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공급과잉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탈탄소 전환을 통한 구조개편 필요성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국회 기후위기 탈탄소 경제포럼과 기후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은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석유화학 지역위기 극복을 위한 탈탄소 전략’ 토론회를 열고 업계와 전문가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에서 “우리나라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발 과잉공급으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기업들은 자금난에 시달리는 등 복합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우려하며 “정부가 승인한 ‘대산 1호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설비를 효율화하고, NCC 중심 범용 제품 비중을 줄여 고부가·친환경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발제를 맡은 김아영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여수·울산·대산 등 특정 지역에 집중된 구조를 짚으며 “산업 위기가 곧 지역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남은 제조업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의 29.5%, 충남은 26.5%가 석유화학에 해당한다”며 “특히 충남 서산 대산단지는 제조업 출하의 81.4%가 석유화학에서 발생하는 등 의존도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석유화학 탈탄소의 핵심으로 NCC(나프타 분해시설) 공정 전환을 제시하며, 연료 전환 기술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하나는 열분해 공정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 기반 연소열을 전기로 대체하는 ‘NCC 전기화’로, 전기 가열 스팀 크래커 기술로 불린다. 다른 하나는 기존 연소 시스템을 수소로 대체하는 ‘연료 수소화’ 방식이다. 그는 “비용과 효율 측면에서 NCC 전기화가 수소화보다 더 현실적인 대안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탈탄소 전환은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히트펌프 등 일부 공정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있어 2030년 이전부터 적용이 가능하고, 2035년을 기점으로 NCC 전기화가 본격 도입되는 시나리오다.
김 연구원은 “2035년까지 상용화가 이뤄져야 산업 부문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며 “빠른 실증과 기술 축적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기술 개발 수준에서도 해외와 국내 간 격차가 확인됐다. 독일 바스프와 사우디 사빅, 영국 린데 등은 2021년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한 뒤 2024년 전기 가열로 파일럿 플랜트를 가동하며 실증 단계에 진입했고, 미국에서도 관련 실험 유닛이 가동되며 검증이 진행 중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LG화학이 NCC 전기화 기술을 개발 중이지만 아직 소규모 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 연구원은 “석유화학 산업의 탈탄소는 단순한 환경 대응이 아니라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 전략 과제”라며 “전기화 확산을 위해서는 대규모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전력 인프라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지원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