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청 도형상담 대표

2013.02.05 12:53:01

관계의 균열, 도형상담으로 채운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대선을 치르는 동안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단어 중 하나가 바로 ‘갈등’이다. 진보와 보수의 갈등, 세대 간의 갈등, 지역 간의 갈등, 계층 간의 갈등은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여기저기서 봇물 터지듯 터졌고, 내로라하는 학자와 전문가들은 저마다 갈등의 원인을 분석했지만, 그 갈등사이로 벌어진 사람들의 마음을 메우는 데 관심을 가진 이들은 생각보다 아주 적었다. 도형전도학교 대표이자 생명샘 교회의 송기청 목사는 ‘도형상담’이라는 방법을 가지고 이 땅에 가득한 분열과 갈등을 조금이나마 메우기 위해 오늘도 이 땅에 사는 상처입은 사람을 만나며, 그들의 얘기에 귀기울이고 있다.

‘배려와 섬김’으로 가득한 생명샘 교회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요한복음 4장 14절)’

사람에게 가장 견디기 힘든 것 중 하나는 바로 ‘목마름’이다. 인간의 신체 중 70%이상이 수분으로 채워져있기 때문에,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시로 물을 마시지 않으면 갈증을 느낄 수 밖에 없고, 탈수가 되면 심하게는 생명의 위협까지 받게 된다.

하지만 목마름의 범위는 단순히 육체적인 차원에서 그치지 않는다. 인간이기에 느낄 수 있는 정서적, 영적인 목마름 역시 삶에서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는 그것에 대한 해갈을 위해 이곳저곳을 헤맬 수밖에 없는 존재다.

의정부에 위치한 ‘생명샘 교회’의 송기청 목사는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자신의 사역에서도 온전히 드러내기 위해 ‘생명샘 교회’의 여러 사역을 통해 지역주민이 느끼는 목마름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1999년에 이 교회에 왔는데, 내가 오기 전에 있던 두 분의 목사님이 이미 사역을 포기하고 떠날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고 교회가 분해되기 일보 직전이었다”고 회상한 송 목사는 “새로 개척한다는 마음으로 사역을 시작하고 목회를 하다보니 그 전에 성도들의 마음에 있던 상처들이 많이 아물어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생명샘 교회는 현재 150명 정도가 출석을 하고 있는데 특이한 것은 다른 교회들은 어른들은 많이 있지만 어린 학생들은 그 수가 점점 줄어가고 있는 반면, 생명샘 교회는 60명 이상의 학생들이 매주 함께하고 있다. 또한 송 목사 스스로 장애우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에 장애우들에 대한 섬김도 지극하다.

송 목사는 “주변에서 ‘장애우 교회’라는 소문까지 난 모양인데, 뭔가 다른 걸 하기 보다는 장애우들만 별도로 예배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성도들과 함께 예배드릴 수 있게 했다”며, “처음 오는 사람들은 부담스러워하거나 불편해 하기도 하지만 장애우 역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영혼이고, 우리가 이들을 포기하면 정말 갈 곳이 없어지는 이들이기 때문에 함께 예배드리고 있다”며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생명샘 교회는 당초 상가건물에서 시작했다가 송 목사가 부임한지 5년만에 건축을 하게 됐다. 당시 송 목사는 건물의 1층을 예배당으로 하려고 했으나, 설계상으로 여의치 않게 되자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1급 중증장애인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일부러 설치할 정도로 장애우를 섬기고자 하는 마음이 극진하다.  

동그라미·세모·네모·S로 풀어가는 마음의 갈등
교계는 물론 우리나라와 전세계적으로 ‘코칭’이란 말과 ‘힐링’이란 말이 대두되면서 ‘상담’에 대한 관심 역시 자연적으로 높아져 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대부분의 상담이 성격이나 기질만 알아서 장점을 개발하고 단점을 파악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상담을 받는 이의 내면에 있는 것들을 끄집어내서 삶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데는 무리가 있다.

이런 점이 안타까웠던 송 목사는 2006년부터 교회 안에 ‘도형전도학교’를 개설해 도형상담을 전도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많은 송 목사는 이를 활용해 청소년들의 진로상담은 물론 코칭에까지 활용해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도형상담은 히포크라테스의 4가지 기질이론을 기반으로 한다. 동그라미와 세모, 네모, 에스(S) 네 개의 도형을 그리게 해 도형의 위치, 모양, 크기 등을 통해 상담을 받는 이의 기질과 성격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여러 가지 고민과 문제점들을 각 사람에게 맞는 방법으로 해결책을 제시한다.

“청소년을 많이 만나면서 학교폭력이나 이성관계, 술·담배, 한부모 가정 아이들, 조손가정 등의 아이들과 만날 때 도형상담을 통해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쉽게 연다”고 밝힌 송 목사는 “상담을 하면서 아이들의 눈물을 보면서 ‘이 아이가 치유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송 목사는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싶어도 말할 곳이 없고, 자존심 때문에 자기를 드러내지도 못하다 보니 더 외로워지고 문제가 생기는데, 상담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열고자 한다”며, “문제 있는 사람들은 자기 문제를 드러내지 않는데 도형상담은 그 사람들의 문제를 즉시 파악할 수 있어서 상담을 받는 이들이 놀라고 그 다음에는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기뻐한다”며 도형상담의 우수성을 언급했다.

덧붙여 송 목사는 “도형상담을 통해 가족 간의 관계가 회복되기도 하고, 아이의 성적이 150등씩 상승하는 것도 봤다”며, “예전에 4개월 동안 한 가족 4명을 다 해줬는데, 아이들이 바뀌니까 어머니의 삶에 기쁨이 채워지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밖으로만 돌던 아버지도 가정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결국에는 관계의 회복을 위해서는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하지만 송 목사는 도형상담이 자신이 하는 일의 전부는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도형상담은 단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사람들의 마음을 좀 더 쉽게 열게 하는 도구라는 점을 몇 차례고 강조했다.

“상담이 목적이 아니라 상담을 통해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 목적이고 관계를 맺는 도구로 도형상담을 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 송 목사는 “작년에 외부강의를 안하고 교회 내에서 상담을 하기 시작하니까 지난해에만 서류상으로는 중고등부에 60명이 전도가 됐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며 결국에는 도형상담 역시 복음전파의 도구임을 분명히 했다.

지역과 함께 호흡하며 다음 세대를 키우는 교회
우리나라의 기독교, 특히 개신교는 최근 들어 위기의식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지역과의 소통에 소홀히 하고, 다음 세대를 키우지 못한 것이 서서히 문제화되면서 수면위로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송 목사는 “하나님이 어떻게 변화시킬지 모르는데 배타적 태도를 취하기보다는  폭을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장 교회건물만 해도 교회내 행사에만 사용하지, 지역행사 등에 개방하는 경우를 보기가 쉽지 않다”며 한국교회가 지역사회와 보조를 맞추지 못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송 목사는 이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인근 학원들이 세미나를 한다고 하면 교회를 무료로 빌려줘서 인근 학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성공했고 일부 학원들은 교회의 청소년들을 무료로 가르쳐주기도 하는 등 상부상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청소년 문제에 대해서도 송 목사는 교회를 개방해 아이들이 우선 교회에 발을 들일 수 있도록 문턱을 최대한으로 낮추고 있다.

“주일보다 평일에 아이들이 더 많이 온다”며 너털웃음을 보인 송 목사는 “학생들이 들락거리고 쉬고 가는 곳으로 교회가 인식되면, 굳이 출석을 하지 않아도 언젠가는 교회에 온다고 생각한다”며, “1~2월은 중고등부 학생들 양육기간으로 삼고 3월부터 다시 전도해서 중고등부를 백 명 이상으로 성장시키고 내년에는 그 부모님을 전도할 계획”이라며 다음 세대의 성도를 키울 계획을 갖고 있음을 밝혔다.

특히 송 목사는 앞으로 영재들과 탈선 청소년을 위한 별도의 대안학교를 만드는 것을 자신의 소망으로 삼을 정도로 청소년 문제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성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송 목사에게 물었다. 송 목사는 목이 메이는 지 한참을 말문을 열지 못하다가 “목회자를 믿어줘서 너무 고맙다”고 어렵게 말한 뒤 “선한 일에는 하나님이 분명히 보답하신다. 하나님이 좋은 길 열어주실 것을 믿고, 지금까지 잘 견뎌왔지만 앞으로도 끝까지 잘 순종하면서 예수님처럼 살아야 한다”고 전했다.

어떤 한 가지 재주를 가진 사람은 그 재주를 어떻게 쓰느냐에 자신의 평생이 걸린다. 송 목사가 사역의 현장에서 사용하는 ‘도형상담’은 분명 이 상처 많은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위로의 물 한 모금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송 목사는 그것으로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해주거나 ‘도형상담가’로 기억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오로지 그것은 자신의 궁극적인 사명인 ‘복음전파’의 도구이고 다음 세대와 가정의 마음을 치유하는 도구일 뿐, 그것 때문에 보여지는 사람의 반응에 흔들리지 않는 굳센 믿음을 가진 이 시대의 진정한 영적인 목자이다.

손가락질 하기는 쉽지만, 안아주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는 요즘. 송 목사는 여전히 장애우와 깨어진 가정, 청소년 등 아프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자신의 가슴을 열어 이들을 따뜻하게 품어주고 있다.

김준현 기자 기자 kjh@mbceconomy.com
Copyright @2012 M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회사명 (주)방송문화미디어텍|사업자등록번호 107-87-61615 | 등록번호 서울 아02902 | 등록/발행일 2012.06.20 발행인/편집인 : 조재성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방로69길 23 한국금융IT빌딩 5층 | 전화 02-6672-0310 | 팩스 02-6499-0311 M이코노미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무단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