챗GPT 앱 개발도 가능할 것 같다. 또 한국의 강점인 게임에서 챗GPT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그간 가장 취약점으로 지적돼온 해킹 방지와 보안, 백신 개발 비즈니스 등에서 새로운 비즈니스가 떠오를 것이다. 또 영어와 중국어 등 다른 언어와의 연계성을 강화한 AI챗봇을 목표로 하면 차별화가 될 것이다. 다음은 한국은 제조 강국이므로 제조업 중심의 AI전략을 가져가야 한다. 로봇, 가전, 자율차, 모빌리티 등이 해당된다. 제조 제품의 핵심은 합리적인 제품 가격으로 어필해야 하는데, 이 점에서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한국, 시스템 반도체와 설계로 전환 시급

 

지난달 삼성전자가 첨단 5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미국 AI반도체 전문 기업 '암바렐라(Ambarella)'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생산하는 반도체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에 탑재되는 암바렐라의 최신 칩인 'CV3-AD685'이다. CV3-AD685는 암바렐라의 차세대 인공지능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카메라와 레이더를 통해 입력된 운전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등 자율주행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한다.

 

암바렐라의 CV3-AD685는 삼성전자의 첨단 5나노 공정 활용 등으로 인공지능 성능이 전작 대비 20배 이상 향상됐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삼성전자와 암바렐라의 협력은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차세대 운전자 지원 시스템의 안전 수준을 한 차원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암바렐라 CEO 페르미 왕(Fermi Wang) 사장은 "삼성전자의 검증된 오토모티브 공정을 통해 자율주행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과 '레벨 2+'부터 '레벨 4' 구현에 필요한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 성능, 전력 효율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최신 4나노 공정도 오토모티브로 확대하는 등 파운드리 공정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자율주행 차량 분야 신규 고객사를 지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메모리에 편중돼 있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로의 전환이 시급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AI 반도체 칩 고객 확보는 반가운 소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 기술의 정밀성에 더하여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높여나간다면 반도체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삼을 수 있다.

 

AI는 챗GPT와 자율자동차, 로봇을 비롯해 항공, 교통, 통신, 의료, 기계 생산과 운행, 사무직 업무, 전문직, 예술창작 등 컴퓨터와 알고리즘이 응용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가히 AI 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한국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발 빠르게 IT를 주력산업으로 삼아 정보통신부를 신설하고 집중 육성해 큰 성과를 낸 기억이 생생하다. AI혁명을 맞아 그와 같은 정책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한국 빅테크 ‘초거대 AI’는 너무 관념적, 실용적 비즈니스 감각 필요

 

미국에서 챗GPT가 나오는 동안에 한국의 빅테크들은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초거대 AI라는 소리를 몇 년 전부터 들었는데, 결국 최초를 미국 기업에게 뺏기고 말았다. 지식과 기술도 중요하지만 방향과 집중력이 중요함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연구를 할라치면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손대야 할 것 같고 끝이 없다. 연구개발도 집중해야 남보다 한 발 앞선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더욱이 기업의 연구란 대학의 연구와는 다르고 달라야 한다. 기초연구는 대학과 국책연구기관에 맡기고 기업 연구개발은 실용성에 초점을 두고, 거기서 얻는 수익으로 점차 영역을 확장해가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더욱이 한국과 같이 중견급 국가는 선택과 집중이다. 미국과 중국은 여러 개를 다 아우르고 할 수 있지만, 우리의 인구규모와 한국어 기반의 적은 규모의 데이터, 자본동원 능력 등을 감안할 때 더욱 집중과 방향이 중요하다.

 

네이버는 세계 테크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고 그간 강조해왔다.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가 지난 2021년 5월 공개한지도 2년 가까이 지났다. LG 엑시원도 비슷한 시기에 공개했는데, 계속 아카데믹한 연구만 하고 있는 것인지 잘 안 보인다. 카카오도 초거대 AI라고 자처하는데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사용자들에게 편익을 제공할 만한 것은 내놓지 못했다.

 

이것은 한국의 빅테크 최고경영자들이 첨단기술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때문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AI는 컴퓨터 등장이나 산업혁명의 증기기관차 발명에 버금가는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는 데에 인식 부족이다. 여전히 소셜 미디어적 사고에 젖어 있다고나 할까. 연구 개발자는 기술을 보고 있다고 해도 테크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기술 너머 사회와 비즈니스적 미래를 포착하는 감각을 지녀야 한다. 현재 기술에 매몰되면 비즈니스는 잘 안 보이고 사용자들과 이해관계자들과 마찰만 야기하게 된다.

 

한국이 ‘퍼스트 무버’ 되려면 말로만 떠들어서는 안 되고 실패와 비난을 두려워하지 말고 최초로 시도를 해야 한다. 그러려면 ‘자신감’이 필요하며 자신감은 충분히 기술 흐름을 이해하는 데서 나온다. 기술 흐름이라고 해서 기업경영자가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요즘 돌출행동으로 비판을 받고 있긴 하지만 일론 머스크가 무슨 전기차 엔지니어 출신이어서 전기차를 세계 최초를 시작했고, 로켓 전문가라서 민간 우주 사업의 새 공식을 개척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경영자는 기술의 흐름과 그것이 갖는 시대적 의미와 경제적 편익과 비즈니스적 가치를 캐치하면 충분하다.

 

미국 기업이 하면 그때 가서 추격하면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중국이 먼저 할 수도 있다. 중국이 먼저 하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추격해서 앞서 치고 나가는 유연함도 필요하다.

초거대 AI는 그냥 태평양의 망망대해와 같다. 거기에 배를 띄우고 방향을 설정해야 항해할 수 있다. 구체성과 방향성이 결여한 연구개발은 아카데믹한 연구로서도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스피드 경영이다. 한국형 챗GPT와 제조 강점을 살리는 AI 로봇과 가전품들이 속속 나타나기를 바란다.

 

이상용 M이코노미뉴스 수석논설주간 

이상용 M이코노미뉴스 수석논설주간 

 

MeCONOMY magazine March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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