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검색 기반’ 쇼핑의 종말...상품도 AI가 선택한다

  • 등록 2026.01.27 09: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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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에서 에이전트로...인프라 기반해 커머스 권력 변화 속도
‘추천 → 대행 → 자동 구매’로 진화하는 쇼핑의 새로운 표준
브랜드·플랫폼 경쟁이 ‘AI에 선택받는가’로 재편되는 시장 구조

 

 

온라인 쇼핑의 판도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지금껏 소비자는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고 수많은 상품을 비교하며 ‘직접 고르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최근 국내외 플랫폼에서 AI 에이전트 기반 쇼핑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검색 중심의 구조가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방대한 상품 수와 복잡한 옵션 체계는 소비자 피로도를 높였고, 이를 해결할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졌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네이버가 공개한 ‘에이전트N’이 있다. 에이전트N은 사용자의 취향, 예산, 사용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단계를 건너뛰고 곧바로 최적의 상품을 추천하거나 구매까지 대행한다. 단순한 추천 알고리즘을 넘어, 사용자의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대리 쇼핑’ 개념이 구현·적용됐다. 업계에서는 이 기술이 국내 쇼핑 생태계 전반에 도미노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한다.


AI가 소비자 대신 상품을 고르는 ‘에이전트 쇼핑’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아마존·알리바바 등 글로벌 플랫폼이 이미 ‘검색 없는 쇼핑’을 실험하는 가운데, 모바일 쇼핑 비중과 빠른 배송 인프라를 갖춘 국내 시장은 도입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소비자의 높은 디지털 적응력도 확산을 뒷받침한다. 업계는 앞으로의 경쟁이 ‘상품을 얼마나 많이 보여주는가’가 아니라 ‘AI가 얼마나 정확한 선택을 제시하는가’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색 쇼핑’의 종말...왜 더 이상 검색하지 않는가


검색 기반 커머스가 빠르게 힘을 잃고 있다. 한때 소비자가 상품을 찾는 가장 강력한 도구였던 ‘검색’은 이제 정보 과잉과 선택 피로라는 역설적 문제에 갇혔다. 수천 개의 상품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검색 결과는 오히려 결정을 방해하고, 광고·노출 편향이 강화되면서 신뢰도는 눈에 띄게 떨어졌다.

 

소비자는 더 이상 ‘많은 정보’를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필요한 정보만’ 간결하게 받고 싶어 한다. 이 과정에서 소비 행태는 근본적으로 변화했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해 스스로 비교·판단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플랫폼이 먼저 선별해 주는 ‘추천’을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내 시간을 아껴주는 서비스가 곧 좋은 서비스”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검색 중심 커머스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이 틈을 파고든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비약적 발전은 개인의 취향과 맥락을 정교하게 이해하는 수준까지 도달했고, 플랫폼이 독점적으로 보유한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는 에이전트의 추천 정확도를 더욱 끌어올렸다.

 

소비자는 이제 ‘무엇을 살지 고민하는 과정’ 자체를 피하고 싶어 한다. “고민 줄여줘, 대신 골라줘”라는 요구는 단순한 편의성 차원을 넘어, 소비 경험의 본질을 재정의하는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과거 구매 기록, 선호 패턴, 예산, 상황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적의 선택지를 제시하며, 검색이 담당하던 탐색 과정을 사실상 대체하고 있다.

 

결국 검색 쇼핑의 종말은 기술이 아닌 소비자가 더 이상 ‘검색’이라는 노동을 감내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AI가 선택을 대신해주는 시대, 커머스의 주도권은 검색창에서 에이전트로 완전히 이동하고 있다.

 

◇‘추천 → 대행 → 자동 구매’로 진화하는 AI 쇼핑


‘에이전트N’은 사용자가 조건을 입력하면 가격 비교, 재고 확인, 쿠폰 적용, 배송 옵션 최적화까지 일련의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한다. 더 나아가 개인의 취향, 예산, 라이프스타일, 구매 패턴을 지속해서 학습해 ‘개인 비서형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소비자는 더 이상 수십 개의 상품을 비교하거나 할인 정보를 찾아 헤매지 않는다.

 

에이전트가 최적의 선택지를 제시하고, 사용자는 승인만 하면 된다. 이제 쇼핑은 ‘탐색의 노동’에서 ‘결정의 최소화’로 전환되고 있다. 이 변화는 결국 AI가 구매를 ‘결정’하는 시대의 도래를 의미한다.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재고 상황이나 소비주기를 파악해 필요한 시점에 알아서 주문을 넣고, 가장 효율적으로 예산을 활용해 집행한다. 소비자는 필요를 말하기도 전에 AI가 먼저 파악, ‘추천 → 대행 → 자동 구매’라는 행동으로의 진화는 커머스 주도권이 인간에서 AI로 이동함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소비자는 AI 기반 쇼핑의 편리함과 효율성에 기대면서도, 알고리즘의 불투명성·브랜드 편향 가능성·개인정보 활용 우려 등 불안이 확산 중이다. 자동화된 소비 환경 속에 ‘효율 vs 통제’의 균형을 찾는 움직임이 커지며, 커머스 생태계에 신뢰 구조 재설계 압력도 증가하고 있다.


브랜드와 플랫폼 역시 AI 중심 경쟁 체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검색·광고 중심의 기존 마케팅은 힘을 잃고, 품질 데이터 투명성·리뷰 신뢰도·가격 경쟁력·재구매율 등 AI가 선택하는 기준이 새로운 경쟁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유통사와 플랫폼은 ‘검색 엔진’에서 ‘대행 엔진’으로 역할이 이동하며 AI가 최강의 게이트키퍼로 부상하고, 광고 모델도 노출형에서 성과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다. 올해 커머스 시장은 AI가 선택을 주도하고, 브랜드와 플랫폼이 그 선택을 둘러싸고 경쟁하는 새로운 질서로 재정의되는 국면에 들어섰다.

 

 

◇AI가 선택하는 시장의 구조적 변화


소비자·브랜드·플랫폼이 모두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AI 퍼스트 커머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구매의 주도권이 인간에서 알고리즘으로 이동 중이다. 과거 소비자가 검색을 통해 정보를 탐색하고 비교하던 방식은 줄어들고, 개인의 취향·상황·예산을 실시간으로 분석한 AI가 제품 탐색부터 선택, 결제,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설계하는 구조가 확산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소비 행위 자체의 의미와 방식이 근본적으로 재정의되는 흐름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시장 경쟁의 기준도 급격히 바뀌고 있다. 전통적으로 브랜드와 플랫폼의 영향력을 가르는 핵심 지표였던 ‘검색 점유율’은 더 이상 절대적 기준이 아니다. 소비자가 직접 검색하지 않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어떤 브랜드가 AI의 추천 목록 상위에 오르는지가 매출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브랜드 간 경쟁은 소비자를 설득하는 마케팅 중심 구조에서, AI 모델이 브랜드를 어떻게 평가하고 추천하는지를 관리하는 ‘AI 설득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제품 품질과 가격뿐 아니라 데이터 구조, 리뷰 신뢰도, 지속적 업데이트 등 AI가 판단하는 기준을 충족시키는 능력이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플랫폼 간 경쟁도 ‘에이전트 성능’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같은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어떤 플랫폼의 AI가 더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추천을 제공하는지가 플랫폼 선택의 기준이 된다. 이는 플랫폼이 단순한 거래 중개자가 아니라,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을 대신하는 ‘대리인(Agent)’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AI 퍼스트 커머스 시대의 승자는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더 정교한 추천 알고리즘을 구축하며, 더 높은 수준의 에이전트 경험을 제공하는 주체가 될 것이다. 시장의 중심축이 인간에서 AI로 이동하는 이 거대한 변화는 앞으로의 산업 전략과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다시 쓰게 만들 전망이다.

 

◇AI가 선택하는 시대, 커머스의 본질이 바뀐다


그동안 쇼핑은 ‘사람이 직접 선택하는 행위’라는 전제가 흔들리지 않는 진리였다. 하지만, AI 에이전트의 급속한 확산은 이 전제를 근본부터 다시 쓰게 만든다. 소비자는 더 적은 고민으로 더 나은 선택을 누리게 되지만, 브랜드와 플랫폼은 전례 없는 경쟁의 한가운데로 밀려난다.


AI 에이전트는 추천을 넘어 구매 대행과 자동 구매까지 수행하는 새로운 소비의 운영체제가 되고 있다. 사용자는 “필요한 걸 알아서 사줘”라는 한 문장만으로도 최적의 제품을 받아보는 경험에 익숙해지고, 선택의 권한은 점차 알고리즘으로 이관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편리해지지만, 브랜드는 AI의 선택 기준에 맞춰 존재감을 증명해야 하는 새로운 전쟁에 돌입한다.


플랫폼도 변화의 압박이 오고 있다. 검색 기반의 트래픽 경쟁은 약화되고, AI가 어떤 제품을 우선으로 추천하느냐가 매출을 좌우하는 구조가 자리 잡는다. 결국 ‘AI에 선택받는 브랜드’가 시장을 지배하는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커머스의 진화는 “검색 → 추천 → 대행 → 자동 구매”라는 흐름에서 새로운 표준을 만든다. AI가 소비자의 취향과 상황을 실시간으로 학습해 스스로 구매를 결정하는 구조가 정착되면, 쇼핑은 더 이상 ‘행위’가 아니라 ‘시스템’이 된다. 선택의 주체가 바뀌는 순간, 커머스는 AI가 설계하는 거대한 자동화 생태계로 재편되고 있다. 커머스는 결국 ‘AI가 선택하는 시장’으로 완전히 이동하고 있다.


심리학자를 포함한 여러 전문가들은 “온라인 쇼핑의 확산으로 상품 수가 폭증한 가운데 비교해야 할 정보가 급격히 증가했고, 소비자는 ‘많은 선택지 중 하나’보다 ‘정제된 몇 개의 선택지 중 하나’를 통해 선택 피로를 줄이는게 효율적이라는 판단하는 경향이 짙어진 것"이라고 분석한다.

 

AI가 개인의 취향, 과거 구매 이력, 가격 민감도 등을 분석해 ‘나보다 나의 마음을 더 잘 아는 것 같은’ 추천을 하게 되고, 이는 곧 소비자가 ‘내가 고르는 것보다 AI가 골라주는 게 더 효율적’이라 느끼면서 신뢰를 쌓게 된다. 결국 신뢰가 쌓인 만큼 선택권을 위임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으로 읽힌다.

김영명 기자 paulkim@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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