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재개전망 남북의료 협력방안 모색 세미나’가 20일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는 지난 2016년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사실상 10년 가까이 멈춰선 남북 경제·의료 교류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취지다. 세미나는 이재강 국회의원(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김남중 통일부 차관,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과 정근 온병원그룹 회장(이사장) 등 그린닥터스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그린닥터스 개성공단 남북협력병원은 2004년 11월 개성공단 응급진료소 무료 진료를 시작했다. 2006년에 개성공업지구 그리닥터스 남북협력병원을 설립한 이후, 2007년 1월부터 남북협력병원 정식 진료를 개시했으나 2012년 12월 운영을 종료했다.
정근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2004년 통일부 지정으로 시작된 개성병원은 1945년 이래로 60년만의 첫 남북협력병원인데 개성공단이 문을 닫으면서 중단됐다”며 “교류 중단 이후에는 저희가 역사에 기록을 남기기 위해 백서도 발간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저희가 개성공단에 들어간 지 2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이번 세미나를 통해 남북이 화해와 교류를 통한 대화의 물꼬가 터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학영 국회 부의장은 축사에서 “개성공단이 남북간 정치적 논의도 없이 하루아침에 문닫는 걸 보면서 ‘세상에 이런 무지막지한 일도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러한 민족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시작된 그린닥터스의 남북의료협력 사업과 협력병원 등 의료협력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남북협력병원이 재개될 수 있도록 통일부에서도 관심을 가져 달라"고 덧붙였다.
김남중 통일부 차관은 “현재 교착상태에 있는 남북 관계는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하고, 우리가 국제사회와 협력한다면 한반도에도 평화가 정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80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평화공존과 남북협력을 강조하셨고, 적대와 불신의 관계를 종식해야 한다”며 “개성공단은 남북협력관계의 상징이자 평화의 상징인 만큼 오늘 논의될 보건의료 협력이 사람의 목숨을 살리며 인류의 공동애를 지키는 일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은 ”최근 북한은 핵미사일 발사와 남한을 적대국가시하는 발언 등으로 우리의 대화 노력을 거부하고 있다“면서도 ”남북통일은 오랜 염원이자 우리의 시대적 소명일뿐 아니라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성공단 재개와 남북의료협력을 시작으로 남북협력과 평화통일을 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며 ”의료협력은 인도적 차원인 만큼 이를 계기로 남북관계가 더 크게 열리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 첫 주제발표에는 김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 ‘개성공단 재개 전망과 남북 의료협력 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만큼 북미정상회담에 적극적이었던 지도자는 없었다“며 ”북한 김정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기에 북미 관계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기에 과감한 전략적 결단으로 북미정상회담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북미 대화를 성사시키기 위한 페이스메이커 역할과 남북 신뢰회복을 통해 북한이 미국과 합의한 후 남북 관계 개선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추진하는 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기명 통일과 북한법학회 박사를 좌장으로 하고, 홍정익 질병관리청 감염병정책국장, 이한평 전 부산 MBC 국장 겸 전 부산교통방송 사장, 신유리 국민대 교수가 함께 토론을 이어갔다.
먼저 홍정익 질병관리청 감염병정책국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언급하며 남북 간 감염병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장기간 교류 단절로 토착 감염병 양상이 달라진 만큼, 인적교류 재개 시 상호 감염병 유입에 대비해야 한다”며 “감염병 협력이 국민 공감도와 국제사회 협력 가능성을 모두 충족하는 분야”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이한평 전 부산MBC 국장은 개성공단 내 ‘개성 남북협력병원’의 운영 경험을 토대로 의료협력의 성과와 한계를 짚었다.
그는 “남북 의료진이 공동으로 수술실·방사선실·진단실 운영을 통해 실질적 협진을 펼쳤었다”며 “이는 의료를 통한 작은 통일의 장”이었다고 회고했다. 다만 개성공단 중단 이후 지속성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음을 강조하며, 북한 의료 실태 분석과 지역 맞춤형 지원, 북한 내 거점병원 설립 등을 제안했다.
신유리 국민대 북한법제연구센터 연구위원은 “김정은 정권은 올해를 ‘보건혁명의 원년’으로 내세우며 보건의료를 체제 생존전략의 축으로 격상시키고 있다”며 “북한은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자국식 ‘국가발전목표(NDGs)’와 연동하고, 방역·의약품·의료감정 등 관련 법령을 잇달아 정비했다”며 북한도 보건의료를 중요시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마지막으로 정근 온병원그룹 회장을 좌장으로 참석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그린닥터스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개성공단 재개와 의료협력을 결합한 실질적 로드맵을 제시하며 남북 의료교류의 새로운 모델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재단법인 그린닥터스와 그린닥터스 개성공단 남북협력병원 재개원추진위원회가 공동 주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