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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자유학기제, 우리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위해


기대와 우려 속에 3년 간 시범 운영되어 온 자유학기제가 올해 2016년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전면 실시된다. 고질적인 공교육 붕괴 문제의 해법으로 떠 오른 자유학기제가 진짜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주는 교육이 될 수
있을지, 자유학기제에 대해 살펴봤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20년도 더 지난 영화 속 대사에 절대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학생이 몇이나 될까? 수능날 성적을 비관한 학생의 비극적인 소식이 언론을 타고, 어린이와 청소년 행복지수가 6년째 OECD 꼴찌(2014)를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 학생들에게 이 말은 공허한 외침일지도 모른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이라는 정규교육 동안 집보다 학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우리 아이들은 학년이 올라갈 수록 학교와 공부의 목적이 ‘대학’ 하나로 집결된다고 느낀다. 공교육 붕괴의 위기는 흔히 말하는 ‘간판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일찍부터 학원과 과외를 전전하도록 만드는 대학 서열화와 입시위주의 교육 풍토에 따른 사회적 분위기에서 기인한다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입시 위주의 암기식, 주입식 교육이 우리 아이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무시하고 그저 공부기계 처럼 획일화 된 인간을 찍어내듯 양성하게 된다는 데 있다. 일류 대학이라는 목표만 보고 학원과 학교만을 전전하던 아이들은 부모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캥거루족이 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자기 의지가 사라진 채 점수에 맞춰 ‘간판 좋은 대학’에 들어가 ‘남의 인생’을 살게 된다.


그러다보니 적성에 맞지 않아 대학을 나와도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 수가 없고 나이를 먹어도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지 못한 ‘애 어른’이 돼버린다. 실제로 한 조사결과에서 우리나라 20대 청년의 절반 가량이 본인의 적성에 맞지 않는 대학 전공으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는 것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2013년부터 자유학기제 시범 운영


정부는 공교육을 통해 이러한 문제의 돌파구를 찾고자 중학교에 ‘자유학기제’ 도입을 추진하게 됐다.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 덴마크의 에프터스쿨제를 벤치마킹한 한국의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이 스스로 꿈과 끼를 찾고, 자신의 적성과 미래에 대해 탐색하고 설계하도록 하여 지속적인 자기성찰 및 발전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식과 경쟁 중심 교육을 자기주도 창의학습 및 미래지향적 역량 함양이 가능한 교육으로 전환하고 공교육 변화와 신뢰회복을 통해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만든다는 것이다. 자유학기제는 2013년 42개 연구학교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하여 2015년도에는 전체중학교의 80%로 확대해 추진했고 올해는 모든 중학교에서 전면 실시된다.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1학년 1학기부터 2학년 2학기 중 한 학기를 선택해 중간·기말고사 등 성적을 매기는 시험을 보지 않고 학생들이 여유롭게 자기 적성과 미래에 대한 고민을 통해 인생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마련하는 제도를 말한다. 학교 여건, 학생과 학부모 수요 등에 따라 프로그램을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학교가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해 자유롭게 시간표를 짠다. 공통과정인 기본교과에 대한 오전 수업은 시험에 쫓겨 감히 시도하지 못했던 다양한 참여와 활동이 가능한 토론 및 실습, 현장체험과 프로젝트 수업으로 이루어진다.


단 학생들의 학습 성취도를 점검할 수 있도록 수업 진도에 따른 형성평가와 학생 스스로의 자기성찰 평가 등을 실시한다. 자율과정인 오후시간에는 학생 흥미와 관심사 등에 기반하여 진로탐색 중점 모형, 학생 선택프로그램 중점 모형, 동아리활동 중점 모형, 예술·체육 중점 모형 중에서 학교가 자율적으로 편성해 운영한다. 한 학기의 자유학기제를 마친 후에는 성적을 매기는 대신 학생의 꿈과 끼와 관련된 활동 내역 중심으로 학교별로 특성에 맞는 방식으로 학생에 대한 평가가 학생부에 기재된다.



아이들을 위한 제도에 찬성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15년 자유학기제 운영’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 지난 한 해간 운영된 자유학기제에 대한 학생과 학교,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범 운영한지 3년만인 자유학기제가 모든 중학교에 연착륙하여 빛을 보기 위해서는 운영 그 자체에 대한 평가 보다는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피드백과 해당 당사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취재원은 본 취재를 위해 자녀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열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전라남도 해남의 한 중학교 교사를 만나봤다. 전라남도 해남에 위치한 황산중학교는 자유학기제의 가장 큰 맹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도농간의 격차’의 단면을 잘 보여줄 수 있는 학교로 보였는데, 이 학교 역사 교사인 홍선희 씨(27세)는 지난 해 황산중학교가 자유학기제 운영학교로 지정되었을 때만 해도 이 제도에 대해 그다지 우호적인 입장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꿈과 희망, 아이들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자유학기제’의 목표와 비전에는 찬성하지만 한 학년 당 2개의 학급밖에 존재하지 않는 중학교에 교사 인력도 부족하고, 주변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원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었다는 것이다. 또 이번 사업이 박근혜 정부의 대표 사업인 만큼 정권이 바뀌면 사라지는 전시용 행정은 아닐까 하는 불안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홍 교사는 ‘자유학기제’ 교사 연수를 받고 시험에 쫓기지 않는 소통 가능한 체험학습 및 토론수업을 운영하면서 교사로서 활력을 얻었고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홍 교사가 자유학기제 찬성으로 바뀌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학생들이었는데, 자유학기제를 실시한 한 학기 동안 정말 즐겁게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아이들이 주입식 교육과 시험에 억눌려 있었는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황산 중학교 이화평 군(15)은 지난해 자유학기제 동안 “매일 똑같이 교과서만 보던 수업에서 벗어나 재미있는 수업 방식 때문에 학교 수업에 열의를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진로 캠프 등을 실시하며 전에는 한 번도 미래에 대해 고민해 보지 않았는데, 이번 계기에 처음으로 관심있는 분야를 찾아보고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하며 “한 학기라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현 제도 개선할 점도 많아


홍 교사는 학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교사로서 학생을 위한 자유학기제에 대해 찬성하게 되었지만 현재의 제도에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교사를 대상으로 자유학기제에 대한 연수 등이 실시되었지만 오전 교과수업 시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애매하여 교사의 역량에 따라 수업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본인이 근무하는 학교처럼 지방에 있는 학교의 경우 교육 여건이나 학생 수요를 충족시킬 외부 강사가 부족해 도시 지역간 격차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자유학기제 기간에는 학생 개개인을 교사가 서술형으로 평가하는데 이것이 실제 학생들이 진로를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자유학기제 동안 배우고 느낀 것을 실제로 다음 단계로 연결 시켜야 하는데 한 학기 실행하는 데만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자유학기제를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인천에 거주하는 김 모(35세)씨는 자유학기제가 실시되는 동안 자기 아이가 숙제도 하지 않고 시험도 보지 않으니 학교에서 놀기만 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선생님들과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믿고 맡겼지만 꿈같은 이야기 말고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로 학부모들을 설득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러한 걱정은 자유학기제 실시 동안 학생들이 사교육 시장을 찾도록 하는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교육부의 ‘2016년 자유학기제 추진계획’


교육부는 2월16일 국무회의 보고에서 ‘2016년 자유학기제 추진계획’을 발표하여 현장에서 지적하고 있는 개선사항들에 대한 대처방안을 내 놓았다. 교육부는 1학기 시작 전, 현장 생태조사로 현장의 준비 상황을 점검해 학교 현장의 애로사항이나 제도 보완사항은 없는지 사전에 대비하기로 했다. 특히 신규 운영학교와 기존 선도학교를 1:1로 연계하여 노하우를 전수하여 시행착오를 막는다.


또한, 수업 혁신을 통해 자유학기제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적극적인 참여와 역할이 중요하기에
교사의 수업개선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현장의 우수사례를 발굴·확대하는 교사연구회 지원을 확대하고 실천사례 연구대회를 신설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앞서 인터뷰에서도 드러난 것처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아이들의 교육을 걱정하는 학부모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학부모설명회를 개최하고 학부모에게 자유학기 동안 학생의 교과 및 자유학기 활동을 영역별로 더욱 상세히 제공하기로 했다.


또 자유학기제에 따른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 심리를 악용하여 선행학습 유발 마케팅 등을 행하는 학원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관계부처가 합동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자유학기제 특별반 등 무등록 불법특강, 선행학습 유도 등에 대해 집중 점검하여 엄정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자유학기제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었던 도농간 지역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정부기관, 공기업, 민간, 창조경제혁신센터, 대학 등의 다양한 체험자원을 조사하여 체험프로그램 인프라 맵을 구축해 학교가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차별 없이 누리기 위해서는 학교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와 협력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지역특화 체험벨트를 조성해 우수 체험 프로그램을 농산어촌 학교에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지리적으로 취약한 농산어촌 모든 중학교에 찾아가는 ‘진로체험버스’와 ‘원격영상 진로 멘토링’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자유학기제 성공 위해서는 전 사회의 공감대 필요


자유학기제는 우리나라의 미래이자 희망인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학생 한명 한명이 학교 다니는 게 재미있고, 그 학교에서 자신이 누구인 지 탐구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스스로 설계하고 배우는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도의 도입만으로는 어렵다. 최상덕 자유학기제지원센터 소장은 정책기고를 통해 자유학기제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학교는 물론 우리 사회 전체의 협력과 지원이 요청된다”고 말하며 “자유학기제의 목적과 운영 방향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자유학기제가 아이들이 적성을 찾고 진로를 탐색하게 하는 계기는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학벌 중시 풍조와 성적 만능주의 풍토는 아이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해칠 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아이와 학교, 학부모 나아가 전 사회가 올바른 교육에 대한 공감대를 가지고 아이들이 자신의 꿈과 끼를 발산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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