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23일 경남 합천 '옥전 고분군'에서 출토된 금귀걸이 등 가야문화권 유물 5건에 대해 보물 지정예고 했다.
보물로 지정될 예정인 유물들은 5~6세기 가야 시대 유물로 1980년대 발굴 조사된 합천 옥전, 함안 마갑총 고분 등 대표적인 가야 고분에서 출토된 것들이다.
5건 중 금귀걸이가 총 3건으로, 각각 '옥전 28호분', 'M4호분', 'M6호분'에서 출토됐다.
'옥전 28호분' 출토 금귀걸이는 현존하는 가야 시대 '긴 사슬 장식 금귀걸이' 중 가장 화려하고 보존 상태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 귀걸이는 일본 규슈[九州] 지방 구마모토현(熊本縣)의 다후나야마(江田船山) 고분에서 출토된 6세기 금귀걸이와 흡사해 가야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려준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M4호분' 출토 금귀걸이는 좌·우 한 쌍이 온전히 남아 있고 무덤의 주인공이 귀에 달았던 곳에서 발견돼 실제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귀걸이는 장식마다 금 알갱이를 테두리에 붙이거나 금선(金線) 형태를 만든 누금세공기법과 금판을 두드려서 요철 효과를 낸 타출기법 등 다양한 공예기법이 적용돼 가야 시대 금속세공기술이 매우 발달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M6호분' 출토 금귀걸이는 현존하는 가야 산치자형 장식을 가진 금귀걸이 중 상당히 뛰어난 작품으로 꼽힌다. 더욱이 해당 무덤은 그 규모가 큰 중형급으로, 보관(寶冠), 목걸이, 귀걸이, 고리자루 큰 칼, 화살통, 장식 마구 등이 함께 출토돼 옥전지역 고분 중에서도 지배자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귀걸이 외에도 'M3호분'에서 출토된 고리자루 큰 칼 4점은 한 무덤에서 일괄 출토된 최초의 사례로, 삼국 시대 동종유물 중 제작기술과 형태 등이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경남 함안의 마갑총에서 출토된 말 갑옷과 고리자루 큰 칼도 이번에 보물 지정이 예고됐다.
해당 유물들은 5세기 아라가야에서 제작해 사용한 것으로, 당시 동북아시아에서 철제 무구와 중장기병 전술이 확산하고, 그와 함께 높은 수준의 철기 제작기술이 개발됐다는 점을 알 수 있는 유물이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2차례에 걸쳐 지방자치단체와 국립박물관에서 신청한 소장품 중 출토지가 명확하고 가야문화권의 특징이 반영된 유물 총 37건에 대해 문화재 지정이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지정예고는 그 두 번째 결과"라며 "앞으로 나머지 유물들에 대한 추가 조사와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면 문화재 지정을 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