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지역주택조합 변경인가 해석 충돌...돈암동역세권 사업 ‘제동’

  • 등록 2026.02.20 19: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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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청 “비인가 조합원 총회 참여 무효”...조합 경찰 고발까지
조합 “조합원 수 수시 변동 특성 감안해야”...총회 효력 놓고 법리 공방
국토부 제도 개편 국면서 가이드라인 필요...인허가 지연에 공든탑 무너질 우려

 

정부가 전면적인 제도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인 지역주택조합 사업에서 조합과 관할 지자체 간 행정 절차상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지역주택조합업계에 따르면, 돈암동역세권지역주택조합(이하 조합) 사업은 해당 조합과 주무관청인 성북구청 간 조합설립변경인가에 대한 입장 차이로 사업 진행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심지어 성북구청은 조합이 관련 법을 위반했다며 경찰에 고발까지 한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이 조합설립변경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행 주택법(제11조 1항)에서는 조합설립인가 승인 이후에도 조합원 수, 규약 등 변동이 있을 시 관할 지자체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조합원 수가 수시로 바뀌는 지역주택조합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조합원 수 불일치…총회 효력 공방

 

현재 정부는 지역주택조합 제도에 대한 전면 개편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제도 개선의 핵심 사항인 과도한 사업계획승인 조건인 ‘토지 소유권 확보율 95%’를 완화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주택법 개정안도 국회에서 발의됐다.

 

정부도 지난해 전국 지역주택조합 대상 전수조사를 완료하고 관련 개선 방안을 준비 중이다. 이런 가운데, 주택조합과 주무 관청이 해당 법을 서로 다르게 해석하면서 사업 자체가 지연되고 있다. 

 

조합은 2017년 4월 28일 조합설립인가 승인을 받았다. 이후 업무대행사와 기존 집행부 문제로 조합을 정비하고 새 집행부를 꾸려 2021년 3월 5일 성북구청으로부터 ‘조합설립변경인가’를 승인을 받았다.

 

조합설립인가 이후 3년 안에 사업계획승을 받지 않으면 조합을 해산해야 한다는 규정(주택법 14조의2 제1항)에 따라 조합은, 2024년 1월 해산총회를 열고 조합 지속안을 조합원 100% 찬성으로 가결했다. 2025년 7월에도 정기총회를 개최한 바 있다.

 

다만, 조합은 해산총회와 정기총회에 앞서 변경된 조합원 수에 대한 조합설립변경인가를 신청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성북구청은 2025년 12월 15일 공문을 통해 “해산총회에서의 조합원 수가 우리 구에서 인가한 조합원 수와 불일하고 의사·의결 정족수에도 부족해 해산총회 의결은 무효”라며 “기존 총회 결의를 취소하고, 주택법에 따라 인가된 조합원만 참여하도록 해 총회를 재개최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적법하게 인가받은 조합원만이 총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합원 명부를 재정비해 구의 조합설립변경인가를 받을 것”도 요청했다. 조합원 자격이 없는 예비조합원을 조합의 중대 사안을 결정하는 총회에 참여토록 한 것은 총회 효력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에 대한 조합 측의 입장은 다르다. 지역주택조합 특성상 조합원의 탈퇴와 가입이 자유로워 조합원 구성원 및 그 수가 수시로 바뀌고, 조합원 수 변경인가 절차를 위해서는 대략 4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사업 지연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주택법(주택법 시행령 제22조 3항)이 정하는 바에 따라 사업계획승인 신청일까지 조합원 수 변경 인가를 받을 계획이었다는 주장이다. 

 

조합 측은 불합리한 행정지도와 경찰 고발로 사업지연이 초래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가장 어렵다는 토지소유권 확보율을 기준선을 넘어 97%까지 달성했고, 지난해 6월 키움증권으로부터 PF대출참여확약서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시공 예정사의 참여가 무산되고 중대재해 이슈로 강화된 건설사의 시공리스크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어렵게 새로운 설계방안을 찾았고, 오는 27일 예정인 교통영향평가심의를 준비했지만, 구청이 불합리한 이유로 관련 부서 회람을 돌리지 않아 교통영향평가심의가 취소됐고 결국 사업이 또다시 지연되고 말았다고 주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구청에 매 분기 실적보고 및 홈페이지를 통해 조합사정을 사실과 다름없이 공시하고, 수년째 이어오는 부동산 건설경기 악화에도 변함없이 조합업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전국 어느 조합에 비춰도 내실 있게 조합사업을 진행했다”고 호소했다.

 

◇ “수시 변동 특성 반영 못 해” vs “인가 선행 필수”

 

문제는 수시로 바뀌는 조합원 수에 대해 매번 조합설립변경인가를 받아야 하는지다. 총회 결정의 효력이 제대로 발휘되기 위해서는 허가받은 조합원들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성북구청의 입장과 상충하는 부분이다.

 

조합 측은 법무법인 두 곳의 자문을 얻어 구청의 총회 효력 문제 주장과 조합원 자격 문제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법무법인 현은 “해당 규약이나 정관에 따라 조합의 자격을 취득한 조합원으로서는 인가 여부와는 관계없이 조합에 대해 조합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조합원 변동에 대한 인가를 받지 못한 경우에도 변동된 새 조합원은 조합원으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무법인의 이 같은 의견은 대법원의 유사 사건에 대한 판단을 참고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한 지역주택조합 전문가는 “구청에서는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관련 규정을 정확히 지키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합이 구청과 합의를 통해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성북구청은 총회를 재개최하고 그 전에 반드시 변경인가를 신청하라고 재자 지시한 상황이다. 구청 관계자는 "지난해 8월부터 3차례 시정을 요구했지만, 여전히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항변했다.

 

구청 측은 “일반적으로 조합의 큰 방향부터 사업비, 시공사, 분담금 등 중요사항을 결정하는 조합총회 개최 전에는 반드시 조합설립변경인가를 선행해 조합원 명부를 우선 확정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조합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총회에 비인가 조합원이 참여해 총회 의사 정종수 및 의결 효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후 진행하는 사업추진의 정당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합의 불투명한 운영으로 총회 의결 효력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시정 없이 인허가 및 사업계획 승인 추진은 어렵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 제도 개편 국면…가이드라인 마련 필요

 

그러나 서울의 다른 지역주택조합 등 관련 업계에서는 "조합원 수 증감은 변경인가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주장도 나온다. 지자체마다 조합원 수 조합설립변경인가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지역주택조합 관계자는 “조합설립변경인가를 받아야 하는 것은 맞다”고 하면서도 “단순 조합원 수 증감은 변경인가 대상이 아니지만, 사업계획이나 규약에 영향을 미치면 총회 의결 후 변경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창립총회나 일반총회의 경우, 변경인가를 받지 않고 안건 의결 후 진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규약 변경 등 총회 안건은 먼저 총회에서 의결한 후 그 내용을 증명하는 서류(회의록 등)를 첨부해 변경인가를 신청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조합원 수 변동 처리조합원 수가 수시로 변하는 특성상 매번 변경인가를 받기 어렵다"며 "사업계획승인 신청일까지 조합원 추가되거나 교체가 가능하며, 그 이후에는 주택건설대지 소유권 확보 후 양도 방식으로 결원을 메운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조합원 수에 대한 변경인가에 별도 기준을 마련한 구(서울시내 구청)는 없는 것 같다"며 "주택법에는 변경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만 돼 있지 세부적인 지침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구 별로 자체 지침을 만드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국토교통부나 서울시에서 일관된 지침을 만들어 이를 따르도록 해야 이러한 논란이 안 생길 거 아니냐”고 말했다.

 

조합은 오늘 3월 중 구청의 요구대로 조합원 명부를 정리해 제출할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2월, 3월 두 달을 그냥 보내고 4월에도 교통영향평가 심의 일정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일정이 지연되면 금융 비용을 비롯해 시공사 선정, 브릿지 대출 등이 다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구청에서는 아직도 관련부서 회람을 돌리지 않고 있는데 회람만 돌려주면 다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 개선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제도 개선 국면에서 조합원 변동과 총회 효력 등 실무 쟁점에 대한 명확한 행정 기준 마련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노철중 기자 almadore75@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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