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에서 사고로 차에 깔린 초등생을 시민 11명이 차 들어 올려 구조

  • 등록 2025.12.02 11: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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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6일, 밤 9시쯤 매탄동소재 한 어린이보호구역 대각선 횡단보도에서 사고 발생
- 승용차가 자전거 타고 횡단보도 건너던 A군과 충돌이후 차량 앞범퍼 아래에 끼이는 사고
- 사고주변 현장에 있던 시민 11명이 한달음에 달려와 차 들어 올려 무사히 구조
-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어린이 구조한 시민들에게 모범시민 표창 수여…“공동체 의식 보여주신 여러분께 125만 수원시민 대신해 감사드린다”

지난 11월 6일 밤 9시쯤 매탄동의 한 어린이보호구역 대각선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가 빌생했다.

 

우회전하던 승용차가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 A군과 충돌했고, A군은 차량 앞범퍼의 아래에 끼어서 빠져나오지 못한채 '촌각'을 다툴 정도로 한시가 급한 상황이었다.

 

사고를 낸 승용차 운전자는 신호대기 중이던 개인택시 기사 조화용(57)씨에게 달려와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조씨는 곧장 달려가 상황을 파악했다.

 

차를 뒤로 움직이면 아이가 더 다칠 수 있을 것 같아 차를 들어 올려 아이를 빼내기로 결정했다. 

 

조씨는 큰 소리로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채창주(54)씨가 바로 달려가 119에 신고한 후 함께 차를 들어 올렸다.

 

윤혜영(48)씨는 남편 여인서(50)씨와 산책을 하다가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듣고, 남편과 산책로 울타리를 뛰어넘어 횡단보도로 달려가 힘을 보탰다.

 

1분도 안 돼 대여섯 명이 모였지만 차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변을 지나가던 시민들이 하나둘 달려왔고, 모두 11명이 힘을 모으자 마침내 차가 들렸다. 아이는 “괜찮다”며 집으로 가겠다고 했지만, 시민들은 상처를 확인하며, 구급차가 올 때까지 아이를 안심시켰다.

 

그런 과정에서 곽진성·임세진(매탄고 2학년 5반)군도 힘을 보탰는데 자율학습을 마치고 하교하는 길에 “도와 달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곧바로 뛰어갔다.

 

곽진성군은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 다친 아이의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119에 전화해 “의식은 또렷하고, 얼굴에 멍이 들었고, 입술이 약간 찢어졌다”고 정확하게 설명했다.

 

곽군은 “꿈이 소방관이라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조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고 했고, 임세진군은 “동생이 사고를 당한 아이와 또래여서 남 일 같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구조후 피해 초등학생은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행히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함께 차를 들어 올린 시민들은 “충돌할 때 큰 소리가 나서 걱정했는데 아이가 다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 이재준 수원시장, 시민들에게 모범시민 표창 수여

 

이같은 선행이 알려지면서 수원시는 어린이를 구조한 선행 시민들에게 ‘모범시민 표창’을 수여하기로 하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시민들을 찾아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경찰에 협조를 요청해 첫 번째로 사고 현장에 달려간 조화용씨를 찾았지만, 함께했던 모든 시민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재준 시장은 11월 11일 SNS에 “분초를 다투는 순간에 보여주신 용기와 따뜻함을 함께 기억하겠다”며 “선행시민을 알거나, 구조에 함께하신 분은 새빛민원실 베테랑팀장에게 연락해 달라”는 글을 게시했다. 횡단보도에는 “아이를 구조한 선행시민을 찾는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설치했다.

 

당시 함께했던 시민들이 한 명, 한 명 연락을 해왔고, 김경숙 새빛민원실 베테랑팀장이 연락을 한 시민들을 만나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총 11명이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어린이를 구조한 시민들을 12월 1일 집무실로 초대해 감사인사를 하고, ‘모범시민’ 표창을 수여했다.

 

이재준 시장은 “위험에 빠진 아이를 구하기 위해 힘을 모으며 아름다운 공동체 의식을 보여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125만 수원시민을 대신해 감사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경인 안영찬 기자 an9998@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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