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안전·법적 규제 딜레마’...일방적 채찍 건설경기 위축 우려

  • 등록 2025.10.15 19: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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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이후 건설경기 침체 지속...한국 경제 성장에 악영향 미처
李 정부 중대재해 고강도 제재 방침에 건설사 노심초사·살얼음판
김윤덕 장관 “건설경기 침체에 채찍만으로 안 된다는 측면 알아”

 

지난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국내 대형 건설사 대표들이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끊이지 않는 건설현장 사망사고와 정부의 처벌 일변도의 법적 규제가 국내 건설경기를 얼어붙게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국토위 국감에는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 조태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CSO). 김원철 서희건설 대표 등이 출석했다. 출석 예정이었던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 외에 허윤홍 GS건설 사장,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등은 증인 변경 신청을 통해 이날 출석 명단에서 제외됐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는 오는 29일 종합감사 때 출석하는 것으로 일정이 조정됐다. DL그룹은 이해욱 회장 대신 여성찬 DL건설 대표가 종합감사 때 자진 출석하기로 변경됐다.

 

◇ 건설경기 침체에 찬물 끼얹은 안전사고 처벌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국토부 대상 질의에서 “2021년부터 지속된 건설경기 침체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있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부동산 건설투자 부진이 내수 침체에 근본적인 원이라고 진단한 것을 예로 들며 건설경기가 한국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이 총재가 발언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를 넘느냐 안 넘느냐를 따져보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건설투자가 0%만 되더라도 우리나라 성장률이 2.1%가 된다”는 말을 인용했다.

 

이 의원은 김윤덕 국토부 장관에게 “이는 한국 경제의 저성장의 핵심 원인이 건설 쪽에 있다는 의미”라며 “올해만 해도 9월까지 486개 건설사가 폐업했고 이자도 못 낸 건설사는 전체 대비 44%에 이르는데 장관께서는 이 같은 건설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질의했다.

 

김 장관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지만, 이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작된 건설현장 산업 재해에 대한 초고강도 처벌 수위 정책이 건설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만든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이 의원은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특히 최근에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며 산재 엄벌을 지도한 점과 건설사의 안전 소홀도 큰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사실상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하다 보니 각 부처가 상당히 압박을 받는 상황이고 건설 현장에서는 혹시 산재 사고가 날지 노심초사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포스코이앤씨나 DL건설 사례에서 보듯이 일단 인명 사고가 나면 현장 작업 무조건 중단시키고 대표와 임직원 집단 전원 사의를 표하는 기본 대응 매뉴얼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일갈했다.

 

김 장관은 ”현재 건설경기가 안 좋기 때문에 일정하게 채찍만으로는 안 된다는 측면을 잘 알고 있다“면서 ”10대 건설사, 전문건설사, 지방건설사 분들과 각각 간담회를 가졌고 그 자리에서 건설사들이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임해줄 것을 당부했고 그들의 애로사항도 청취하며 공감한다는 의사도 표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현재 산업재해를 바로잡겠다는 이 정부의 의지가 건설경기 위축으로 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건설사 대표 ”사망사고 책임 통감“

 

 

이날 오후에 진행된 일반 증인 심문에서는 중대재해 관련해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와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가 증언대에 섰다. 정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질의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 사망사고를 언급하며 심하게 얘기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발언한 것과 ”산업재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징벌적 배상제 등 가능한 추가 제재 방안을 검토해 보고할 것“을 지시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정 의원은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포스코이앤씨의 내부 분위기가 어떤지 질의했고,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는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느낀다“면서 ”지금 현재 중대재해로 인해서 회사가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부임한 이후 안전 경영을 통해서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직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면서 경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는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안전이 보장되지 않고서는 어떠한 일도 할 수 없다라는 인식으로 안전 관리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사망사고 직후 조치된 전 현장 작업 중단에 따른 피해 금액이 얼마인지도 물었다.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는 ”연속된 중대재해로 8월 5일 취임한 이후 또 한 번의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면 자칫 외사의 업을 접을 수 있다는 절박한 감정으로 전 현장의 작업을 중지시킨 바 있다“면서 ”이후 제3자의 안전 전문 진단을 받고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공사를 한 달여 만에 재개했고 이로 인한 경영 손실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답했다.

 

노철중 기자 almadore75@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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