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애니핫 회장 강석준

2012.10.08 18:56:13

탄소섬유 발열체, 세계를 따뜻하게 만들다



진화를 거듭해 온 인간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발견을 꼽으라고 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불’의 발견일 것이다.
인간은 불을 발견한 이후 추위나 맹수의 공격과 같은 외부의 위험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진정한 ‘만물의 영장’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
수많은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는 ‘불’에서 더 나아가 ‘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그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산업화 과정을 거치고 친환경 시대를 맞이하면서 불과 열기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보일러 개발 전문업체인 (주)애니핫의 강석준 회장은 이러한 불과 열기에 관한 관심을 좀 더 구체화시켜 산업현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역만리에서 만난 탄소섬유
겸손하고 포근한 인상의 강 회장은 인터뷰를 하는 내내 “인터뷰를 할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 아닌데...”라며,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가 개발한 탄소섬유를 활용한 발열체에 대해 얘기를 할 때는 눈빛을 반짝이며 자부심 가득한 표정으로 얘기를 풀어나갔다.

“발열체를 만드는 회사이기 때문에 이름도 ‘어떤 환경, 어떤 조건, 어떤 지역에서라도 열을 내는 발열체를 만들자’는 의미로 애니핫(anyhot)이라고 지었다”고 입을 연 강 회장은 “미항공우주국에 근무하는 친구가 탄소섬유를 소개해 줘 이 분야로 전환한 것이 사업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1990년, 당시 38세였던 강 회장은 가족들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을 가게 됐다. 그곳에서 식품제조업을 하던 강 회장에게 나사에 근무하던 동기가 사업성이 있다고 소개해 준 것이 바로 지금의 강 회장을 있게 해 준 ‘탄소섬유’였고 강 회장은 탄소섬유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그 안의 새로운 세상에 푹 빠지게 돼 결국 2003년에 귀국해 본격적으로 탄소 발열체에 대한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강 회장은 “당시만 하더라도 탄소섬유는 열에 잘 견디고, 가볍고, 강하다는 이유로 주로 군사무기 제조에 사용됐을 뿐, 일반인이 사고 싶다고 살 수 있는 소재가 아니었다”며, “본격적인 연구를 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독학으로 공부하면서 보일러에 접목한 것이 시초라고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탄소섬유를 이용한 발열체를 활용하는 기술의 현재 일본이 가장 앞서나가고 있고 원천소재기술도 일본이 보유하고 있다. 강 회장은 일본을 능가하는 탄소섬유 발열체를 개발하기 위해 한순간도 쉬지 않고 연구와 사업체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탄소섬유가 개발되기 전까지만 해도 에디슨이 발명한 니크롬선을 활용한 기술로 열을 내왔는데 10년 전에 우리가 발명한 발열체가 터닝포인트를 제시했다”고 밝힌 강 회장은 “현재 개발된 것만으로는 시장의 수요를 다 감당할 수 없어서 지금이 시작시기라고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탄소섬유를 활용한 발열체가 다른 발열체와 차별화를 이루는 요소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강 회장은 “에너지 절감, 녹색에너지, 탄소배출 절감 등 환경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소개한 뒤 “효율성을 따져봐도 전기에너지로 보일러를 만들면 85~90% 정도만 효율이 확보되는데, 탄소섬유를 이용한 보일러는 96.3% 이상의 효율성을 보여 훨씬 경제적”이라고 자랑스럽게 밝혔다.

덧붙여 강 회장은 “탄소섬유를 이용한 제품에서는 ‘생명의 선’이라고 불리는 원적외선이 나오는데 원적외선의 특성 상 인체에 쏘이게 되면 인체 내부의 수분활동이 활발해지고, 낮은 온도에서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건강과 효율을 모두 잡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최근 애니핫은, 전국 고속도로휴게소 중 6~7곳에서 시범적으로 탄소섬유를 이용한 난방기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애니핫 측의 주장에 따르면, 탄소섬유를 활용한 난방기기를 이용할 경우, 5달 동안 400만 원가량의 난방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애니핫에서 제작한 탄소섬유 보일러는 산업현장이나 농축수산업 현장, 일반 생활 현장 등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으며, 열풍기 역시 산업현장에서 높은 효율을 인정받아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또한, 농장에는 전구형 난방기를 보급해 식품 건조 등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청기와장수 심보 버리고 시장 전체를 생각하다
‘청기와장수 심보’라는 말이 있다. 좋은 청기와를 만들어 파는 상인이 혼자만 기술을 독점하고 있다가 결국 맥이 끊겨버렸다는 내용을 담은 이 말은 지식과 정보의 교류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 회장은 처음부터 특허와 관련된 기술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아예 모든 자료를 회사 홈페이지에 개방해 놓고 누구든지 그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소기업일수록 기술보안에 철저해야 할 것 같은데 정작 강 회장은 그에 대해 이러한 답을 내놨다.

“탄소섬유를 이용한 발열체를 활용한 보일러나 난방기기 시장은 수십억에서 나아가 수조 원 규모의 시장인데 이를 독점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하니까 특허상에 필요한 것들 외에는 자료를 다 공개한다”라고 말한 강 회장은 “내 기술이 다른 기술과 접목돼서 우수한 제품이 나와 세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보람있는 일이고, 애니핫의 기술보다 더 나은 기술이 개발되도록 돕고자 하는 마음도 있다”고 말해 그의 안목이 자기 회사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를 아우르고 있음을 드러냈다.

애니핫은 현재 국내에 7건, 국제신청 4건, 중국 국제 특허 등 다양한 형태의 특허를 갖고 있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으며, 특히 중국의 한 업체에서는 항저우 과학단지에 애니핫이 연구 할 수 있는 자리를 무상으로 내주기도 하는 등 해외에서도 지대한 관심과 애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렇듯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애니핫 역시 국내 중소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똑같이 겪고 있다. 특히 강 회장이 보완이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역시 연구된 제품을 상용화하는 과정이다.

“아무리 연구를 많이 하고 좋은 기술이라고 해도 그것을 활용하지 못하면 묻히게 된다”고 전제한 강 회장은 “새로운 제품은 양산할 수 있는 시설이 열악해서 비쌀 수밖에 없는데 연구된 제품이 빨리 상용화돼 경제성만 맞춰진다면 새로운 기술을 확산하고 받아들여지기 쉽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와 관련해 강 회장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연구한 제품에 대해서는 국가가 판매 혹은 구매를 할 수 있는 사후처리까지 해줘야지 R&D에서 멈추면 안 된다”며, “국가 차원에서는 기업화시키고 수출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하며, 국민에게까지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강 회장에게 ‘꿈’에 대해 물었더니 “70세 이전에 일선에서 물러나 강의를 통해 후학을 양성하고 싶다”라는 다소 소박해 보이는 꿈을 얘기했다. 그리고 강 회장은 이미 부경대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이수 중이고, 중국의 한 대학에서도 강 회장과 애니핫의 실력을 높이 평가해 신소재와 관련된 강의를 제의해 놓은 상태이다.

‘만날 인연은 어떻게든 만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인연을 좇아 맺어진 인연은 필연적으로 좋은 결과물을 낳게 마련이다. 강석준 회장과 탄소섬유의 만남 역시 애니핫이라는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었고 지금도 왕성하게 더 좋은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쉼 없이 전진하고 있다.

김준현 기자 기자 kjh019158@hanmail.net
Copyright @2012 M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회사명 (주)방송문화미디어텍|사업자등록번호 107-87-61615 | 등록번호 서울 아02902 | 등록/발행일 2012.06.20 발행인/편집인 : 조재성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대방로69길 23 한국금융IT빌딩 5층 | 전화 02-6672-0310 | 팩스 02-6499-0311 M이코노미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무단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