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실업 유환덕 대표

2013.04.05 10:00:43

실 염색·가공 독자 브랜드로 해외 진출에 성공



흔히들 우리나라 섬유산업의 메카로 대구를 떠올린다. 하지만 요즘 대구 못지않게 떠오르고 있는 섬유산업 특화지역이 있다. 바로 경기도 ‘포천’이다. 포천의 양문공단은 경기북부의 대표적인 염색산업 단지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대기환경 개선과 에너지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집단에너지 시설 건립이 진행 중인 만큼 향후 친환경 공단으로서 더욱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 염색·가공을 전문으로 하는 ‘유정실업’은 이러한 포천 양문공단의 중견기업으로서 직접 생산설비 시설을 갖춘 국내 몇 안 되는 섬유업체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유정실업은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유럽시장 개척까지 해외수출을 위한 다양한 판로를 모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체 브랜드 개발 및 설비 투자 등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업체이기도 하다.

최상의 품질력과 설비시설 갖춰, 국내 실 염색·가공 업계 선두
유정실업을 이끌고 있는 유환덕 대표(48)는 “경기 불황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만큼 살아남으려면 늘 처음처럼 한결같은 품질로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면서도 한편으로는 설비 투자와 자체 개발 등 도전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유 대표는 1988년부터 서울과 포천에서 실 염색·가공업체에 몸담으며 엔지니어로 13년간 일해 온 섬유업계의 베테랑이다. 그는 실 컬러 매칭에 대한 오랜 노하우와 기술을 바탕으로 직접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지난 2003년 3월 포천시 영중면의 양문공단에 입주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되었다.

현재 유정실업의 하루 생산량은 4톤이다. 이 중 90%는 해외로 수출되며 내수용은 10% 정도이다. 생산되고 있는 재봉용 실은 30여 종에 이르며, 중국에서 원재료를 수입해 미싱에 들어가는 실을 염색하고 가공하는 과정을 거쳐 고객이 원하는 컬러와 원단에 맞춘 실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 

유 대표는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품질을 유지해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정실업의 제품은 미싱에 올려 사용할 때 끊어지지 않고 재봉 시에도 올이 잘 일어나지 않으며, A/S를 통해서도 철저하게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유정실업은 레인보우 색의 ‘오색사’를 개발해 특허를 받기도 했을 만큼 제품 개발과  투자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유정실업은 10억 원을 투자하여 400여 평(1322.32㎡) 규모에 염색·가공 설비를 갖추었다. 이같은 생산설비 공장을 갖춘 업체는 국내에서 손에 꼽을 정도이다.

이뿐만 아니라 ‘UNICON’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현재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유 대표는 앞으로 유정실업의 자체 브랜드인 ‘UNICON’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해외시장에서 더욱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라면서, 동남아시아나 중남미 시장뿐 아니라 품질기준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시장도 공략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유 대표는 “그동안 국내 시장은 품질보다는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이때문에 가격에 맞춰 제품을 생산해온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유럽의 경우는 유해성분에 대한 기준치를 넘으면 통관이 불가능할 정도로 품질과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리기준이 높다. 앞으로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성분관리 및 품질력 향상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에 지은 섬유공장, 가동되지 못해 아쉬워
지난해 장기적인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34억 원의 매출을 올린 유정실업은 올해에는 꾸준한 수출 거래선 유지와 유럽 진출 등을 통해 60억 원 정도의 매출 상승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캄보디아에 진출하여 현지 공장을 세울 예정에 있어 무리한 확장보다는 관리 및 유지에 주력할 계획이다.

사실 유정실업은 지난 2007년 11월 평양에 진출했던 경험이 있다. 6억여 원을 투자하여 북한 평양의 보통강 유역에 400여 평(1322.32㎡)의 공장을 세운 바 있었던 유정실업은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진출 4개월 만에 공장 가동을 중지했다. 지금은 공장의 근황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사업이 단절된 상태이다. 게다가 투자했던 1억 원어치의 원자재도 회수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남북 교류가 활발했던 시기에 북한을 드나들며 시장성을 타진해보니 운영만 잘 된다면 장점이 많겠구나 생각했다. 단순한 품목이긴 하지만 당시 북한에서는 전혀 생산되지 못했던 품목이었다. 유정실업은 단독 입주 조건이었기 때문에 공장만 잘 운영된다면 북한에서 소요되는 양만해도 상당할 것이라 전망이 좋다고 판단했다. 또한 초기 공장 가동 당시에는 북한 인력들이 성실할 뿐만 아니라 인건비도 낮고, 언어의 장벽도 없어 장점이 많았다. 게다가 섬유를 전공한 고급인력들도 많아 만족스러웠는데, 이렇게 사업이 중단되다니 허망하다”며 아쉬운 심경을 토로했다.

하지만 새 정부가 들어선 지금 유 대표는 남북교류가 다시금 재개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최근 북한이 보이고 있는 호전적인 태세 및 국제정세 등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그는 “북한은 천연자원이 풍부한 곳인데, 직접 개발을 하지 못해 중국에 개발권을 넘겨줘야하는 형국이 너무 안타깝다”면서 “정치적인 이슈가 많은 만큼 당분간은 남북 경제협력 문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 진출이 좌절되어 큰 피해를 입은 업체들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수출국에 현지공장 세워 자체 브랜드 공급할 터
북한 진출이 좌절될 수밖에 없었던 뼈아픈 경험을 하고도 여전히 해외시장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 유 대표. 그는 앞으로도 유정실업 제품이 진출해 있는 해외 각국에 현지 공장을 설립해 자체 브랜드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유 대표의 글로벌한 비전처럼 유정실업이 포천의 섬유산업을 이끌어갈 중견기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세계 섬유산업을 선도하는 강소기업이 될 수 있길 바래본다.
김준현 기자 기자 kjh@mbc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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