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공동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란 국영방송 앵커가 방송 도중 오열하는 장면이 송출됐다.
이란 국영방송 IRIB 앵커는 하메네이의 사망을 전하며 “신은 위대하다”며 “이슬람 혁명의 최고지도자가 미국과 시온주의 정권의 공동 범죄 공격으로 순교했다는 사실을 깊은 슬픔 속에 알린다”고 말했다. 앵커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말을 잇지 못했고, 스튜디오 안의 흐느끼는 소리도 그대로 전파를 탔다.
지난 1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 수도 테헤란 등 시설 3곳을 집중 타격했다. 양국 발표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번 공습으로 하메네이를 포함한 이란 수뇌부 50여명이 사망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반면에 CNN 등에 따르면 미군 측 피해는 3명 사망, 5명 중상으로 전해졌다.
이란도 즉각 보복에 나섰다. 바레인 미 해군 5함대 본부와 쿠웨이트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 등 미군 거점이 있는 지역을 겨냥한 미사일·드론 공격이 이어졌고, 예루살렘·텔아비브권·하이파 등 이스라엘 주요 도시권을 향한 타격도 진행됐다. 현재 양측은 전면전은 피한 채 제한적 보복을 주고받는 ‘산발적 공습’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하메네이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개시한 지 15시간 만이라는 설명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하메네이가 있던 장소에는 폭탄 수십 발이 투하되는 등 집중 타격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당국은 40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이란 정부는 이번 공습으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모하마드 파크푸르 총사령관과 수석 안보보좌관 알리 샴카니 등이 사망했다고 밝혔으며, 하메네이 가족 일부도 희생됐다고 국영매체는 전했다.
◇ 트럼프 “이란과 대화 원한다”...이스라엘 ‘포효하는 사자’ 확대 기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대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내면서도, 이란 시민들에게 “자유를 되찾을 때”라고 언급하며 체제 변화를 압박하는 발언도 병행했다. 군사적 압박과 내부 균열 유도를 동시에 노리는 ‘투트랙’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미국이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장기화와 전사자 부담이 여전히 정치적 부담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은 공중전 확대, 정밀 타격, 사이버전, 제재 강화 등 이른바 ‘하이브리드 압박’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은 이번 작전을 ‘포효하는 사자’로 명명하고 미국과 공동 작전을 벌였다. 향후 공습 국면에 머물지, 독자적으로 지상군(특수부대 포함)을 투입해 작전을 확대할지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이란은 20만명 규모의 혁명수비대와 정규군을 합쳐 50만명을 웃도는 병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킨잘, 샤헤드 등으로 대표되는 미사일·드론 전력 역시 중동 내 최상위권으로 거론된다. 공습만으로 체제 붕괴를 유도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만약 이스라엘이 제한적 지상전에 돌입할 경우 충돌은 전면전으로 확산될 위험이 커진다.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 이란과 연계된 세력이 동시에 움직이면 분쟁이 다중 전선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한국 정부 “에너지·금융 변동성 확대”...24시간 점검체계 가동
정부는 이번 사태로 국제 에너지·금융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관계기관 합동 점검체계를 가동했다. 에너지 수급과 해상 물류, 금융시장 흐름 등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 발생 시 상황별 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동 상황 관련 관계기관 합동 긴급 상황점검회의’에서는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 국내 금융시장 수급과 심리, 원유·LNG 도입 여건, 해상 운송 리스크, 수출입 기업 영향 등을 점검했다. 외교부·산업통상부·해양수산부·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금융감독원·국제금융센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부는 원유 수급과 물류 차질 가능성을 상시 점검하는 한편,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될 경우 관계기관 공조 하에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