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위원 모임 '비상' "한국 오늘의 화석상, 국제 망신 부끄럽다"

  • 등록 2024.11.20 09: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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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공적금융 기후악당 오명 벗고 산업 전환 선도해야
화석 연료에 대한 대규모 투자 당장 멈춰라

 

국회의원 기후 행동 모임인 '비상'이 한국이 올해의 화석상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비판 성명을 냈다. 

 

한국은 캐나다에 이어 세계 2번째로 많은 공적금융을 신규 화석연료 사업에 제공 중인 나라(2020~2022년도 기준)다. 특히 2020년 말 탄소중립 선언 이후, 해외 화석연료 투자액을 오히려 늘리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국정감사 과정에서 수출입은행의 신규 해외 화석연료 사업 투자액은 14조 3218억원(2017~2020년)에서 20조 3537억원(2021~2024년)으로 40%가량 폭증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18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 정례회의는 한국의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와 같은 각국 수출신용기구의 해외 투자를 제한하는 협상이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지난 6월 블룸버그의 보도에 의하면, 앞서 지난 6월 개최된 수출신용 정례회의에서 협약 참가국 대부분이 찬성함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튀르키예가 발목을 잡는 바람에 불구하고 협상이 결렬된 사실이 드러났다.

 

비판의 포문은 파리의 이번 경제협력개발기구 협상 장소에서 1km가량 떨어진 트로카데로 광장(Place du Trocadéro)에 모인 현지 시민사회 단체가 열었다. ‘스톱 토탈’(Stop Total, 토탈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석유 기업), 350.org, 르 브루퀴 코트(Le Bruit Qui Court) 등은 ”OECD 국가들이 기후위기 대응의 득점을 올리려고 노력 중인 가운데, 한국이 적극적으로 이를 막아서고 있다”며 비판 액션을 진행했다.

 

스톱 토탈의 플라비 마할린(Flavie Mahalin) 활동가는 “프랑스 석유 기업 토탈 에너지스(Total Energies)가 주도하는 모잠비크 액화가스(LNG) 사업에 한국 수출입은행이 막대한 재정 지원을 약속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하기 위해 액션에 동참했다”라며 “해당 사업은 전 생애 배출량이 유럽연합(EU) 전체 국가의 연간 총 온실가스 배출량을 뛰어넘는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 가능성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역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키는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는 한국 정부가 이 사업에서 즉각 철수하고, 더 이상 화석연료 사업에 공적 금융을 제공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예술가 운동단체 ‘르 브루퀴 코트’의 클로에 휼린(Chloé Heulin) 활동가는 “모든 과학자들이 더 이상 신규 화석연료 사업이 시작되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경고하고 있다”라며 “정부들 특히 한국 정부는 이러한 사업들이 초래할 재앙적 결과를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제 환경단체 350.org의 소야라 페티치(Soyara Fettich) 활동가는 "화석연료 사업은 수백만 명의 미래를 직접적으로 위협한다”라며 “우리는 한국이 매년 1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공적 자금을 화석연료 사업에 지원하며 2015년 파리에서 합의된 ‘지구 온도 1.5°C 상승 제한을 위한 노력’이라는 약속을 저버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해서 모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수십억 달러를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에 활용하고, 오염 주체들은 자신이 초래한 피해를 복구하는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금융 전환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열리고 있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앞서와 같은 이유에서 한국이 사상 첫 ‘오늘의 화석상’ 1위의 불명예를 안은 것이다. 

 

‘오늘의 화석상’은 세계 150개국 2000개 넘는 기후환경 운동단체의 연대체인 ‘기후행동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International)’가 COP 기간 중 하루에 한번 꼴로 기후협상을 늦춘 국가를 선정해 수여하는 불명예 상으로 1999년부터 시작됐다. 한국은 지난해 3위로 처음 수상국 명단에 오른 바 있다.

 

'비상'은 "어젯밤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개최 중인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한국이 2년 연속 ‘오늘의 화석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처음 ‘오늘의 화석상’ 3위를 수상한 한국은 올해는 급기야 1위로 올라섰다. 현재 OECD 국가들 내에서 진행 중인 화석연료 투자 제한 협상에 나홀로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설명 했다.

 

이어 "전 세계가 재생에너지로 나아가는 지금, 한국 정부만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화석연료를 고집하고 있는 행태에 국제사회의 비판이 집중되는 모습을 보고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며 "한국의 해외 화석연료 금융은 연 13조원(10억달러) 규모(`20~`22년 기준)로, 이는 G20 국가 전체의 화석연료 금융제공액의 4분의 1에 달한다. 무려 전 세계 2위를 차지하는 거대한 규모"라고 주장 했다.

 

'비상'은 "문제는 한국 공적금융의 해외 화석연료 금융이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달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 이후에도 지난 4년간 수출입은행의 화석연료 신규 사업 금융지원액은 총 20조 3,537억원으로 직전 4년(`17~`20년) 대비 4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역보험공사도 신규 지원액을 늘려나가는 중"이라며 "수출입은행이 공개한 지난 4년간의 사업 중 일부(9개)는 향후 25년간 9억 2천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의 연 온실가스 배출량(6억 2천만톤)을 훌쩍 넘어서는 배출량"이라고 밝혔다. 

정철우 기자 butyou@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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