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6일 코스닥 지수가 장중 1000선을 돌파하며 천스닥 시대가 개막됐다. 이후 장 마감 기준 1000선을 유지하며 5일 현재 112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3000스닥 가능하다고 언급한 만큼 증권업계에서도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역사상 코스닥 지수 종가 기준 최고치는 2000년 3월 10일 2834.4다. 같은날 장중 최고치 2925.5를 기록했다. 이후 코스닥 지수는 하향세를 지속하다 2021년 종가 기준 1009.62를 기록했지만 이후 1000선을 밑돌았다.
코스닥에는 여러 분야 종목들이 포진해 있다. 시가총액으로 상위 랭크된 기업들을 보면 바이오주가 다수 포함돼 있다. 2월 5일 기준 3위 알테오젠, 6위 에이비엘바이오, 7위 코오롱티슈진, 9위 HLB, 10위 리가켐바이오 등이다. 이중 순수 바이오벤처로 출발한 곳은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로 3곳이다.
이들 바이오벤처는 순수하게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코스닥을 이끌고 있기에 의미가 있다. 특히 1세대(1992년~2009년 사이 창업) 바이오벤처는 신기술을 바탕으로 코스닥에 입성해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며 국내 바이오 산업의 주춧돌을 놓았다는 평가다. 1세대 알테오젠과 차세대 에이비엘바이오는 자체개발한 기술로 주가를 한껏 올려놓은 상태다.
알테오젠과 에이비엘바이오는 각각 5일 오후 3시 기준 시가총액 20조1449억원, 10조329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차세대 신약 개발뿐만 아니라 혁신 플랫폼 기술, 항체-약물 접합체(ADC) 등으로 글로벌에서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기술수출도 지속해 늘고 있어 높은 주가로 코스닥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 알테오젠, 제2의 셀트리온 되나...코스피 이전상장 기대
알테오젠은 LG화학(현 LG생명과학) 연구원 출신의 박순재 회장이 정혜신 박사와 함께 2008년 설립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으로 성장 토대를 마련하고 2014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알테오젠 주가는 지난해 11월 14일 56만9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코스피 이전 상장이 가능성이 점쳐진다. 코스닥 역사상 바이오벤처로 시작해 코스닥 상장을 거쳐 코스피에 진출한 유일한 기업은 셀트리온이다. 2002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백신 회사로 출발했던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로 방향을 틀며 2008년 8월 코스닥에 상장된 이후 9년만인 2017년 9월 코스피로 이전상장 했다.
이전상장 전까지 셀트리온은 코스닥 시가총액 1위였다. 이후 셀트리온은 11개 제품을 전 세계에 판매하는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세계 시장에 우뚝 섰다. 지난해 매출 4조1625억원, 영업이익 1조168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현재 5일 장 마감 기준 21만7500원이다.
알테오젠도 이전 상장을 가능케 할만한 성과와 실적을 올리는 중이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2021억원, 영업이익 114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7%, 영업이익은 275% 폭증했다. 영업이익률도 33%에서 57%로 상승했다.
알테오젠은 자체개발한 제형 변경 플랫폼 ALT-B4를 2024년 2월 미국 MSD에 4억3200만 달러에 기술수출했다. ALT-B4는 정맥주사형(IV) 의약품을 피하주사제(SC)로 변경하는 기술로 앞선 2022년 스위스 제약기업 산도즈AG에도 1450만 달러에 계약한 바 있다.
지난해 MDS의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연간 매출 47조원에 달하는 세계 항암제 1위 키트루다SC가 시판되며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키트루다SC는 ALT-B4가 적용돼 IV에서 투약이 훨씬 간편한 SC제형으로 새롭게 재탄생됐다.
이외에도 ALT-B4는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 자회사 메드이뮨(13억5000만 달러)에, 올해에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자회사 테사로(Tesaro)에 기술이전됐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ALT-B4 적용 제품이 전 세계에서 상업화 단계에 진입하면서 추가적인 기술수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테사로와의 계약을 시작으로 추가 파트너십 확대가 예상된다”고 전먕했다.
알테오젠 관게자는 “2030년까지 상업화 제품을 9개 이상으로 늘려 플랫폼 기술 기반의 안정적 수익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에이비엘바이오, 52주 최고가 25만7500원...그랩바디-B의 힘
2016년 이상훈 대표가 창업한 에이비엘바이오는 창업 2년만인 2018년 코스닥에 상장됐다. 약 1년 전 3만원이었던 주가는 올해 1월 28일 최고가 25만7500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은 자체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Grabody)’가 기반이 됐다.
회사는 지난 2022년 1월 그랩바디-B를 사노피에 기술수출했다. 지난해에는 GSK와 일라이릴리와 기술이전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특히 일라이릴리와의 계약 규모는 25억6200만 달러에 달했다.
그랩바디-B는 뇌혈관장벽(BBB) 뚫고 탑재한 약물을 전달하는 셔틀 플랫폼이다. 기존 항체나 약물이 뇌에 전달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설계됐으며 이중항체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이중항체 플랫폼이라고도 불린다. 이 기술은 퇴행성 뇌질환(알츠하머, 파킨슨 등)의 고용량 치료제가 아니어도 최소한의 용량으로 충분히 뇌 속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현재 9개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프로젝트를 미국, 중국, 호주 및 한국을 포함한 다양한 국가에서 진행하고 있다. 미국 임상 1상이 완료된 ABL301의 후속 임상은 기술 이전한 사노피에서 진행하게 되며, ABL001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노바브릿지(NovaBridge)와 공동 개발 중인 ABL111은 니볼루맙(Nivolumab) 및 화학치료제 삼중 병용요법에 대한 고무적인 임상 1b상 중간 데이터를 발표했으며, 올해 하반기 글로벌 학회를 통해 추가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이중항체 ADC, 듀얼 페이로드(Dual Payload) ADC를 포함한 여러 비임상 파이프라인이 지속 연구 개발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를 적용한 신약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회사는 에이비엘바이오는 글로벌 파트너사인 아이오니스와 함께 그랩바디-B 기술을 siRNA 치료제에 적용한 공동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이중항체인 그랩바디-B에 siRNA를 결합한 항체–siRNA 접합체를 개발해 정맥주사(IV)만으로도 소뇌를 포함한 여러 뇌 부위에서 유전자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자유 siRNA를 단독으로 정맥주사했을 경우에는 뇌에서 유의미한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던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가 에이비엘바이오의 플랫폼 전략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그랩바디-B 플랫폼은 그동안 항체 치료제를 BBB 너머로 전달하는 기술로 주목받아 왔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siRNA와 같은 RNA 치료제로까지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라이릴리가 그랩바디-B 플랫폼을 도입하는 등 BBB 셔틀 플랫폼을 확보한 빅파마들에서도 추가적인 BBB 투과 기술에 대한 수요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BBB 셔틀에 대한 높은 글로벌 수요 등이 이어지고 있으며 에이비엘바이오의 추가적인 기술수출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