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집값 불균형을 나타내는 주택시장 위험도가 최근 3년 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서울·수도권과 다른 지역의 집값 등락률이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어서다.
25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최근 주택시장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월 이후 올해 4월까지 수도권 주택매매 가격은 9.6% 올랐다. 반면 비수도권 주택매매 가격은 1.7% 떨어졌다. 특히 서울 지역 상승률은 16.1%에 달해 양극화가 더욱 심해졌다.
거래량도 수도권은 장기 평균보다 높지만 비수도권은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금리 인하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실제로 수도권 중심으로 주택 매입 수요가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비수도권의 경우 인구 감소와 실물 경기 부진 등의 구조적 주택 수요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일부 해제 영향으로 올해 1월 말부터 서울지역 주택 가격은 7주 만에 주간 상승률이 0.2%에 이르렀다. 연간 상승률로 환산하면 약 10% 수준이다. 서울 강남 일부 지역의 경우 주간 상승률이 0.7%, 연간으로 환산하면 무려 30%에 이른다.
소득, 임대료, 전국 아파트 가격 대비 서울 아파트 가격의 격차를 의미하는 서울 주택시장 위험지수도 올해 1분기 0.90으로 2022년 1분기 0.99를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장정수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최근 전국 대비 서울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고 임대료나 소득에서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며 “가계부채도 늘어나는 추세라서 2분기 서울 주택시장 위험지수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조 아래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방 압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거시건전성 정책의 일관성 있는 추진과 함께 안정적 주택공급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