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에 한두 해였던 가뭄 주기, 더 심해지고 잦아져

  • 등록 2025.07.27 16: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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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욕타임스는 서울발 기사에서 동아시아의 몬순 강수는 더 이상 확실하지 않으며 올해 한국과 일본의 일부 지역에서는 기후 변화로 짧은 장마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장마철은 역사적으로 여름 몇 주 동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시기이지만 요즘 그렇지 않다” 면서 “남부 지역에서는 지난주 이미 장마가 끝났다고 예보했고 서부 지역에서는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이른 6월 말에 장마가 끝났다” 밝혔다.

 

동아시아의 우기는 전통적으로 6월 중순부터 7월까지 지속되어 왔다. 이때 정체된 기상 전선이 이 지역에 장기간의 강우를 가져온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연 강우량 예측이 어려워졌으며,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이러한 변화의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한양대학교 기후 역학 예상욱 교수는 “2009년 한국 기상청이 장마 시작 및 종료 시점 예측을 중단했다”면서 "전통적인 패턴이 깨지면서 장마 예측이 무의미해졌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과 일본 대부분 지역에는 아직 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

 

비가 부족함과 동시에 폭염(暴炎)이 찾아왔다. 화요일인 지난 8일, 서울 낮 기온이 38도에 육박하며 7월 상순(1~10일) 기온으로는 1907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날 수요일에는 사흘 연속 폭염 경보가 발령되었다.

 

일본은 1898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6월을 기록했고 여러 지역에 열사병 경보가 발령되었다. 당국은 지난주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온열 질환으로 입원했다고 밝혔다.

 

일본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주 기자들에게 "올여름은 기록적인 더위가 예상되며, 사람들이 열사병 예방을 위한 조치를 계속 취하기를 바란다" 면서 “폭염이 일찍 찾아오고 강도가 세졌다”고 말했다.

 

지난 수요일, 중국 동부, 일본, 한국의 기온은 38도 대를 기록했다. 주민들과 공무원들은 에어컨에 적응하고 있는지 모른다. 도쿄도는 주민들이 에어컨 가동에 돈을 쓰길 바라며 수도 요금을 상쇄해 주기로 했다. 서부 일본 농부들은 수확을 앞둔 과일인 배에 물을 줬다. 더위와 가뭄으로 이미 공급이 부족한 양배추와 쌀 같은 작물이 위협받고 있다.

 

제주도의 농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뭄으로 농부들은 당근 파종을 미뤄야 할 수도 있다. 제주도의 명물인 감귤류는 더위로 일찍 떨어졌고, 수박은 햇볕에 상했다. 기상학자들은 제주도의 장마가 1973년 이후 가장 짧아 15일밖에 지속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주도 농업기술원 농업재난대응팀 허영길 팀장은 "좀 이상하다" 면서 "장마철이면 비가 와야 하는데, 거의 내리지 않는다"고 했다.

 

도시에서는 적어도 주말까지는 비가 내리지 않고 무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되자 지난 수요일 정오의 더위 속에서 보행자들은 배터리로 작동하는 선풍기를 얼굴에 대고 햇빛을 가리기 위해 우산을 들고 다녔다.

 

예전에는 비가 오기 시작하면 한 달 정도 계속됐고, 우산을 자주 썼다. 요즘은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고 했는데도 안 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올해 여러 기상 예보들이 몬순 시즌을 앞두고 폭우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는 말이다.

 

10년에 한두 해의 주기로 반복됐던 한반도 가뭄이 기후 위기 시대에는 더 자주 더 깊게 우리를 위협할 것이다. 가뭄에 대비한 댐과 저수지는 건설 당시의 취지와 정반대로 물이 부족하다며 수문을 닫거나 수위가 내려가 물을 공급할 여력을 잃게 될 것이다.

 

가뭄이 발생하면 모든 게 말라 죽는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밖에 없다. 산(山)의 부엽토에 빗물을 머금게 해서 가뭄 때 물이 서서히 흘러나와 개울물과 시냇물을 이루게 해야한다. 그래야 가뭄에도 하천과 강물은 늘 일정한 수위를 유지하며 흐르게 된다. 예로부터 산을 다스리고 물을 다스리는 치산치수(治山治水)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은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김소영 기자 sy1004@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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