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확대, 한국 경제 새로운 기회...그 과제는?

  • 등록 2025.12.06 12:31:27
크게보기

‘한미관세협상 성과와 과제’ 토론회 열려...정부·국회 조속한 후속 조치 필요
조인트 팩트시트 행정문서로 디테일 결여...조속한 문서화 필요

 

5일 국회 의원회관 제10간담회의실에서 ‘한미관세협상 성과와 과제 :대미투자 확대와 한국경제의 새로운 기회'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10월 경주 ‘APEC 2025’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련된 한미 간 ‘관세·안보 조인트 팩트시트’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점검하는 자리로 마련된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김영배·김원이·이언주·이재강·이재정·조정식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토론회에서는 특히,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계획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과 이에 따른 정부의 대응 방향에 대한 제언들이 나와 관심을 끌었다.

 

◇ 대미투자-국내투자 균형 필요

 

조연성 교수는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의 내용과 쟁점’을 주제한 발표에서 “별도로 체결한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른 2000억 달러에 대해서는 (정식 계약이 아님으로) 잘 준비해서 추가 협상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백악관 팩트시트에 따르면, 3500억 달러 중 1500억 달러는 한국 기업이 미국 내 조선소 현대화 및 함정 건조 협력을 위해 투입하는 비용이다. 2000억 달러는 에너지·핵심광물·반도체·의약품 등 미국의 핵심 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포괄적인 투자라는 의미다.

 

양국의 이행 절차에는 극복해야 할 난관이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이번 팩트시트 합의의 가장 큰 구조적 특징은 양국 간 ‘이행 절차의 비대칭성(Asymmetry)’에 있다”면서 “미국과 한국 정부가 같은 문서에 합의했지만, 이를 국내법적으로 수용하고 집행하는 과정은 법적 근거와 소요 시간 그리고 의회의 개입 강도 측면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즉, 미국 측 절차는 ‘수권법에 기초한 행정부 독자 이행’이지만 한국 측 절차는 ‘헌법상 국회의 통제와 동의가 필수’여서 국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대미 투자와 국내 투자 균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조 교수는, “대미 투자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해 정부가 세제 혜택을 제공할 경우, 국회는 해당 지원이 국내 고용 유지 및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과 연계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미 투자 확대가 국내 일자리 감소나 협력업체 네트워크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정책적 균형 장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탈중국은 우리에 기회...전략적 접근 필요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류예리 교수는 ‘트럼프 시대, 한국 산업의 기회로 만드는 대미투자’를 주제로 발표했다. 류 교수는 세계 무역 질서에 대해 “트럼프의 시대이기도 하지만 시진핑의 시대이기도 하다”는 관점을 제시했다. 우리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도 세심하게 챙겨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트럼프 2기의 특징은 명확성과 불명확성이 공존한다는 것”이라며 “명확한 것은 협조하지 않으면 보복한다는 것이고, 불명확성은 계속 바뀌는 정책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시진핑은 트럼프의 고율 관세에 대해 우회 수출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우회 수출 기지로 멕시코와 베트남이 꼽힌다. 이와 관련해 류 교수는 “우회 수출하는 중국에 대해 산업부가 잘 대처해 비즈니스 기회로 삼고 중소기업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멕시코는 미국 요구로 중국산 배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베트남이 중국산 우회수출 할 경우 40%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이 같은 탈중국(China Free) 현상을 활용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류 교수는 “한국은 미중 갈등의 직접적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국가이지만 반대로 기회로 전환할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 방안으로 △미중 관계 균형적 접근 △공급망 리스크 관리 △미국 비규제 분야에 대한 대중국 교류 확대 등을 제시했다.

 

또 류 교수는 “팩트시크는 행정적 문서로 디테일이 결여 돼 있다”면서 “양국 협상 당국간에는 상당한 합의가 있을 것이므로 대미 관계에서 약소국 입장 고려하여 불이익 최소화를 위해 이를 상세하게 문서화(Agreement)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언주 의원은 주제발표에 앞선 축사에서 대미투자 계획에 대해 “대기업 중심 진출에서 벗어나 벤처·스타트업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면서 “우리(국회·정부)가 어떻게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게 중요할 것이고 미래세대에도 기회가 주어지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강선우, 이언주,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석했다. 조연성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류예리 경상국립대 지식재산융합학과 교수가 주제 발표에 나섰고, 정부 측 인사로는 박은진 외교부, 북미경제외교과장, 김영만 산업통상부 통상정책총괄과장이 참석했다. 또 서정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상무가 업계를 대표해 참여했다.

 

 

노철중 기자 almadore75@m-economynews.com
Copyright @2012 M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회사명 (주)방송문화미디어텍|사업자등록번호 107-87-61615 | 등록번호 서울 아02902 | 등록/발행일 2012.06.20 발행인/편집인 : 조재성 |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72길 4. 5층 | 전화 02-6672-0310 | 팩스 02-6499-0311 M이코노미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무단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