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는 ʻ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화하며 전방위적 보호무역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달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될 경우, 산업별 수출 경쟁 심화와 미국 수입시장의 축소와 함께 국가 간 경쟁구도가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일 공개한 '트럼프 1기 이후 미국 수입시장 수출경합 구조 변화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 멕시코, 캐나다, 일본, 독일 등 주요 대미 자동차 수출국의 점유율은 지난해 대비 일제히 하락했다.
자동차·부품 품목관세(25%) 부과의 영향이 본격화되며 자동차·부품 수출국들의 대미 수출여건이 악화된 결과로 해석된다.
위 보고서는 '2025년 1~4월 미국의 대세계 수입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대한국 수입은 오히려 감소하면서 한국의 수입 순위는 전년 7위에서 3계단 하락한 10위를 기록했다.'라고 담겨있다.
실제 올해 1~4월 미국의 대외 수입은 크게 증가(+19.2%·1조 2242억 달러)한 반면 대(對)한국 수입은 감소(-5.0%, 417억 달러)했다. 이에 따라 미 수입시장 내 한국의 점유율 순위 역시 지난해 7위에서 올해 10위로 하락했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우리 주요 대미 수출품목인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24억 3000만 달러 감소)을 포함한 기계류, 화학공업, 반도체 등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멕시코의 경우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체결 이후(2020년7월 발효) 북미 내 생산기지로서의 입지를 다지며 자동차·부품과 기계류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고, 인도는 정부 주도의 제조업 육성전략 시행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국가별 상이한 상호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수입시장 규모의 감소와 함께 경합 품목을 중심으로 국가 간 경쟁 양상도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25%)보다 고율의 상호관세가 예고된 중국(54%), 베트남(46%), 대만(32%), 인도(26%)의 경우, 기계류와 전기·전자제품을 중심으로 경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관세에 따른 가격적인 이점으로 한국의 반사이익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24%), 독일(20%)은 우리보다 낮은 관세를 적용받아 가격 측면에서 우위에 놓여있다고 봤다. 주된 경쟁 품목인 자동차 및 부품의 경우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품목관세를 일괄적용 받아 단기적 변화는 제한적일 것이나, 기계류 등에서는 우리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됐다.
미국의 관세조치 강화로 인한 복잡해진 경쟁환경 속에서 대미국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요구된다. 자동차와 반도체 등 주요 품목에 대한 북미 공급망을 점검하여 원산지 규정 강화에 대비하고, 생산비용 절감을 통한 과세 기준가격 최소화, 대체가 어렵고 수요가 비탄력적인 품목 위주의 대미 수출 구조 개편 등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트럼프 1기에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 수입시장 내 중국의 점유율이 하락함에 따라 반사이익을 본 국가들을 행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