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 대마도 저수지 사업 그후] 79억 썼는데...부실공사에 식수원 오염·산사태 위험

  • 등록 2025.08.25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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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 주변 식수 보호시설 미비, 야생동물로 인한 오염 가능성
사토 처리 소홀, 휴경지에 버려 향후 농지로 기능 못할 지경에
45도 경사지 석축 보강에도 폭우 시 산사태 위험에도 무방비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대마도 식수전용 저수지 확충사업’이 종료 이후 발생된 민원이 군청의 안일한 대처로 주민들의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랫동안 물부족 문제로 고통을 겪은 섬주민들을 위해 조성한 소중한 식수원이 오히려 불편을 초래하면서 그 가치가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M이코노미뉴스가 대마도를 직접 방문해 식수원 주변을 둘러본 결과, 부실 공사이거나 보완이 필요해 보이는 문제점들을 여럿 발견했다. 대표적으로 ▲식수원 보호 시설 미비 ▲45도 경사지의 산사태 위험 방치▲사토 버린 농경지 훼손 등이다. 주민들은 이런 문제점과 우려를 군청에다 제기했지만, 준공 후 두 달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달라진 것은 없다.

 

◇ 사토로 만들어진 45도 경사면...석축 보강에도 위험성 여전

 

대마도 식수전용 식수원 확충사업은 대마도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국내 도서 지역 주민들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04년부터 해수담수화사업을 추진했고, 진도군도 2009년 성남도와 관사도 등 2개 섬에, 2011년에는 죽항·청둥·소마·대마도·맹골·구자도 등 6개 섬에 해수담수화시설(RO)을 설치했으나 실질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번에 완공된 대마도 식수 전용 저수지는 2022년 12월에 첫 삽을 뜬 후 약 2년 6개월 만인 지난 6월 12일 준공했다. 총사업비 79억 원을 투입해 수원지 2만 톤, 정수시설 1일 80톤, 배수시설 80톤 규모로 조성됐다.

 

 

하지만 잘 이해되지 않는 공사 상태와 준공 후 사후 처리 등에서 여러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식수원 주변에 오염 방지를 위한 아무런 시설도 설치하지 않아 도로에서 누구나 식수원으로 접근할 수 있어 실족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이런 상태에서는 야생동물들이 식수원에 접근했다가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면 사채 발생으로 인한 오염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식수원으로 가는 도로 주변 곳곳에 모아놓은 건설폐기물도 두 달 가까이 그대로 방치했다 최근에야 모두 치운 것으로 확인됐다.

 

또 도로 옆 경사도는 식물 조성을 위해 녹생토와 코아네트 공법을 적용해 처리했지만, 녹생토는 쉽게 부서지고 코아네트는 외부에서 보일 정도로 부실했다. 녹생토는 거름과 토사를 혼합해 만든 제품으로 비가 안 올 때는 표면이 갈라질 수 있으나 비가 올 때는 팽창해 응고된다. 코아네트(녹색 철망)은 사면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 마을 위 45도 경사면에 사토 버려서 산 사태 가능성 높아 

 

가장 큰 문제는 마을 주택 밀집 지역 위 45도 정도의 경사면에 사토를 버렸는데 산사태가 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조치가 하나도 이뤄지지 않아 불안한 상태고 진도군청 측은 토지 소유주가 이미 조치를 취해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증거 사진들을 본 전문가는 “마땅히 보호해야 할 식수원이 주변의 각종 건설폐기물, 혼합폐기물, 폐목재 때문에 오염될 수 있어 조속한 처리가 시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마을 위 경사면에 버린 사토가 마을을 덮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 전문가는 “절토 사면은 나무식재나 사면보호공이 제대로 활착되지 않아 집중호우 시 사면 유실로 주변 주택 파손과 도로 침수 등이 발생할 수 있고, 펜스 기초 및 안전 난간 시공 불량으로 안전사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심각성을 짚었다.

 

 

◇ “민원 수차례 제기했지만 달라진 것 하나도 없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휴경지에 사토를 성토했는데, 흙 상태가 좋지 않고 돌도 많아 향후 농사를 지을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마도 주민 A씨는 “밭 주인들은 당연히 다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게끔 성토해 줄 것으로 알고 허락했는데, 이 상태라면 더 이상 이 땅에 농사를 지을 수 없을 정도”라고 호소했다.

 

건설 폐기물을 모두 치운 것 이외에 준공 이후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그는 “휴경지에 버려진 사토, 위험성이 높은 경사지, 식수원 보호, 수원지 주변 배수로 등 민원을 넣은 문제에 대해서 군청이 거의 아무 대책이 없다고 보시면 된다”면서 “다만, 최근 비가 많이 내렸을 때 토사들이 유출된 것에 대해서는 보완을 하겠다는 말은 들었다”고 했다.

 

수원지 주변 펜스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곳에 펜스가 설치된 것으로 아는데 그것을 수원지 보호를 위해 수원지로 들어갈 수 있는 도로 옆에 이전 설치를 요구했지만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M이코노미뉴스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질문지를 보내 답변을 받았다.

 

우선 수원지 보호에 대해 군청 관계자는 “다른 식수원 조성 공사에서도 주변 환경과 이용 편의 등을 고려해 펜스 등을 설치하지 않았다. 수원지 원수는 정수 처리 시설을 통해 먹는 물 수질 기준에 적합한 상태로 정수해 상수도로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식수원 보호의 필요성이 제기돼 향후 관련 예산 확보와 관리계획에 따라 펜스 설치 등 상수원 보호시설 도입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요소는 45도 경사지의 산사태 위험성이다. 진도군청 관계자는 M이코노미뉴스와 통화에서 “해당 토지 소유자가 사비를 들여 옹벽, 석축 보강, 배수로 등을 시공한 사안으로 최근 전남권에 100mm이상의 비가 내린 후에도 이상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현재로선 행정적으로 추가 조치를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토지 소유자 요구로 시공사가 사토를 전달했고 토지 소유자는 주민 우려를 반영해 사비를 들여 직접 석축 보강 등 공사를 했기 때문에 군청에서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취지다. 농경지 사토 문제에 대해서는 ”복구를 해달라는 민원이 있어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사토를 버린 농경지는 16개로 파악된다. 군청 측은 사토 문제는 토지 소유주의 요청으로 시공사가 흙을 가져다 준 것이라는 입장이다. 여러 민원에도 불구하고 주민 체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민원이 들어오면 소통하면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답했다.

 

M이코노미뉴스는 대마도 식수원 확충사업에 대해 전체적으로 공사 부실은 없었는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하는 중으로 추가 취재를 이어갈 계획이다.

 

노철중 기자 almadore75@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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