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하면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고 31일 밝혔다.
품목별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자동차 관세 또한 15%로 낮춰 EU, 일본 자동차와 동일한 세율을 적용받는다. 최근 주요국 무역합의는 관세율을 낮추는 대신 대규모 투자·구매, 시장 개방 등이 동반되고 있는데, 한국도 동일했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1,500억 달러 조선협력펀드 포함), 1,0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구매를 확약했고, 미국 자동차, 트럭, 농산물(쌀, 소고기 제외) 시장의 완전개방을 약속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한·미 무역협상이 타결된 것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최창호 통화정책국장, 윤경수 국제국장, 최용훈 금융시장국장 등과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한·미 무역협상이 주요국과 비슷한 관세율(15%) 수준에서 타결됐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만 유 부총재는 "미·중 등 주요국 간 무역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교역여건 변화가 국내 경제 각 부문 및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금번 무역합의로 국내 수출의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자동차 업종 수출 타격이 제한될 수 있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은 국내 경기의 저점 인식, 외국인 수급 개선 등을 반영해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 이재만 팀장은 "4월 초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율 발표 이후 90일간의 유예 기간과 개별 국가들과의 통상 협 상이 진행됐고, 초기 발표된 상호 관세율보다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지수에는 이미 반영됐다"며 "S&P500지수와 코스피 모두 이미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이후 불확실성이 완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은 재차 하락 전환할 것이고, 5월부터 진행된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 팀장은 국내증시 투자 팁으로 "외국인 매입 가능성 높은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국내 정부는 조선,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에너지 산업의 미국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언급했고, 자동차도 금번 관세 협상 타결로 인해 불확실성은 완화됐다"며,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해당 업종 내에서 외국인 보유 비율이 축소됐고, 공매도 비율은 높고, 하반기 이익 증가율이 높은 기업들에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