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 이하 케더헌)는 K팝의 세계관과 아티스트 형태의 애니메이션이라는 형식을 결합해 글로벌 흥행을 이끌어내며 이목을 끌고 있다.
케더헌은 통합 콘텐츠를 구축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확장성과 유통시장의 흐름도 바꾸어 놓으며 한국 문화를 담은 애니메이션으로 음악, 영화, 산업, 유통, 금융 등 마케팅 영향력을 보이며 시장 조기 안착에 성공했다. 유통업계에 '케더헌 산업혁명'이라는 말까지 돌며 유툥시장의 마케팅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대중에게 소개됐다. 케이팝, 퇴마 액션, 가상 아이돌 등 한국 전통 요소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작품이다. 인기 최고의 케이팝 걸그룹 ‘헌트릭스’의 멤버인 미라, 조이, 루미가 악귀를 소멸시키는 비밀 헌터로 활동하며, 케이팝 보이그룹으로 위장한 악귀 ‘사자보이즈’와 맞서 싸우는 내용으로 미국과 유럽 등 아시아에서 캐릭터 돌풍을 일으켰다.
케데헌 열풍은 국내로도 이어졌다. 영화 속 배경이 된 장소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서울이 새로운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 관광객들은 영화 속 무대를 따라 콘서트장, 목욕탕, 코인노래방, 네일샵, 분식집, 국밥집을 찾는 등 ‘케데헌 성지 순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해외 및 국내에서 '케데헌 굿즈'·'케데헌 명지' 등 상품화 마케팅 콜라보가 기업 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극 중 루미와 진우가 데이트를 즐겼던 낙산공원과 북촌 한옥마을은 해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케더헌은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음악, 애니메이션, 가상 캐릭터, 글로벌 팬덤이 결합된 미래형 K-콘텐츠 마케팅 실험이자, 그 가능성을 입증한 실증적 성과로 볼 수 있다.
◇ '케데헌' 최단기간 시청률 2억 3600만뷰...59개국서 동시 1위 석권
케더헌의 마케팅 성공 사례는 K팝과 애니메이션을 융합한 새로운 차원의 글로벌 콘텐츠 유통전략에 있다. 이 전략은 음악, 영상, 지식재산권(IP), 산업별 유통, 마케팅을 통합하여 팬덤 기반의 SNS 챌린지, 팬아트, 커버 영상 등 팬 참여를 유도하며 소비자로서 직접적인 팬덤을 이끌어냈다. 콘텐츠 시장에서 새로운 산업형 유통 마케팅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케이팝 케더헌의 산업적 큰 수혜와 '富'는 단연 넷플릭스다. 공개 이후 하루만에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에 오르더니, 4일째는 41개국 1위까지 차지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넷플릭스 공개 9주차에 누적 시청횟수 2억회를 돌파하며 미국·영국·독일·캐나다·베트남·대만 등 59개국에서 동시 1위를 기록했다. 93개국에서 상위 10위에 올랐다. 글로벌 흥행으로 케더헌은 광고 수익, 회원 결제비용 외 미디어 마케팅 수입도 쏠쏠하게 담았다.
지난 18일 영화계에 따르면, 케더헌은 넷플릭스에서 역대 흥행 영화 2위에 올랐지만, 제작사인 소니 픽처스의 수익은 2000만달러(약 277억원)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케데헌 기대수익 10억달러(1조3800억원)의 2%에 그치는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케데헌이 극장에서 개봉했다면 지금과 같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코로나19 이후 극장에서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하락했다는 점에 무게를 실었다.
이와 관련 김용희 선문대 교수는 "국가이미지 제고는 다양한 후방연쇄효과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케데헌과 같은 사례는 장려해야 한다"면서도 "글로벌 자본이 한국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도 한국 문화를 소비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적정선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콘텐츠 산업의 외국인 직접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흥행 비결 중 하나는 단순히 K‑POP을 배경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실제 케이팝 글로벌 팬들의 취향과 문화가 반영돼 글로벌 팬덤의 마음이 겨냥 된 것이다.
여기에 큰 효과를 준 수입은 OST에 있다. OST '골든(Golden)'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정상을 지난 25일 탈환했다. 통산 두 번째 1위다. '골든'은 앞서 지난 11일 처음 이 차트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빌보드 '핫 100'은 미국 스트리밍 데이터, 라디오 방송 점수(에어플레이), 판매량 데이터를 종합해 순위를 집계한다. '골든'은 이번 차트 집계 기간 전주대비 3% 증가한 3천 380만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라디오 방송 점수는 39% 증가한 1천 620만, 판매량은 11% 증가한 8천으로 각각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케데헌'의 경우 국내 음원 차트를 비롯, 해외 음원 차트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음원 수익으로만 수십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엠브로스 엔터테인먼트 원종식 대표는 "한동안 잘 나갔던 한류였으나 최근에는 컨텐츠의 부재로 그 맥이 한풀 꺽이는가 싶었으나 케데헌의 열풍으로 다시 한번 K컨텐츠 업계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주길 바래본다"라고 말했다.
또 미국 예매 체인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는 지난 23~24일 주말 동안 북미 극장가에서 1800만 달러(약 249억 원)로 추정되는 수익을 올리며 흥행 1위에 올랐다. 이는 ‘싱어롱’ 행사만으로 이룬 수치이며 ,본격적인 극장 개봉을 한다면 역대급 기록을 새롭게 갱신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3일부터 진행된 미국, 캐나다, 영국 등에서 열린 '싱어롱(Sing Along)' 극장 개봉 이벤트는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을 기록하며 높은 수요로 상영관이 추가 편성돼 1100여 곳에서 진행했다. 이에 따른 수익은 모두 넷플릭스 차지다. 제작사 소니는 넷플릭스에 케데헌 IP를 내주면서 1억2000만 달러(약 1671억원)를 받았다.
◇ '케데헌' 북미 극장가 249억 원대 수익...OST 최초 '톱 10'에 4곡 동시 진입
케데헌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건 OST, 영화뿐만 아니라, 영화 속 등장하는 까치와 호랑이 캐릭터 ‘더피’·‘서씨’ 역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두 캐릭터는 한국 전통 민화 ‘호작도(虎鵲圖)’에 등장하는 호랑이와 까치를 모티브로 탄생했다고 제작진은 밝혔다. 귀엽고 장난기 많은 더피와, 똑똑하고 귀여운 이미지의 서씨의 케미스트리 덕분에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굿즈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이 선보인 까치 호랑이 배지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월평균 60여 개 판매에 그쳤지만 지난 7월 한 달 동안에만 3만 8천 개가 팔려서 매출 5억 원을 기록했고 예약 판매도 10차까지 마감이 돼서 내년 1월 이후에야 구매할 수 있다.
케데헌 효과에 국립중앙박물관의 7월 관람객 수는 74만2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36만1000여명)의 두 배를 넘어섰다. 7월 말까지 누적관람객 역시 341만 명으로 전년 대비 72% 증가했다. 지금까지 연내 가장 많은 굿즈 판매 수익과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 외에도 ‘흑립 갓끈 볼펜’, ‘갓 모양 책갈피’, ‘호피 배지’처럼 애니메이션 속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굿즈들이 연이어 인기몰이에 나섰다.
케데헌의 인기로 한국 공예품 산업도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히뮤즈’를 운영하는 최연희씨는 "수입이 약 5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개로 만든 전통 펜던트인 호랑이 모양의 노리개가 갑자기 매진됐을 때 케데헌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상품 마케팅 강화를 위해 국내 기업 농심은 케더헌 캐릭터를 입힌 신라면과 새우깡을 출시했다. 농심은 넷플릭스와 협업해 글로벌 마케팅을 전개한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이달 말부터 농심 제품의 국내·외 패키지에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장 캐릭터를 적용한 협업 제품을 순차 선보이며, 협업 대상 농심 제품은 신라면과 새우깡이다. 국내 팬들을 중심으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한 라면과 스낵이 농심 제품을 연상시킨다며 화제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달 말 출시 예정인 소스 신제품인 '신라면 툼바 만능소스'도 적용될 예정이다.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한정 운영한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 13일부터 케데헌을 활용한 ‘갤럭시 테마’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8월 13일부터 9월 12일까지 갤럭시 스토어를 통해 무료 배포되는 이번 테마는 헌트릭스, 루미, 더피, 사자보이즈 등 캐릭터로 구성된 배경화면 10종과 테마 1종을 포함한다. 사용자는 이를 통해 스마트폰 UI를 케데헌 스타일로 꾸밀 수 있다.
이번 협업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통해 갤럭시 사용자들에게 인기 콘텐츠 기반 테마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OTT 파트너십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 국중박 ‘뮷즈’ 열풍 속 7월 매출 49억 원...삼성·농심·넷플 등 뜻 밖에 호황
업계는 케데헌과의 협업을 마케팅 기회로 삼고 관련 굿즈와 협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실제 매출 증가와 브랜드 인지도로 이어지는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굿즈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불법 제작된 관련 굿즈가 유통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 성신여대 창의융합학부 서경덕 교수팀에 따르면, 국제 쇼핑 플랫폼 알릭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에서는 ‘케데헌’ 관련 티셔츠와 가방, 인형, 담요 등 불법 상품이 대량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에 서경덕 교수는 "불법 시청도 모자라 불법 굿즈까지 만들어 자신들의 수익 구조로 삼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제는 그만해야 한다”며 “더 이상 다른 나라의 콘텐츠를 도둑질하는 행위는 멈춰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현재 넷플릭스가 공식적으로 서비스되지 않고 있어 현지 시청자들은 불법 스트리밍이나 우회 접속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중국 최대 리뷰 사이트 더우반에는 케데헌 관련 리뷰 7000여건이 올라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 온라인에서 '케데헌이 중국 문화를 표절했다', '왜 한국적인 요소에 중국 요소를 넣었냐.는 등 오히려 한국이 중국 문화를 훔쳤다는 식의 주장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케데헌의 논란 중 '굿즈 이니셜 오류' 사건이 유명하다. 공식 굿즈 사이트에서 헌트릭스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판매했는데, 미라의 이름이 'MIRA KOTADOSKI(미라 코타도스키)', 루미는 'RUMI NIM(루미 님)'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헌트릭스 멤버들의 성씨 등 개인 신상 정보 대부분이 작품에서 등장하지 않았지만, 소니가 확인하지 않은 멤버들의 풀네임을 붙인 것이다.
또 콩가라인(Conga line)을 추는 사자 보이즈의 핀브로치도 논란에 올랐다.멤버 전원의 포즈가 서로 동일하고 유독 엉덩이를 우스꽝스러운 포즈로 과하게 강조한 점이 남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에 해당될 여지가 있어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다.
이어 감독인 매기 강이 8월 22일 초대 헌터의 모티브가 된 무당들에 대해 "사실 대부분의 무당들이 여성이라는 점이 흥미로웠고, 대부분의 여성 무당이 남성 의복을 입는다는 게 굉장히 진보적이고 파워풀하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굉장한 페미니즘의 상징이라고도 생각했다"면서 '페미니즘'을 언급했는데 이를 두고 여러 커뮤니티에서 갑론을박이 오갔다.
글로벌 돌풍을 일으킨 '케데헌'은 시즌2로 다시 만나게 됐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소니와 넷플릭스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편 제작을 위한 초기 협상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 '케데헌' 잇단 논란 속 고공행진...대한상의 "한국 지식재산권 우려"표시
한편, 케데헌 지식재산권(IP) 가치가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K콘텐츠의 IP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세계적 라이센서 50'에 한국의 자리는 없으며 그만큼 지식재산권의 인식 부족과 개발의 과제가 숙제로 남았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성장(10) 지식재산권의 산업화 방안 보고서'를 지난 17일 발표했다.
지식재산권의 산업화 역량 지표인 세계적 지재권자(Global Top Licensor) 50 명단에 △미국 32개 일본 7개 △중국·프랑스가 각 2개 △스웨덴·영국·캐나다·이탈리아·독일·핀란드·덴마크는 각 1개의 IP를 가지고 있다. 반면 한국은 단 개도 없었다.
이에 대한상의는 △스토리 중심의 슈퍼 IP 전략 △OTT에 대응할 IP 주권 펀드 △K산업의 해외 지재권 확보 지원 등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그 중 스토리 중심의 슈퍼 IP 전략이다. 케데헌의 인기로 K팝뿐 아니라 △김밥 △라면 △매듭 △한옥마을 △무속신앙 등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실제 수익을 올리는 쪽은 미국 플랫폼과 일본 제작사다.
대한상의는 "스토리 중심의 IP 사업으로 확장하는 흐름이 대표적"이라며 "웹툰, 게임, 드라마, 굿즈, 공연 등으로 수익모델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푸드는 전 세계적 관심은 커지고 있으나 여전히 단순 완제품 수출 위주에 머물러 있다. 이제는 △K-조리도구 △K-레시피 △K-식당 인테리어 등 K-푸드 공급망 자체를 산업화하고 수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신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책임연구위원은 "케데헌은 한국 문화가 글로벌 자본의 주요 자원으로 자리매김한 첫 사례"라면서도 "한국적 요소가 핵심이지만 해외 자본과 인력으로 제작된 콘텐츠를 진흥정책에 포함할지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적으로 공동제작을 지원하는 등 국내 생태계로 순환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