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 조도면 대마도 한글학교 어르신들 첫 시험 치뤄

  • 등록 2013.07.05 14:5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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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군은 마을마다 만학도의 향학열로 후끈거린다.

 

지난 1일 조도면 대마도 한글학교에서는 특별한 이벤트가 열렸다. 늦깎이 학생들이 3~4개월 동안 배운 실력을 테스트하는 첫 시험이 치러진 것이다.

 

16명의 학생 중 한 명이 불참한 가운데 치러진 이날 시험은 20문제를 칠판에 써서 어르신들이 1시간 동안 연습할 수 있도록 한 뒤에 그 문제를 불러주고 받아쓰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시험 전 교실에는 몰래카메라가 설치되었고 어르신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시험이 치러졌다. 시험 진행은 대마분교 김종훈 교사가 맡았다.

 

시험이 시작되자 어르신들은 옆 사람의 시험지를 베껴 쓰기도 하고 일어나서 앞 사람의 시험지를 보기도 하는 등 어린 아이들의 모습과 흡사했다. 아예 교과서를 꺼내서 보고 쓰기도 했다. 한 어르신은 시험보다는 모기를 잡는다고 책상을 내리쳐서 시험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시험이 치러진 후에는 채점에 따라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과 함께 화장품을 한 세트 씩 선물로 받았다.

 

어르신 학생들은 “늦게나마 공부를 한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줄 몰랐다”면서 “열심히 배워서 자식들에게 편지를 쓰는 게 소망”이라고 전했다. 한 어르신은 “일찍이 돌아가신 할아버지께 죽기 전 편지를 한 통 써 놓고 가서 만나고 싶다”며 눈시울을 적시었다.

 

대마분교 김종훈 교사는 “어르신들이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아주 강하다”며 “마음이 닿는 데까지 열심히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싶다”고 전했다.

 

김유기 대마1구 이장은 “어르신들이 한글학교가 생긴 이후부터 배우려는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면서 “과거에는 시간이 있으면 마을회관에 모여서 노시던 분들이 책가방을 들고 교실로 모여들고 있어 마을 전체 분위기가 훈훈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이벤트 말미에는 MBC이코노미와 대마도 1.2구 일촌 맺기 행사도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조재성 MBC이코노미 사장은 “앞으로 대마도주민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할 것”이라며 “한글학교 어르신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면서 큰 감동과 무사한 감사를 느낀다”고 전했다.

 

조재성 사장은 대마도 1구 김유기 이장과 2구 김진수 이장에게 일촌 맺기 기념으로 손목시계를 선물했다.


또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종훈 교사와 어르신들이 갈망하던 배움의 물꼬를 터준 박한배 노인회장에게도 감사의 선물로 손목시계를 선물했다.

 

 김미진 기자 / sy1004@mbc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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