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모(30)씨는 망설이던 병원을 찾았다. 결혼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사실 그녀가 안고 있는 고민은 건강상으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무모증이다. 하지만 사회적인 편견은 늘 그녀를 고민하게 했고 위축되게 했다.
그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는 그녀를 조용히 다독거려 주는 이는 동생이었다. 그러던 그녀에게 동생이 병원을 소개했고 간단한 방법이 있다는 말에 김씨 또한 선뜻 동행했다. 지난해 수술을 받은 김씨는 현재 만족스러운 결과로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한 상태이다.
여성의 음모는 제 2차 성징과 함께 자라나 음부 피부의 균열을 막아주는 등 중요한 생리적 기능을 한다. 남녀 모두 사춘기 이후 분비되는 남성 호르몬(안드로겐)의 작용으로 출생 시 자라난 연모는 굵고 짙은 색의 성모로 전환되는데 간혹 김씨와 같이 음모가 생기지 않은 경우도 있다.
주로 몽골계 인종의 여성에서 발생하는 무모증과 빈모증은 한국 여성의 약 4.4% 정도이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지만 음부의 모낭에 있는 모유두 세포가 안드로겐에 대한 감수성이 저하되거나, 안드로겐의 혈중 농도가 저하되는 것이 그 원인으로 추정된다. 내분비학적, 사회적, 심리학적인 원인도 고려되지만 유전적인 영향이 강하고 병적 탈모 현상인 에디슨 병,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과는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음모는 여자의 경우 12~14세에 눈에 띄기 시작해 17세가 지나면 완전히 자라나 대략 5㎝정도의 길이에서 성장이 멎는다. 음모의 조밀도는 성적 성숙기에 들어가면 보다 왕성해지는 게 특징이다.
무모증이 있는 여성들은 대중 목욕문화의 특성 때문에 힘들어 하고 사회적 편견 때문에 생식 기능이나 성생활에는 장애가 없음에도 남모르는 정신적 열등감과 수치심으로 수술을 원한다.
남성 호르몬이 모낭에 대한 직접적 국소 작용과 전체 내분비계에 미치는 영향 등으로 발모 촉진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실제로 무모증에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연고를 바르는 것이 음모의 밀도나 길이가 빈약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로 이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최근에는 자신의 모발을 이식하는 ‘자가모발이식술’을 받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박원기 박사(니오베성형클리닉 www.niobeclinic.co.kr)는 “‘자가모발이식’은 자신의 머리털 중 탈모를 진행시키는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지 않는 뒷머리 머리카락을 이용하여 비어있는 회음부를 메우는 원리”다 면서 “모발의 손상을 줄이고 생착률을 높이기 위해 환자의 뒷머리에서 머리카락을 단일모 단위로 분리해 떼어낸 후, 머리카락의 모근을 한 올씩 분리해서 탈모가 일어난 부위에 심는 과정을 거치는데 보통 800~1500개정도의 머리카락을 2~3시간에 걸쳐 심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식 후 6개월 정도가 지나면 심어진 모근이 완전히 정착해 털이 자라나게 되면 약 9개월 후면 3~5㎝정도로 자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어 다시 빠지게 될 염려도 없다”고 했다.
직모인 머리카락은 회음부에서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음모처럼 곱슬거리게 되어 시술 후 어색함이나 인위적인 부분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시술 전에는 모발의 분포형태와 환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고려하여 심어줘야 자연스럽고도 풍성한 음모의 형태로 자라게 된다. 그만큼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통해 시술 받는 것이 관건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