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타이밍이 아니라 체력이다

  • 등록 2025.11.22 16: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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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창업자가 알아야 할 핵심 항목

 

"지금이 창업하기에 좋은 시점일까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서 자주 듣는 질문이다. 필자는 지난 25년간 수많은 창업 사례를 지켜본 경험으로 보면서 창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시장 타이밍이 아니라, 비즈니스 체력이라고 생각해왔다. 여기서 말하는 체력은 신체적 에너지를 의미하지 않는다.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끝까지 지속할 수 있는 실행력, 실패 이후에도 사업을 재정비해 재도전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 그리고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기업의 방향성과 전략을 유지할 수 있는 조직적 안정성을 의미한다.

 

많은 예비창업자는 차별화된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시장 진입의 최적 시점을 모색하며 성공의 공식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실제 시장은 예측 불가능할 만큼 냉정하며 ‘최적의 타이밍’은 대부분 사후적으로만 정의되는 시장의 착시 현상일 뿐이다. 결국 창업의 본질은 시장 진입의 타이밍 선택이 아니라, 사업 모델의 완성도와 지속 가능 경영 역량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타이밍의 함정

 

창업 시장에는 늘 타이밍의 환상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은 A I가 뜨고 있어”, “요즘은 플랫폼이 대세야”, “요즘 소비자들은 구독을 좋아해” 하지만 이 문장에는 공통된 함정이 있다. ‘지금’이라는 말은 언제나 ‘이미 늦은 시점’을 뜻한다. 시장은 이미 변했고, 경쟁은 포화 상태이며, 남의 성공 스토리를 따라가는 순간 나의 차별성은 사라진다.

 

창업 타이밍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시장 분석은 깊지만 창업 자신에 대한 분석은 소홀히 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외부 환경 분석에는 민감하지만, 정작 자신의 핵심 역량, 활용 가능한 자원, 그리고 버틸 수 있는 지속력에 대해서는 냉정한 진단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창업의 출발점은 시장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며, 진정한 준비는 외부의 흐름을 읽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한계를 인식하고 극복 전략을 설계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버티는 힘이 곧 생존 전략이다

 

창업은 단거리 경주가 아닌 장거리 경기이다. 초기에는 속도가 빠른 사람이 앞서 나가지만 결승선에 도달하는 사람은 리듬과 페이스를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다. 창업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단기 성과에 집중하는 ‘스프린터형 창업가’보다는 지속 가능한 성장 리듬을 유지하는 다음과 같은 창업가가 결국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① 육체적 체력 – 하루 14시간을 버틸 수 있는 일상의 지속력

② 정신적 체력 – 거절, 손실, 불확실성을 견딜 수 있는 내면의 강도

③ 조직적 체력 – 초기 멤버가 흔들릴 때 중심을 잡는 리더십의 무게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창업은 어느 순간 성장의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

 

2022년 말 기준으로 국내 신생기업(창업기업)의 1년 생존율이 약 64.9%이며 5년 생존율이 약 34.7%라고 분석했다. 그 원인의 대부분은 ‘자금고갈과 아이템의 실패’도 있지만 ‘창업자의 체력 고갈’의 이유도 상당부문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초기 자금이 떨어지기 전, 사람의 에너지가 먼저 소진된다는 것이다. 성공한 창업자가 공통으로 말하는 이야기 중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결국 성공한다”라는 말은 단순한 인내가 아닌, 지속 가능한 시스템과 일상의 균형을 지키는 창업자의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은 체력전을 요구한다

 

시장은 구조적으로 변동성을 내포하고 있다. 경기·환율·기술·소비 트렌드의 불확실성이 결합 될수록, 창업자는 단순한 실행력을 넘어 지속 가능한 대응 체력을 요구받는다. 사업 초반에는 결과가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마케팅해도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고, 투자 제안은 번번이 거절당한다. 고객은 존재하지만 관심은 보이지 않는다. 이 시기의 공백을 견디지 못해 포기하는 창업자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바로 이 시기가 바로 “시장 검증의 골든타임”이다. 데이터를 쌓고 브랜드를 다듬고, 작은 개선을 반복하는 과정이 바로 창업자의 인내와 체력을 요구하는 시간이다. 창업은 달리기보다 등산에 가깝다. 정상은 멀고, 올라갈수록 공기가 희박해진다. 그때 필요한 건 ‘더 빨리 오를 힘’이 아니라 ‘호흡을 유지할 힘’이다. 체력이란 바로 그 ‘호흡의 리듬’이다. 조금 느리더라도 멈추지 않는 사람, 남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방향을 잃지 않는 사람이 결국 시장의 끝에서 살아남는다.

 

◇자금보다 중요한 사업화 추진 지속력

 

예비창업자는 창업 준비 단계에서 “얼마의 자금이 필요할까?”를 먼저 계산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이다. 사업계획서는 시장성·수익성·투자 금액을 중심으로 작성된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창업은 현금흐름보다 시간의 흐름을 관리하는 일이다. 돈이 없어서 망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견디지 못해 망하는 경우가 더 많다. 창업은 처음부터 완성된 구조로 시작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업 모델은 시행착오 속에서 다듬어진다. 따라서, 사업화 추진력이란 시행착오를 견디는 시간의 완충지대다. 이 과정에서 창업자는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를 끊임없이 되묻게 된다.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아무리 훌륭한 아이템도 금세 무너진다.

 

◇리스크는 줄이는 것이 아니라 설계하는 것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종종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리스크는 피하는 대상이 아니라 설계의 변수다.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설계하는 기업은 실패를 비용이 아니라 학습의 자산으로 본다. 이것이 지속 가능한 조직의 특징이다. 추진력 있는 창업자는 위기를 만나면 속도를 늦추지만 멈추지는 않는다. 그들의 공통된 태도는 “잠시 숨을 고른다”이다.

 

◇개인에서 조직으로

 

창업 초기에는 모든 에너지가 창업자 개인에게 집중된다. 그러나 일정한 단계가 지나면 조직의 체계화가 기업 생존을 결정하게 된다. 창업자가 모든 의사결정을 직접 내리는 방식은 단기적으로 빠른 성장을 이끌 수 있다. 그러나 그 속도는 오래가지 않는다.

 

조직이 창업자의 판단에만 의존할 때, 시장의 변화 앞에서 방향을 잃기 쉽다. 진정한 조직력은 창업자의 손이 아닌, 팀의 자율성에서 나온다. 권한이 위임되고, 구성원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일 때 기업은 비로소 지속 가능한 조직의 힘을 갖는다. 좋은 리더란 모든 일을 대신하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이 스스로 버틸 수 있도록 조직력을 키워주는 사람이다.

 

◇타이밍보다 중요한 건 끝까지 버틸 힘

 

창업은 타이밍이 아니라 체력이다. 좋은 시기는 지나가지만, 좋은 체력은 어떤 시기에도 작동한다. 지속 가능한 창업자는 기회를 기다리지 않는다. 기회를 버틸수 있는 힘을 키운다. 결국 시장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빠르게 시작한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걸어가는 사람이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시장이 아무리 빠르게 변해도 끝내 그 변화를 이겨내는 것은 사람의 힘, 그중에서도 끝까지 버티는 체력의 힘이다. 이제 예비창업자에게 필요한 것은 ‘시장의 타이밍’이 아니라 ‘자신의 리듬을 지키는 체력’이다.

 

“전략은 머리에서 시작되지만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은 몸에서 나온다. 체력을 관리하는 사람만이 방향을 잃지 않고 끝까지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편집국 기자 sy1004@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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