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에 식당 서빙로봇도 보안 취약점 무방비 노출

  • 등록 2025.10.21 22: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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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 주요 중국산 로봇청소기 보안점검...취약점 다수 확인
보안 가이드라인 부재...‘기업간 거래 품목’ 이유로 조사대상 빠져

 

국내 식당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중국산 서빙로봇이 해킹 위험에 취약하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한국소비자원 등 국내 기관 차원에서 보안 실태 점검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일부 중국산 로봇청소기 제품을 점검한 결과, 일부 제품이 해킹에 구조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더해 중국산 서빙로봇의 경우는 이 같은 보안점검을 실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조차 없어, 정확한 실태 파악을 하는데는 더욱 어렵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중국산 로봇청소기 4대를 대상으로 보안점검을 실시했다. 그 결과 3대에서 암호화 파일 복호화·카메라 제어·악성파일 업로드 등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취약점이 확인됐다. KISA는 해당 제조사에 즉시 개선명령을 내리고 보안패치 이행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KISA에 현행법상 사전점검 및 결과 공표 권한이 없어, ‘사고 후 대응’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게다가 일부 중국 제조사는 로봇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작동하도록 설계했다. 문제는 해당 앱의 약관에 ‘사용자가 업로드한 사진·영상 등을 회사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약관대로라면 로봇이 촬영한 사용자의 집 내부 영상이 제조사 서버로 전송되거나, 내부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앱을 통해 전송되는 영상 데이터가 어디로, 어떻게 사용되는지 소비자는 알 길도 없고 통제하기도 어렵다.

 


KISA가 공개한 ‘서빙로봇 보안대책 검토현황’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보급된 서빙로봇은 1만7000여대이며, 식당과 호텔, 공공시설 등 다양한 장소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60%는 중국산 제품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은 로봇청소기만큼이나 해킹에 취약한 구조다. 특히 외부 클라우드와의 실시간 통신을 통해 영상과 위치 데이터를 전송하는 만큼 서버가 중국에 있을 경우 정보가 유출될 위험성이 크다.


실제로 미국은 이러한 이유를 들어 중국산 드론과 로봇을 ‘안보 위협 장비’로 규정하고 연방정부의 구매 또는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유럽연합도 중국산 로봇에 대한 데이터 주권 검증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KISA 등 국내 기관에서는 서빙 로봇에 대한 보안점검 권한조차없다. 서빙 로봇은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것이 아닌 기업 간 거래(B2B) 품목이기 때문이다.


KISA 관계자는 “서빙 로봇을 대상으로 해킹 사고가 발생하기 전 사전 보안점검을 수행하기에는 제도적 한계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KISA 등 국내 기관이 서빙 로봇에 대해 단순 사후 대응이 아니라 사전 점검, 개선 권고, 결과 공표까지 가능하도록 실질적인 제도 개편이 필요한 이유다.


최수진 의원은 “서빙로봇 등 생활밀착형 로봇이 중국 서버와 통신하는 구조를 방치한다면 언젠가 ‘한국형 빅브라더’의 통로가 될 것”이라며 “현행법상 정부의 보안인증제도는 국내 제품에 국한되어 있는데, 이를 수입 제품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명 기자 paulkim@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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