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감사 셋째 날,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의 국감에서는 한국해양진흥공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4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정책 전반을 감시·평가했다. 그 가운데 한국해양진흥공사(이하 해진공)는 최근 불거진 여러 논란에 대해 안병길 사장이 직접 출석해 입장을 밝혔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올해 대통령선거 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HMM 본사의 부산 이전 공약이 나왔고, 해진공이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으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의 중심이 됐다. 해진공은 HMM 지분 35.67%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정부의 영향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또 해진공은 HMM에 지나치게 의존해 민영화가 진행되면 조직의 존폐 명분이 약해질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어기구 농해수위 위원장은 “HMM 지분율을 보면 해진공이 35.08%, 산업은행이 35.42%를 가지며 공동 대주주로 올라와있는데 HMM 매각과 관련해 산업은행과 협의한 내용이 있는지, 어떤 식으로 처리할 계획인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안병길 사장은 “아직 산업은행 측과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곧 논의할 예정”이라며 “이 문제는 해진공만의 문제가 아니라 해양수산부와 산업은행 그리고 주주 가운데 금융위원회도 포함돼 있는 만큼 다자간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원활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사장은 이어 “구체적인 방안은 HMM이 글로벌 선사가 될 수 있도록 제대로 성장시킬 수 있는 방안, 수시 물동량의 안정화를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이고, 이와 함께 소유구조도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어기구 위원장은 HMM을 포스코에 매각한다는 이야기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안병길 사장은 “저희는 현재까지 포스코와의 접촉은 전혀 없었으며 언론 보도를 통해서 그 같은 내용을 알았다”며 “이는 포스코 내부의 움직임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어 위원장은 이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자기화물 운송업체가 선사를 운영해 성공한 사례는 전 세계에서 전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오히려 포스코의 HMM 인수는 우리나라 해운 생태계를 파괴하는 등 큰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서 안 사장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서도 깊이 파악하고 있으며, 해양수산부 산하 자문위원회를 통해 최종 결정이 이뤄지는 만큼 해수부에서 잘 관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어기구 위원장은 또 안병길 해진공 사장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언급하며 현재 해수부에서 추진하는 북극항로 개발 비용이 조 단위로 필요하다는데 대한 상세한 설명을 요청했다.
안병길 사장은 “북극항로 개발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며 “먼저 친환경 선박 전환이 있어야 하고, 친환경 항만 및 연료 전환도 필요하다”며 “쇄빙선과 내빙선도 일반 선박과 비교할 때 몇 배는 더 값이 나가는 만큼 상당한 금액의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인프라 투자를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정책기관에서 기금을 마련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발의된 ‘북극항로 구축 지원 특별법’에서는 기금 관련 조항이 빠져 있는 만큼 이를 포함해 적극적으로 입법 처리를 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농해수위 국감은 오늘 4개 피감기관에 이어 오는 17일에 농촌진흥청,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등 7개 피감기관에 대한 질의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한국해양진흥공사의 국감장에는 어기구 농해수위 위원장과 함께 이원택 의원(더불어민주당), 문금주 의원(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병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더불어민주당), 김선교 의원(국민의힘), 강명구 의원(국민의힘), 서천호 의원(국민의힘), 이만희 의원(국민의힘), 정희용 의원(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국민의힘), 조승환 의원(국민의힘), 전종덕 의원(진보당)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