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미국 걸프 연안 유입 확대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이 1월 들어 사상 최고 수준의 유가 고정(헤지) 거래에 나섰다.
미국이 이란 연안에서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을 대기시키며, 이란의 샤헤드 139 드론을 격추시키는 등 군사적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을 선반영하려는 트레이더와 투자자들이 유가를 미리 고정하려는 거래에 대거 나선 것이다.
헤지 거래는 원유 생산자들이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고 급격한 시장 변동으로부터 생산 수익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 가격에 원유를 고정하는 수단이다. 동시에 변동성이 커질수록 트레이더들에게는 수익 기회가 되기도 한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인터콘티넨털거래소(ICE)에서 미국산 수출 원유의 가격 기준이 되는 WTI 미들랜드-휴스턴(WTI Midland at Houston) 계약 거래량은 190만 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2026년 1월 30일에는 하루 거래량이 25만7569건에 달하며 일일 기준 신기록을 세웠다. 이는 워싱턴과 테헤란 간 긴장이 고조되며 미국 원유 선물이 6개월래 최고 수준 부근에서 거래되던 시점과 맞물린 것이다.
미국 원유 선물 가격은 1월 30일 배럴당 약 65달러에 마감했으며, 이는 연초 첫 거래일 대비 14% 상승한 수준이다.
ICE의 글로벌 석유시장 담당 수석부사장인 제프 바르부토는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유가에 위험 프리미엄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쳤으며, 여기에 미국 내 혹한이 겹치면서 원유 생산과 정제 시장의 수급 구조에도 충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시장 분석가들에 따르면, 이번 겨울 폭풍으로 인해 지난달 말 한때 미국 원유 생산량이 하루 최대 200만 배럴(bpd)까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유럽 원유시장의 경우, 미국 WTI보다 영국 북해산 브렌트(Brent)를 기준으로 가격이 형성되는 만큼, 이란발 지정학 리스크가 커질수록 브렌트에 위험 프리미엄이 먼저 붙는 구조다. 실제로 최근 중동 긴장이 부각되던 구간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60달러 중후반까지 올라 변동성을 키운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