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용 AI 분야는 대학이 참여해야겠지만 관련 기업들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만약 대학이 AI기술을 현 단계에서 좀 더 안다고 해서 기업이 소외되고 대학 중심으로 자금지원이 진행되면 국제 학술논문 한 편 쓰는 것으로 끝날 수 있다.
공무원들은 국제 학술논문을 평가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질질 끌려다니다가 피 같은 예산만 줄줄 샐 수 있다.
처음부터 우리나라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 지방 소재 기업들이 참여하지 않는 응용R&D 프로젝트를 허가를 내주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또 들러리 기업들이 들어와서 개발 시늉만 되는 지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뿌리 및 인프라 산업, 인력이 모자라는 산업, 청년들이 기피하지만 중요한 산업을 발굴하여 인위적으로 응용 AI를 적용해야 한다.
학자들이 자기 전공 분야 중심으로 자기들 편한 대로 연구 계획을 올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각 부처의 공무원들은 애국하는 심정으로 발로 뛰어 진정으로 우리나라의 취약한 산업과 업종을 찾아 응용 AI를 접목해야 한다.
요즘 식당과 카페를 가보면 모두 무인 주문기기가 설치돼 있다. 처음 이 기기를 들여올 때는 인력을 절감하고자 한 것이었는데, 과연 무인기기가 식당 경영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모르겠다. 결국 무리한 최저 임금 인상으로 인해 식당 경영이 어려워져 종업원을 해고하고 무인기기를 설치했는데, 달라진 것은 없는 현실이 된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AI기술도 마찬가지로 삶의 현장에 잘 적용되는 기술이 되지 못하면 비용만 발생하고 실업자만 증가시키는 결과를 빚을지 모른다. 우리나라의 어설픈 기술만능주의가 소상공인들의 부채만 증가시키고, 저성장 장기화의 한 원인을 제공한 것인지도 모른다.
피지컬AI는 삼성전자와 LG전자처럼 기존 제품을 AI화하고 새로운 AI 제품을 만드는 분야다. 이 분야는 기술의 첨단성보다는 고품질의 지속성, 고객과 시장의 변화에 따른 신속한 변신이 승부수일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시장을 제패한 것은 기술적 우위가 아니라고 본다. 한국 기업들의 장점은 고품질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도 고객과 시장의 변화에 맞춰 이전의 것도 과감히 버리고 새로 적응해 가려는 치열함과 신축성에 있었다고 본다. ‘기술’이라고 하면 일본과 독일이지 않은가. 지금 중국도 기술에 무서울 정도로 집착하고 이제는 앞서는 부분이 많아졌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은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자존심을 내려놓고 배우기를 게을리하지 않으면 AI기술 패권 시대에 활로를 충분히 찾을 수 있다.
로봇과 가전제품, 자율차는 결국 소비자가 사는 시장이다. AI 원천기술과 기반 기술은 B2B 산업이나 피지컬은 최종 소비자가 선택한다. 이 시장이야말로 소비자의 만족도와 기호, 자신의 주머니 사정에 따라 선택하는 다종다양한 영역이다. 여기에서는 다양한 소비자층에게 얼마나 만족을 주는가가 중요하다. 한국 기업들에게 거대 시장과 힘을 가진 패권 국가들을 극복할 수 있는 열린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전기차에서 테슬라가 한동안 선두를 달렸지만, 중국의 BYD에게 작년 말부터 밀렸다. 필자가 보기에 BYD의 정상 자리도 결코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다. 일본차와 독일차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세상에 어떤 첨단기술도 얼마 안 지나면 범용기술이 된다.
범용기술화 단계에 접어들면 고품질 유지와 고객 만족도 향상에 결판난다. 이 두 가지는 미국과 중국이 결코 잘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과거의 추세를 보면 일본과 독일 기업들이 잘해온 것 같다. 한국 기업들도 일본과 독일기업을 본으로 삼았던 결과 건실한 보답을 받고 있다. 비즈니스는 이것 이상은 없는 것 같다.
미국의 경쟁력은 새로운 기술을 일으키고 그 기술을 기반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데 있다. 미국은 1990년대 IT산업에 이어 지금 AI 산업으로 제2의 경제패권을 장악하려고 하고 있다. 그때와 다른 것은 IT 혁명 때는 미국의 IT기술이 압도적이었는데, 지금은 미국이 압도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중국이 바싹 쫓고 있고 AI 원천 및 기반 기술과 관련해서도 일본과 유럽, 한국이 어느 정도 지분과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에 복잡해졌다.
◇ 한국 AI 전략, 미-중 의존 완화하고 일본-유럽과 협력 강화해야
미국은 AI 패권을 위해 한국에게 투자를 무리하게 요구하고 있다. 기업입장에서는 커다란 시장은 있는데 투자 안 할 수도 없고 난감하지만, 트럼프 정부 시절에는 피할 수 없다. 중국은 모든 분야를 고르게 발전시키고 있어서 갈수록 힘겨운 경쟁자가 되고 있다.
미국이 가장 싫어하는 일이기도 하므로 현재로서는 중국 투자는 신중 모드가 타당한 것 같다. 중국은 모든 분야에서 패권을 장악하려는 야욕이 스스로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고 그것이 틈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투자는 장기적 전망으로 접근하고 끈을 놓지는 말아야 한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미-중 양쪽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일본과 유럽과의 협력은 필수적이라고 본다. 현 정부는 일본과 유럽과의 협력 부분에서 구체적인 방안과 의욕도 빈약한 것 같아 안이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