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에게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한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포기하면서, 사건은 국가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수사 과정에서의 미흡한 부분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인정한 이번 판결을 엄중히 받아들인다”며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2022년 5월 22일에 발생했다. 부산 서면에서 귀가하던 한 여성이 가해자에게 돌려차기 공격을 당해 쓰러진 뒤, CCTV 사각지대로 옮겨져 성폭력 시도를 당한 사건이다. 가해자는 피해자를 발로 밟아 의식을 잃게 한 뒤 도주했다.
초기 수사 과정에서 사건을 맡은 경찰은 사건을 살인미수 혐의로만 송치했고, 검찰도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초동수사 과정에서 성폭력 정황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 이후 검찰이 항소심에서 보완수사를 진행하며 피해자의 청바지 안쪽 등에서 가해자의 DNA를 확보했고, 성폭력 목적이 확인되면서 죄명이 기존 ‘살인미수’에서 ‘강간살인미수’로 변경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 20년을 선고했고, 이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피해자는 초동수사의 부실로 인해 사건의 실체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올해 2월 13일 판결에서 △초동수사가 불합리해 성폭력의 구체적 양상과 결과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피해자가 추가적인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국가가 피해자에게 위자료 15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등 세 가지로 판결했다.
법무부는 5일, 이 같은 판단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항소를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정 장관은 “앞으로도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과 수사 절차 점검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항소 포기 결정은 국가가 초동수사 실패로 인한 피해자의 고통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례로, 향후 성폭력·강력범죄 수사 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 요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피해자 보호 중심의 수사 절차 강화, 성폭력 정황에 대한 초기 대응 체계 보완 등이 주요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