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당사자가 협상 과정에서 보여주는양보의 크기와 정도를 결정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당사자의 유보치는 양보에 큰영향을 미친다. 높은 유보치를 지닌 당사자의최초 요구수준은 높으며 양보는 느린 속도로이루어지게 마련이다. 물론 이 경우 상대방과의 합의는 지연되며 합의를 이루기도 어려워진다.
요구 수준이 유보치에 가까워질수록 유보치가 미치는 영향력은 커진다. 따라서 협상의 후반부로 갈수록 유보치가 요구수준에 미치는 효과가 커지는데, 이는 이미 충분한 양보를 통해 요구 수준을 유보치의 범위 내로 끌어 내렸기 때문이다. 당사자의 기대 수준은 양보에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기대 수준이 높을수록 요구수준이 높아지며 양보의 폭은 작고 합의의 속도는 느려진다.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 높은 기대치는 더 큰이익을 얻게 만든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기
대 수준은 유보치와 상호작용한다는 점이다. 기대치가 낮은 경유 유보치는 요구 수준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기대치가 낮다는 것은 유보치와 요구 수준이 서로 근접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양보는 시간적 압력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시간적 압력은 협상을 계속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 또는 위험에서 기인하거나 협상을 종결해야 하는 시한이 가까웠음을 느끼는 경우에 발생한다. 단일의제 협상의 경우 시간적 압력은 낮은 요구수준, 신속한 양보, 신속한 합의를 유도한다. 시간적 압력이 큰 경우 유보치와 요구 수준은 근접하게 된다.
상대방에 대한 적대감은 양보를 어렵게 만들며 그 결과 합의를 어렵게 만든다. 상대방이
공정하지 못하며 협상가의 권리를 침해하고착취하듯 행동한다고 느껴지는 경우 적대감
의 효과는 더욱 커지게 된다. 이 경우 양보는 곧 적에 대한 굴복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양보
가 아닌 경쟁적 성향이 강해진다.
◇집단 대표로 협상을 진행하는 경우 양보가 지닌 특성
1) 협상가는 흔히 구성원으로 불리는 특성 집단의 구성원들을 대표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물론 대표자로서의 역할은 협상을 잘 진행하여 구성원들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구성원들
이 협상에서 이기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믿는 경우, 대표는 양보를 하려고 하지 않으며 합의를 이루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2) 그러나 구성원들이 협력과 합의를 중시한다고 여기는 경우 이들은 양보를 하며 신속한 합의를 위해 노력한다.
3) 구성원들의 선호에 대한 정보가 없는 경우, 협상 대표는 실제보다 구성원들이 승리를 갈망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대표는 양보를 하지 않으며 합의를 이루기가
어려워진다.
4) 협상대표가 구성원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거나 집단 내에서의 자신의 신분이 불안정하다고 느끼는 경우, 양보를 어렵게 만들고 나아가 합의를 어렵게 만든다. 한편 조직 내에서
의 지위가 낮은 경우나 구성원들에 비해 신뢰를 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경우 불안정성이 커진다.
5) 협상에 대한 구성원들의 감시는 대표의 양보에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감시는 대표로 하여금 완고한 협상을 하도록 유도한다. 특히 책임이 큰 경우 더욱 그러하다. 실제로 구성원들이 협상장에 나와 있는 경우, 협상가는 대게 터프가이(tough guy)가 된다.
상대방의 요구나 양보에 대한 반응은 크게 일치(matching)와 불일치(mis-matching)로 나뉜다.(표)
일치 전략 : 상대방의 요구가 큰 경우, 더 큰 요구를 하거나 상대방의 양보보다 더 신속한 양보를 하는 경우가 일치 전략이다. 즉 상대방과 보조를 맞추는 전략이다.
불일치 전략 : 불일치 전략은 상대방의 요구가 적은 데 비해 더 큰 요구를 하거나, 상대방이 천천히 양보를 하는 데 비해 더 빨리 양보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한 마디로 불일치는 거꾸로 대응하는 전략이다. 협상 과정에서 일치와 불일치가 발생되는 시점은 상이하다.
보통 불일치는 협상 초기에 나타난다. 사람들은 흔히 상대방이 초기에 완고한 경우 보통 수준의 요구를 하며, 상대방이 초기에 협조적인 경우 많은 요구를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대응 방식은 ‘포착(tracking)’행태로 불린다. 즉 상대방의 유보치와는 적당한 거리를 둔 요구를 하려고 노력함으로써 요구들이 현실적 수준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상대방에게 너무 큰기대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상대방의 유보치를 알 수 있는 정보가 있는 경우 초기의 불일치는 사라진다.
일치 전략은 보통 협상의 중간 단계에 나타난다. 협상가들은 흔히 상대방이 완고하면 자신도 완고하고, 상대방이 양보하면 자신도 양보한다. 이는 상대방의 양보 빈도에 대한 일치 전
략에서도 발견된다. 완전한 일치뿐만 아니라 부분 일치 전략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치는 상호주의의 원칙 또는 협력적 행동을 위해 상대방을 강화시키려는 욕망에서 기인한다.
불일치는 마감 시한이 가까워진 협상의 종결 단계에서도 나타난다. 고집 센 협상가는 마감 시한에 직면한 상대방으로부터 커다란 양보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상대방이 유보치 이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따라서 지나치게 고집 센 협상가는 상대와 합의를 이루는 데 실패하기 쉽다. 이처럼 협상의 종결 단계에서의 불일치가 보통이지만 동시에일치의 압력도 발생한다
높은 수준의 요구로부터 출발하여 규칙적으로 양보함으로써 상대방의 양보를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을 ‘개심한 죄인(reformed sinner)’전략으로 부른다. 이 전략은 보
통 수준의 요구로부터 시작하여 조금만 양보를 하는 전략에 비해 효과적이다. 그 이유는 후자의 전략을 택하는 경우 상대방으로 하여금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대를 갖게 하고 따라서
합의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와 유사한 경우로서 협상가가 한 협상에서 고집 센 자세를 취하고 다음 협상에서는 부드러운 자세를 취하는 경우 두 번의 협상 모두에서 부드러운 자세를 취한 협상가에 비해 두 번
째 협상에서 더 큰 양보를 얻어 낼 수 있다. 또한 부드러운 자세에서 완고한 자세로 전환하는 경우인 ‘타락한 성인(lapsed saint)’ 전략을 취하는 경우에도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
으로 나타났다.
일치 전략의 일종인 ‘눈에는 눈(tit – for tat)’전략은 상대방이 양보할 때 양보하고 상대방이 양보하지 않을 때 양보하지 않는 전략이다. 이 전략은 매번 양보를 하거나 전혀 양보를 하지
않거나 또는 상대방이 양보하는 경우 그 반만 양보를 하는 경우에 비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