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가 탈탄소 해운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에는 크루즈선에 적용 가능한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HD현대는 최근 자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 HD유럽연구센터, HD하이드로젠이 함께 독일의 대표 크루즈선사인 투이 크루즈(TUI Cruises), 노르웨이 선급(DNV)과 손잡고 SOFC 기술의 크루즈선 적용을 위한 국제 공동개발 프로젝트(JDP: Joint Development Project)를 본격 시작했다고 19일 밝혔다.
SOFC는 천연가스나 암모니아로부터 수소를 추출하고, 이를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의 연료전지다. 연소 없이 전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탄소 및 유해 배출물이 거의 없으며, 기존 디젤 엔진에 비해 높은 발전 효율을 자랑한다. 특히 저소음·저진동 특성으로 승객 중심의 크루즈선에 적합한 대체 동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HD현대는 까다로운 친환경 규제를 시행 중인 유럽 시장을 겨냥해 SOFC 기반의 친환경 기술을 선박에 적용하고, 글로벌 친환경 선박 기술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SOFC 글로벌 시장은 청정 에너지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30년까지 연평균 40.7% 성장, 약 71억 2,400만 달러(한화 약 9조 8천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유럽연구센터는 첫 단계로 올해 6월부터 내년 2월까지 약 8개월간 SOFC 시스템을 실제 크루즈선에 적용하기 위한 안전 설계 기준 등을 확립한다. HD한국조선해양의 수소연료전지 계열사인 HD하이드로젠은 자체 개발한 SOFC 시스템의 주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운항 환경에서의 성능을 분석할 예정이다.
또한 SOFC는 작동 시 600도에서 1,000도 사이의 고온을 유지해야 하므로,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재활용할 수 있는 열관리 기술 개발도 병행된다. 동시에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을 활용해 시스템 일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탄소를 줄이는 친환경 솔루션도 함께 추진된다.
DNV는 이번 프로젝트에 선급 기준을 반영해 설계 초기 단계부터 안전성과 규정 적합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투이 크루즈는 실제 선박에서 SOFC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한 설치 조건과 운항 요건 등 실질적 데이터를 공유한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HD현대가 보유한 선박 탈탄소 기술을 유럽 현장에서 입증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해운을 위한 고효율 연료전지 솔루션으로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