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산업 전환기 "변화의 사회적 합의가 설득력 갖기 위해선"

  • 등록 2026.02.25 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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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산업의 전환기를 맞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ESG을 통한 성장전략이 되는 지배구조(G)에서는 노동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이중 전환기의 노동과 ESG' 토론회에서 전문가는 AI 도입 시 근로자 대표와의 선제적 협력(의견수렴·사전 고지)이 분쟁과 리스크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발제를 통해 "유럽에서는 이미 경영 참여 질서가 제도화되고, 기업 지배구조와 결합된 근로자 참여 모델도 정착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근로기준법 중심의 강행 규정과 단체교섭·단체협약 중심의 집단적 노사관계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인공지능과 자동화 시대가 도래는 했으나 우리는 여전히 과거의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미래 과제까지 짊어지는 구조적 부담이 있다”면서 “AI는 이제 논쟁의 대상이 아닌 현실"이라고 말했다. 생성형 AI, 피지컬 AI, 자율주행, 로봇기술 등이 노동을 대체하면서  이를 어떻게 규범적으로 대응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국내의 AI 관련 법제는 아직 선언적이고 행정 중심적 구조에 머무르고 있다"며 "이제는 투쟁적이고 대립적인 방식이 아니라 산업의 경쟁력과 고용을 동시에 고려하는 협력적 참여 거버넌스 모델이 필요해졌다"고 진단했다. 또한 "과거 산업화 시대의 공장법 패러다임이 노동법 현대화를 가로 막으며 신기술 기반의 노동 형태를 포섭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유럽의 핵심 철학은 기술 도입 이전에 근로자 대표와 사전 협의하도록 하는 구조”라며 "AI 문제가 단순한 산업 진흥이나 규제가 아닌, 인간 중심의 거버넌스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제도적 고민의 깊이와 체계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AI 도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근로자가 어떻게 참여하고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조차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박 교수는 최근 논의 중인 주 4.5일제와 관련해서도 신중론을 제기했다. 법정 근로시간을 곧바로 단축하기보다는 연장근로를 포함한 실근로시간 단축이 우선 과제로, 주 52시간제 운영 방식을 조정해 평균 기준으로 단계적 감축을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중간 목표로 ‘주 48시간 준수’를 제시했다. 또 연차휴가 제도와 관련해서는 "쪼개 쓰게 하는 것은 제도의 본래 취지를 훼손한다”고 말했다.

 

또 정년 연장 문제와 관련해선 세대 간 조화를 강조했다. 핵심은 노동과 연금 사이의 소득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라며 강조한 그는 “60세까지는 기존 근로조건을 보장하되, 이후에는 직무·보수·역할을 재설계하는 ‘리셋 구조’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고령자 고용 안정과 청년 일자리 보호를 동시에 고려하는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 “이재명 정부 노동정책, 사실상 ‘ESG 내재화’...성패는 경제와의 균형에 달렸다”

 

이재명 정부의 노동정책이 단순한 노동개혁을 넘어 ‘국가 차원의 ESG 내재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ESG를 기업에 권고하는 수준을 넘어, 정책 자체에 ESG 철학을 녹여 직접 실행하는 플레이어로 전환됐다는 평가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이재명 정부의 노동정책을 보면 ESG의 S(사회)뿐 아니라 E(환경), G(지배구조) 요소가 국정과제로 흡수돼 있다”며 “집권 세력의 가치관이 정책으로 구현된 결과로 보인다”고 짚었다. 

 

정 교수는 “경제 성장의 과실을 일하는 국민과 나누겠다는 메시지가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과거에는 경제와 노동이 대립 구도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경제 성장과 노동 권익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시도가 읽힌다. 산업의 안전 강화와 노동 약자 보호, 차별 해소 정책 등이 ESG의 사회(S) 영역과 맞닿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 정책의 첫 번째 특징으로 산업안전 정책을 꼽았다. 사용자 책임 확대와 현장 노동자 참여 강화, 정부 감독 기능 확대 등이 핵심으로, 사회적 공감대가 높은 산업재해 문제에 대해서는 기업들도 방어적으로 나오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는 대기업의 안전 예산 확대 사례를 언급한 뒤 "플랫폼·특수고용·5인 미만 사업장 등 사각지대 노동자 보호 확대와 ‘일하는 사람 권리보장 기본법’과 근로자 추정 제도 도입 논의는 노동 개념의 확장을 의미하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정 교수 AI 확산과 채용 축소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정년 연장이 좋은 일자리 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고, 청년 고용 대책과 패키지로 설계하지 않으면 합의가 어렵다고 내다봤다. 노동시간 단축 역시 유사한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한 그는 "법정근로시간을 직접 줄이는 방식은 제조업·플랫폼 노동 등에서 형평성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제도 설계의 정교함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ESG의 기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서 찾았다. 공적 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이 장기 안정 수익을 위해 ESG 지표를 투자 기준으로 삼으면서 확산됐다는 것이다. 한국 역시 K-ESG 가이드라인을 도입했지만, 이재명 정부는 이를 ‘권고’ 수준이 아니라 정책 자체로 구현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정부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요인으로 국민적 동의와 지지 확보와 경제 정책과 노동 정책의 균형 유지 두 가지를 꼽았다.

 

노동정책은 경제정책과 분리될 수 없는 만큼 어느 한쪽으로 기울면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게  된다는 분석을 내놓은 그는 "임기 중반 이전에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면 동력이 약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노동과 ESG의 방향성은 이미 제시돼 있다”면서 “중간에 전략적 일관성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정부 측 “노동정책은 규제가 아닌 ESG 경쟁력 강화 전략”

 

이호동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주임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지정토론에선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정책이 기업 규제가 아닌, 글로벌 ESG 기준에 부합하는 체질개선 전략이라는 분석과 함께 AI 전환과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노사정 모두가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 측 토론자로 참석한 이부영 노동부 노동정책실 노동정책 총괄과장은 “우리 사회는 과거의 노동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새로운 기술 충격을 동시에 맞고 있다”며 “전통적인 이중구조와 격차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AI 전환이라는 과제가 겹치면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기업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노동 현장의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고 상생의 토대를 마련하는 ‘노동정책의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 8개월간 매우 빠른 속도로 제도 정비를 진행해 왔다”고 덧붙였다. 

 

노조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ESG 기준에서 원청 기업이 협력사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얼마나 책임을 지는지가 중요한 평가 요소”라며 "원·하청 간 갈등을 제도권 대화로 흡수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노동자 추정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정규직뿐 아니라 비정형 노동 영역까지 보호 범위를 넓히는 것으로, 기업의 사회적 평판과 브랜드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자 추정제는 계약 형식 때문에 가려졌던 실질적 노동 제공자를 제도권 안으로 포섭해 고용의 투명성을 높이는 장치"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무직위원회법 역시 6월 중 법안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는 데 내년 8월 시행이 예상된다"며 "정부는 ‘모범 고용주’로서 선도 모델을 제시해 민간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노동정책이 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ESG 기준에 맞는 체제로 전환하도록 돕는 강력한 지원책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AI 전환은 노사와 정부 역시 정확한 방향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최근 양대 노총 위원장들도 사회적 대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 공공기관 ESG+노동이사제, 투명성 높여...민간 확산 필요

 

공공기관에서 시행 중인 ESG 경영과 노동이사제의 결합이 투명성과 공익성 제고에 긍정적 효과를 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노동자 경영 참여 확대가 한국형 ESG 모델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박성국 한양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ESG를 기업 자율에만 맡기지 않고 정부가 법과 제도를 통해 실행 주체가 돼야 한다는 제안에 공감한다”며 “공공기관에서의 실험 결과는 정책적 내재화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2021년과 2023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보고서를 비교·분석한 결과도 공개한 그는 "중앙 공공기관 10곳을 대상으로 한 사례에서 ESG 전담 부서와 위원회 설치 비율은 사실상 100%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공기관 경영 전략이 사실상 ESG로 수렴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자료에서는 노동이사제 도입 여부에서 큰 차이를 볼 수 있었다. 일부 기관은 아직 제도조차도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는데, 확실한 것은 도입한 기관은 경영평가상 가점이, 미도입 기관은 감점이 부가되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러한 분석은 민간 부문에서도 ESG 실행과 노동자 경영 참여가 확대될 경우 기업의 투명성과 경영 성과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는 "공공기관에서의 정책 실험이 민간 확산의 발판이 될 수 있다”며 “ESG와 노동자 대표성 강화는 ‘노동과 함께하는 성장’ 전략의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그려면서 "AI 전환 국면에서 근로자 대표성 강화가 중요하다"며 "노동자 경영 참여 확대가 향후 산업 전환 대응의 제도적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 산재 81%가 50인 미만 사업장...하청 구조 끊지 않으면 못 막아

 

정부가 산업 안전을 핵심 국정 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산업재해가 줄지 않는 것은 구조적 접근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사고 사망자의 80% 이상이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만큼, 하청 구조 개선과 집중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혜선 카톨릭대보건대학원 교수는 “산업안전보건은 노동정책의 핵심”이라며 “정책 의지 표명만으로는 현장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SPC 사업장을 방문하고, 국무회의 첫 주제로 산업안전을 다룬 것은 우리 산업의 안전 역사에서 중요한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대통령과 장관이 강한 의지를 밝혔음에도 지난해 산업재해가 오히려 증가했다”면서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가 아직 미흡한 것은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이 정부 정책 정보를 접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국내 산업재해 사망자의 81%는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10명 중 8명이 소규모 사업장에서 목숨을 잃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은 ESG를 강조하지만, 동시에 위험을 외주화하는 구조가 강화돼 왔다"고 지적하며 "다단계 하청 구조를 끊지 않고서는 산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인천환경공단 밀폐공간 사고를 언급했다. 공공기관조차 다단계 하청 구조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비판이다.

 

정 교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이 산업안전 개선의 한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청 노동자들이 안전 문제와 관련해 원청에 직접 책임을 묻고 요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라는 의미로 보인다. 그는 “산업안전은 노동조건의 핵심 요소”라며 “생명을 지키는 제도가 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현재 안전시설 예산을 70~80%만 지원하고 나머지를 사업주가 부담하도록 하는 방식으로는 참여를 끌어내기 어렵다"며 "천만 원 중 30%를 부담하라고 하면 아예 포기한다”.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100%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 2~3회 방문에 그치는 형식적 컨설팅 대신, 매달 현장을 방문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공동 안전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노동 존중과 기업 경쟁력, 함께 가야

 

AI 확산과 ESG 경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기술 혁신 속에서 노동의 권리와 안전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에 대한 문제 의식도 제기됐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세상은 더 편리해질 것 같지만, 노동자와 임직원들은 오히려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며 AI 전환기 노동의 위기를 짚었다.

 

그는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기업의 고충도 이해해야 하지만,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자와 이해관계인들을 어떻게 포용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법 개정과 사회적 대타협 논의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노동자에게 양보와 타협을 요구하려면 선행 조건이 있다"고 말했다. 경제 발전의 성과가 대다수 국민에게 돌아가고,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이며, 과도한 채무 문제를 해결하는 등 기본적인 안전망이 먼저 확립돼야 한다. 그 토대 위에서야 AI 시대의 구조 변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주의 노선을 언급한 뒤 “기업을 중시하되 노동 존중을 병행하겠다는 방향은 서로 충돌하는 가치는 아니다”며 "AI로 인간의 일자리가 대폭 감소하는 시대가 도래하게 되면 위험하고 고강도의 노동을 로봇이 대신하고, 인간은 기본소득과 적정 소득 보장을 받는 사회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아직 구체적 경로는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 노동·복지 정책 둘러싼 ‘이해와 소통’ 강조...정책의 어려움 공유해야 갈등 줄어

 

이문호 워크인 조직혁신연구소장은 “육아휴직 제도가 상당 부분 정착됐음에도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가 나타난다”며 “경력단절 문제나 노동시간 단축, 정년 연장과 같은 정책 역시 의도와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정책이 시행되면 미처 알지 못했던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하게 되며, 그 결과를 단순히 실패나 책임 공방으로만 바라보게 되면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책 추진 과정과 한계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며 “정책은 요구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변수와 현실적 제약 속에서 조정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 어려움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며 "무조건적인 요구나 비판이 아니라, 각자의 역할과 상대방의 입장, 정책 실패 가능성까지 함께 이해하는 문화가 형성된다면 협력의 풍토가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이중 전환기, 직원은 ‘자원’ 아닌 ‘자본’

 

국내 기업들이 노동과 인적자본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점검한 분석도 제시됐다. 김현식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노사ESG과정 부주임교수는 “정부와 입법 차원의 담론을 넘어, 한국의 사기업들이 노동과 ESG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관리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한 뒤 기업 관점에서의 대응 방향을 발표했다.

 

해외 학계에서 제시된 ‘트리플 바텀 라인(TBL)’ 모델을 언급한 그는 "기업이 ‘피플(People)·플래닛(Planet)·프로핏(Profit)’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며 "이는 현재 ESG 경영의 이론적 기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업종별 시가총액 1위 기업 10곳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도 공개한 그는 "‘Respect’ 영역에서는 직원 재해율과 협력사 재해율까지 공시하는 등 비교적 충실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협력사 안전 문제에 대한 인식 역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Openness’ 영역에서는 노사 대화 프로그램 운영 사례가 주목됐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경우,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T)와 고용안정위원회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 변화에 대응하는 협의 구조를 운영해 이중 전환기에 참고할 만한 모델로 제시됐다. 

 

반면 ‘Continuity’ 영역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승계 계획, 정규직 비율 관리, 1인당 교육시간, 인적자본 투자 대비 수익(ROI) 관리 등 장기적 관점의 인적자본 관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직원을 단순한 ‘휴먼 리소스(Human Resource)’가 아니라 ‘휴먼 캐피탈(Human Capital)’로 인식해야 한다”며 특히 인적자본에 투자했다면 그에 따른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체계의 조속한 정착을 제언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ESG 경영이 단순한 사회공헌 차원을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인적자본 전략을 통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환기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기술과 노동의 불안이 교차하는 전환기 속에서 ‘노동 존중’과 ‘휴머니즘’을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는 민병덕·김주영·김남근·이용우 의원실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산업정책연구원이 공동 주최했다.

 

최동환 기자 photo7298@m-e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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