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obile Trading System, MTS)에서 전산 장애가 연속해서 발생하면서 투자자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이란과 미국의 충돌로 야기된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거래량이 급증하자, 증권사 시스템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며 잔고 오류·주문 지연 등 장애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도 잇따른 사고에 긴급 점검에 나서며 대응 움직임을 보였다.
◇올해만 수차례 전산 마비...증권사 시스템 안정성에 경고등
올해 들어 주요 증권사에서 전산 장애가 잇따르며 투자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토스증권은 1월 2일 약 36분간 주문 접수와 체결이 중단됐고, 같은 달 14일과 2월 26일에도 종목·잔고 조회 오류가 발생해 이용자 불만이 집중됐다. 한국투자증권에서도 이달 5일 퇴직연금 ETF 계좌 잔고가 실제와 다르게 표시되는 오류가 발생해 장 초반 거래가 불가능하거나 수익률·보유 수량이 비정상적으로 표기되는 혼선이 빚어졌다. 1월에도 모바일 메인 화면 일부 메뉴가 접속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LS증권은 1월 27일 해외주식 잔고 조회 오류가 발생했으며, 갑작스러운 주문 트래픽 급증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지난달 27일과 이달 3일, 일주일 사이 두 차례나 일부 서비스 지연이 발생해 조회 기능이 불안정했다. 이달 9일에는 한국거래소(KRX) ETP 매매체결 시스템에서 데이터 불일치로 인한 지연이 발생하며 KODEX WTI원유선물(H) 등 일부 상품에서 체결 장애가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장애가 단순한 개별 사고가 아니라는 점이다. 주식 거래는 HTS나 웹 기반 WYS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능하지만, 실제 사용 빈도를 보면 스마트폰 기반 MTS가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 직장인·초보 투자자의 시장 진입 증가, 증권사의 UX·AI 기능 강화, 알림 기반 단기 매매 확산 등이 맞물리며 개인투자자의 거래 중심이 모바일로 빠르게 이동한 결과다.
그러나 모바일 중심 거래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전산 인프라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중동 사태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원유·에너지 관련 상품에 거래가 몰리고, 주문 폭증이 시스템 처리 용량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MTS는 HTS보다 접속량 변동에 취약한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으며, 단순 서버 증설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병목 현상이 누적돼 장애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거래 확대 속도에 비해 전산 인프라 개선이 따라가지 못한 구조적 문제”라며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장애 위험은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한국거래소가 추진 중인 프리마켓·애프터마켓 도입 등 거래시간 확대 역시 전산 부하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거래량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현재와 같은 장애가 반복될 경우 시장 혼란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앱 이용자 59% 불만...금감원 ‘전산 인프라 전면 점검
금융당국도 문제가 되풀이되자 긴급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9일 증권사 CIO(Chief Information Officer, 정보기술최고책임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전산 시스템 운영 현황을 점검했다. 금감원은 간담회에서 시스템 관계기관들에게 △CPU·메모리·스토리지 등 전산 자원 임계치 모니터링 강화 △시세 조회·주문 접수·체결 등 핵심 서비스 부하 테스트 강화 △장애 발생 시 즉각 복구 및 대체 주문수단 안내 △필요 시 긴급 전산 자원 증설 등을 요구했다.
특히 금감원은 “어떠한 시장 상황에서도 전자금융거래를 하는데 있어 소비자의 불편 없이 원활한 시스템이 제공돼야 한다”며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내 증권사 앱을 이용한 소비자 중 59%가 불만을 경험했으며, 이 가운데 50.8%는 시스템 오류·접속 장애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잔고·수익률 표시 오류는 투자자가 자산 상태를 잘못 판단하게 만들고, 주문 지연은 급등락 장세에서 실질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문제를 단순한 일시적 사고가 아니라 모바일 중심 영업 확대에 비해 전산 인프라 개선이 뒤처진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추진 중인 프리마켓·애프터마켓 도입 등 거래시간 확대 역시 전산 부하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거래량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현재와 같은 장애가 반복될 경우 시장 혼란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