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격주 주5일제 야간배송’ 시행 홍보했지만 ‘주7일 야간배송’ 강요

  • 등록 2025.10.12 17: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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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경 “쿠팡의 심야노동시간 은폐 드러나...전면적인 근로감독해야”

 

쿠팡이 ‘격주 주5일제 야간배송’을 시행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주6일, 주7일 강제노동이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쿠팡 대리점들이 회사 아이디를 이용해 심야노동시간 및 노동자 휴일이 없는 사실을 은폐하고 주7일 야간 배송까지 종용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쿠팡 대리점 올리브로지스틱스에서 일하던 A씨는 지난 7월 27일부터 엿새간 야간배송을 마친 뒤(7월 27일부터 7월 31일까지는 본인 아이디, 8월 1일은 회사 아이디로 근무), 하루 쉬는 날이던 8월 2일, 회사로부터 다시 근무 지시를 받았다. 배송 업무 어플 접속 아이디를 다르게 해 시스템상 주5일 근무 후 하루 휴식한 것처럼 만들어 마치 택배기사가 하루를 더 쉬려고 한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이다.

 

A씨가 이를 거부하자 회사는 '대체 인력 투입 비용'이라며 용차비 70만 원을 청구했다. 만약 A씨가 그날 지시에 따랐다면, 해당 주간에 7일 연속 야간배송을 하게 되는 것은 물론, 그 다음 주 휴무일(토요일)까지 총 13일 연속 야간배송을 하게 되는 셈이었다.

 

특히, 5일은 노동자 본인 아이디로 배송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하루는 다른 아이디로 업무를 수행하게 하여 노동시간을 은폐하려는 행위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제보자 A씨는 “주7일 배송 강요 사건 이전에도 이미 대리점의 지시로 주5일은 제 아이디로, 하루는 회사가 주는 아이디로 배송을 나갔었다. 쿠팡은 실제 업무하는 기사와 그 기사가 사용하는 아이디를 확인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문제 삼고 있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꼼수로 노동시간을 은폐하는 행위를 쿠팡이 용인해주고 있다”며 “올리브로지스틱스 외에도 이런 식으로 노동시간을 은폐하며 주7일 배송을 강요하는 곳이 더 있다”고 밝혔다.

 

정혜경 의원은 12일 “쿠팡은 야간배송 주5일제를 시행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도 실제로는 다른 아이디를 사용하게끔 하여 노동시간을 은폐하고, 대리점을 앞세워 노동자에게 주7일 야간배송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편법과 꼼수로 노동자를 쥐어짜는 악덕기업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쿠팡의 이러한 과로 조장 행태에 대해 전면적인 근로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쿠팡은 대리점 계약서에 SLA라는 서비스수준협약에 평가지표를 넣어 대리점의 재계약 여부를 평가하고 있다. 이 지표에는 2회전 배송 미수행·월 수행률·휴무일 배송률·프레시백 회수율 등이 포함돼 있다. 쿠팡 대리점의 택배기사가 하루를 쉬게 되면 쿠팡에서는 ‘쿠팡친구’라는 대체인력을 투입한다.

 

하지만 이 경우, 평가지표가 떨어지게 되고 이는 대리점 재계약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리점은 택배기사에게 노동을 강요하거나 ‘쿠팡친구’가 아닌 다른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용차비를 택배기사에게 청구하는 방식으로 평가지표 하락을 막고 있다. 결국 대리점의 본사 지표를 맞추기 위해 택배노동자의 주7일 과로배송을 강요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최동환 기자 photo7298@m-e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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