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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우크라이나 평화는 언제 오나

유엔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주년을 맞아 지난달 23일 특별총회를 열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게 즉각적이고 완전하게, 무조건적으로 철군을 요구하는 결의안(찬성 141표, 반대 7표, 기권 32표)을 가결했다. 중국과 인도, 남아공 등은 기권표를 던졌다.

 

 

유엔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국제윤리와 정의, 인간의 양심이라는 면에서는 그 가치를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다. 군사적힘으로 약소국을 짓밟는 행위가 버젓이 자행되고, 수십만 명 병사들과 민간인들이 죽거나 다치는 전쟁은 인정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세계에서 가장 핵탄두를 가장 많이 보유한 강대국이 안보에 위협을 느껴 이웃나라를 침공했다는 이유에 대해 압도적 다수의 국가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즈음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전격 방문하고 군비 지원을 약속했다. 이어서 방문한 폴란드에서는 폴란드 국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으며 결속을 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동유럽 9개국 정상들이 참여 하는 나토 동부전선 국가안보협의체인 부쿠레슈티 9개국 (B9)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부쿠레슈티 9개국은 폴란드, 불가리아,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 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러시아와 최전선을 접하고 있는 동유럽 국가들이다. 이들 나라들은 2014년 우크라이나 의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의해 강제 병합되자 안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2015년에 결성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 회의에서 1인치의 영토라도 방어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폴란드 방문 중에 우크라이나 전쟁의 정당성을 강변하면서 핵무기 감축 조약인 뉴스타트 조약 참여를 중단하고, 3대 핵전력을 증강하겠다고 발표했다. 3대 핵전력이란 핵탄두를 여러 개 탑재할 수 있는 신형 사르마트 ICBM,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전략 폭격기를 말한다.   


왕이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이 무렵에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을 만나고 굳건한 지지 의사를 확인했다. 미국은 중국이 러시아에 대해 군사적 지원을 하지 말 것을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2월 하순 기간 러시아와 중국, 남아공은 인도양 해역에서 해양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러시아는 이 해상훈련에 극초음속 미사일인 지르콘을 장착한 군함을 파견했다.  
 

국제윤리 사라지고 국익 따라 움직이는 지정학 시대 열려


미국과 유럽, 일본이 뭉치자 중국은 러시아 편에 섬으로써 힘의 균형을 맞추려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중국은 그간 미국으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으며 수세에 몰려 있는 입장이어서 러시아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중국의 복심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어느 쪽도 양보를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꽉 막힌 상태에서 ‘휴전대화’ 라도 이끌어내면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듯하다.

 

미국을 대신해 분쟁 중재 역할을 중국이 보여줄 수만 있다면 이런 호기는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중국이 말로만 평화협상을 외치면서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을 한다면 중국은 미국과 유럽과는 완전히 등을 돌리는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중국으로 하여금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을 하지 않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미국과 EU의 입장이다. 중국은 이 점을 잘 알기 때문에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오히려 종전 압박용으로 이용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러시아 경제 제재 효과 거의 없는 듯


EU와 미국의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자원 수출은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원유와 천연가스를 중국과 인도에 수출할 뿐만 아니라 중동 산유국에도 수출하고 있다. 이 바람에 중동 산유국들이 중계 무역으로 어부지리를 얻고 있다. 

 

경제제재 효과가 없다는 점을 의식한 듯 EU는 지난달 전쟁 1주년 직후 10번째 경제제재를 단행했다. 미국과 캐나 다도 추가 제재조치를 취했지만 이란과 북한을 보면 서방의 경제제재라는 게 별로 효과가 없을 것 같다. 더욱이 러시아 침공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나라들도 러시아와는 경제 관계를 끊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EU의 경제력도 예전만큼 크지 않는 점도 경제제재의 효과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 같다.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 이틀 전에는 모스크바의 축구경 기장에 관람객 수만 명이 모인 가운데 애국심을 고취하는 콘서트가 열렸다. 푸틴 대통령도 직접 참석하고 전선에서 싸우는 병사들을 찬앙하고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행사는 ‘조국 수호자들에게 영광을’이라는 이름을 내걸었으며 수만 명의 관람객들이 국기를 흔들면서 ‘푸틴’과 ‘러시아’를 연호했다.

 

외신은 관람객 대부분은 공공기관, 공기업, 청년 애국조직, 학교 등에서 동원됐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확고한 것인지 아닌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러시아와 같은 독재자와 특권층 이 지배하는 정치체제에서는 비슷한 메커니즘이 작동된다. 독재자는 특권을 통해 기득권층을 길들인다. 인간은 아주 작은 특권이라도 일단 주어지면 그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 이기적인 행위일지라도 특권을 상실했을 때에 박탈감이 더 큰 까닭이다.

 

러시아와 중국, 북한, 이란 등과 같은 권위주의적 특권지 배체제에서는 권력을 가진 자가 부를 얻는다. 이런 체제에 서는 권력에서 돈이 나오지, 거꾸로 부에서 권력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권력과 부는 대체로 분리돼 있는 편이다. 부를 가진 자가 권력을 가지려 한다든지, 권력을 가진 자가 부를 소유하려고 하면 다치기 쉽다. 독재 체제의 특권 지배층은 권력과 부를 한꺼번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즉 가진 것이 더 많으므로 그걸 잃어 버릴까 두려워해 체제 저항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독재자와 특권층은 한 배를 타고 있는 것과 같으므로 서구 세계에서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강력한 체제다. 일반 국민 들에 대해서는 통제의 대상일 뿐이다.  특권층이든 일반국민들이든 저항을 하면 가혹한 처벌을 한다.

 

언론을 통제하고 정적을 제거하고 전 국민 감시 시 스템을 운영한다. 관변 언론에서 일방적인 주장과 이념으로 세뇌하면 보통 국민들은 넘어가거나 최소한 저항을 포 기하고 무기력한 상태가 된다. 이런 체제적 속성 때문에 서방에서 푸틴을 아무리 비판해도 집권 유지에는 지장이 없다. 유일한 푸틴 교체 가능성은 내부 측근, 주로 군대와 정 보기관의 수장이 배신한 내부 쿠데타다. 내부 쿠데타가 능성은 항상 열려 있으나 현재는 푸틴이 내부단속을 잘하고 있는 것으로 비친다.    


춘계 전투가 고비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은 한 번 세게 전투를 벌여야 소강상태로 점차 접어들며 협상이 수면 위에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쟁도 1년 정도 치열하게 전투하고는 지루한 휴전 협상을 했다. 이러한 국지전의 선례를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푸틴의 입장에서는 현재 전선을 유지하는 것이 최대 목표다. 그러면 당초 전쟁을 일으킨 목적은 달성된다. 수많은 병사들의 목숨을 잃어버렸지만 자신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평화협상은 현재로서는 푸틴보다는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중국이 러시아 편에 서는 것이 확실히 되는 순간, 어쩌면 평화협상의 시간을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EU도,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도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이 설 때 미국과 프랑스와 독일은 우크라이 나에게 협상을 설득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바라보는 제3의 시선


싱가포르 고위 외교관으로서 유엔 안보리 의장을 지내기도 했으며 현재는 아시아리서치 인스티튜트의 저명한 연구원인 키셔 무부바니 씨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칼럼과 방송 출연을 통해 하루속히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사우스차이나모닝 포스트 기고문에서 세계의 85%가 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음을 상기하며 국제 분쟁에서 어느 한쪽은 선, 다른 한쪽은 악이란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냉정한 전문가들이 지적한 바대로, 우크라이나 전쟁 은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침공이 있었지만 그 이전에 러시아와의 국경 쪽으로 나토의 팽창이 있었음도 언급했다. 그는 서구의 완전한 승리와 러시아의 굴욕을 개도국 국가들은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러시아도 한 축으로 인정하는 다극체제를 옹호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금 가난한 개도국들은 식량과 에너지 문제로 인해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며 즉각 휴전과 공 정하고 균형 잡힌 합의를 촉구했다. 전쟁이 1년 이상 장기 화됨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동정심이 높아지고 있지 만 동시에 서구의 잇단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동정론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무부바니 연구원은 EU에서 평화협상의 목소리를 내는 용기 있는 지도자들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그럴 경우 개도국 들은 그를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요컨대, 무부 바니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양쪽 모두에게 원인이 있으며, 유럽 변방의 전쟁으로 인해 아시아, 아프리카, 중 남미의 개도국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무부바니 연구원은 나토가 러시아 쪽으로 팽창하지 않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우려를 인정했다면 전쟁을 피할 수 있었다는 논리인데,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약소국들의 열망을 간과한 관점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무부바니 연구원은 또 미국과 EU가 전쟁이 러시아 영토로까지 확전이 되지 않도록 단계별 무기 지원을 통해 전쟁 관리를 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하고 있다.

 

그의 논리를 보면 과거 유럽 식민지 지배국가인 부정적 인식이 깔려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유럽에 대한 반감이 있다고 한다면, 러시아 제국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가져가려는 동유럽 국가들의 열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자기 부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아무튼 현실을 인정하고 즉각적인 협상을 주장한 논거는 현재 시점에서 양쪽 모두 보여주고 있는 강경 일변도의 분위 기를 완화하는 데는 일정 부분 타당하다.   


미국과 EU, 러시아, 그리고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설이 나오는 현재의 상황은 세계 대전의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안보에 불안을 느낀 국가들이 군비 증강에 나서고 있다. 이번 전쟁에서 보듯이 세계는 경제적으로 서로 너무 많이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소련 붕괴와 중국의 개방, 베를린 장벽 해체 이후 형성 되기 시작된 글로벌 경제는 어떤 한쪽이 막히면 세계 전체가 고통을 받는다.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연결돼 있어서 미국과 유럽 제재를 회피할 수 있는 경로가 많아졌다. 글로벌 시대 이후 세계는 경제력이 높아진 중견 국가들이 증가한 점도 지정학적 복잡성을 더해주는 요인이다. 의외의 사건이 터지지 않는 한 미국과 EU가 전쟁을 관리하고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전쟁은 교착상태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선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음에도 전세의 변화는 크게 보이지 않는다. 나토 국가들이 탱크를 보내준다고 해도 그것으로는 크림 반도까지 되찾기에는 역부족일 듯싶다. 올해 하반기쯤에는 협상론이 활발히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게 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뺏기는 것이 싫다면 미국과 EU 지도자 가운데서 누군가 협상론을 주장할 것 같다. 독일과 프랑스가 유력한 후보쯤 될 듯하다.

 

한국의 입장은 지금 굉장히 중요하다. 현재까지 잘 버텨 왔는데 미국과 서구의 눈 밖에 나지 않으면서 실리를 찾는 외교가 절실한 것 같다. 

 

MeCONOMY magazine March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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