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해병 사건을 수사한 특별검사팀이 13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지난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 수해 현장에서 채수근 상병(당시 일병)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급류에 휩쓸려 숨진 지 1000일 만이다.
이번 사건은 해병특검 출범 이후 첫 번째 기소 사건으로, 군 지휘관의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검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 심리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임 전 사단장이 업무상 과실치사 및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로 기소된 만큼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이 언론 보도를 통해 수중수색 상황을 인지했음에도 이를 묵인·방치했고,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작전통제권이 육군으로 이관된 상황에서도 현장에 나타나 지휘권을 행사하며 “하늘에 태양이 두 개, 호랑이가 두 마리인 상황”을 만들어 지휘체계를 혼란에 빠뜨렸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은 안전보다 적극적·공세적 수색을 강조하며 포병대대를 특정해 반복적으로 질책했고, 이는 사고 발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도 책임을 하급자에게 돌리는 태도는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 외에도 당시 현장 지휘를 맡았던 간부들에 대한 구형이 이뤄졌다. 박상현 전 해병대 7여단장은 징역 2년 6월을,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은 징역 2년 6월을, 이용민 전 포7대대장은 금고 1년 6월을, 장 모 전 포7대대 본부중대장은 금고 1년을 받았다.
특검은 “지휘관들은 위험을 예견하고 안전하게 임무가 수행되도록 조치할 책임이 있지만 이를 저버렸다”며 공동 과실을 강조했다.
한편 결심공판에는 채 상병의 부모가 직접 출석해 엄벌을 촉구했다. 채 상병의 모친은 “아들이 하늘나라로 간 뒤 모든 일상이 무너졌다”며 “지휘관들의 자식이었어도 흙탕물 속에 안전 장비 없이 투입했을지 묻고 싶다”고 울분을 토했다. 아버지도 “육군과 해병대 장갑차조차 철수한 상황에서 왜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고 들어가게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임 전 사단장은 최후 진술에서 “군 생활 38년의 명예를 걸고 도덕적 책임은 통감하지만, 형사처벌을 받을 만큼의 죄를 범하지는 않았다”고 항변했다. 그는 유족에게 “명복을 빌며 진심으로 죄송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만 법적 책임은 여전히 부인했다. 임 전 사단장의 변호인도 “구체적인 명령을 내린 적이 없으며, 작전통제권 침해가 아닌 포괄적 지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병사의 순직을 넘어 군 지휘체계와 안전 관리의 책임 문제를 사회적으로 환기시켰다. 특검팀은 “사고 발생 1000일 만에 변론이 종결된 사실 자체가 우리 사회와 군에 남긴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준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여러 언론에 따르면 재판부는 내달 8일 선고 기일을 지정했다. 이번 판결은 군 지휘관의 법적 책임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