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함백산추모공원 화장로 증설, 주민 협의 없었다?

  • 등록 2025.06.10 11:5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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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시설 포화..부지 제공에도 혜택은 '찔끔'
-시정 질문..실질적 대책 마련 촉구
-주민 설명회도 없었다? 화성시, 주민대표기구와 협의했다

[화성 함백산추모공원 시설포화..부지 제공에도 혜택은 '미미']

화성 함백산추모공원은 화성시 등 인접한 7개 지자체의 님비시설 한계를 극복한 상생협력의 모델로 주목을 받아왔다.

 

화성시 매송면 숙곡1리에 위치한 함백산추모공원은 화장로 13기를 비롯해 실내 봉안당 2만8천여기, 수목장과 자연자 등 자연장지 1만9천여기 안장 규모로 지난 2021년 7월 1일 개장했다.

 

건립에 투입된 예산은 1천700억원, 비용은 화성과 안산 등 6개 지역이 인구 비율에 따라 분담했다.

 

개원 당시에는 6개 시가 함께 사용했지만 2023년 10월부터 군포시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현재 함백산추모공원을 이용하는 시는 화성시, 부천시, 안산시, 안양시, 시흥시, 광명시, 군포시 등 7개 시다.

해당 지역의 시민은 16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그런데 문제는 하루 50구의 시신을 화장하고 있는 함백산 추모공원, 13기의 화장시설이 풀 가동되고 있지만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반복적인 '화장 대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

 

함백산추모공원을 이용하는 7개 지자체 주민은 400만명이 넘어가면서 시설 포화는 이미 예견돼 왔다.

 

7개 지자체가 추모공원 한 곳을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갈수록 늘어나는 화장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특히 겨울철이나 환절기 등 일부 시기에는 호흡기 질환 사망자가 몰리면서 지난해 말 13기의 화장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

 

이에 해당 시군 주민들은 5일장을 치루거나 다른 시도 화장장으로 가야 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예약을 잡지 못하면 4일장, 5일장을 치러야 하는 일까지 빚어지고 있다.

 

심지어 화성시민들 더 나아가 함백산 추모공원 부지를 선뜻 내어준 화성시 매송면 21개리(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들마저도 이같은 불편을 겪고 있다.
 


화성시 일부 주민들은 재산상 불이익을 받으면서까지 추모공원 유치를 했는데 시설 이용에 있어선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 하고 있다며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화성시 매송면의 한 주민은 “함백산은 16만원인데 외부에 나가면 100만원이다. 추모공원 인근 시민들의 경우 그 비용이라도 보상을 받아야 하지 않나. 혜택도 인센티브도 아무것도 없는데 혐오시설이 늘어나서 재산권의 침해를 받는데도 실질적으로 받는 혜택은 거의 없다. 외부 장례비용 지원을 해 주든지 매송면 주민들을 위해 1기 정도는 따로 이용을 할 수 있도록 혜택을 줘야 하는거 아니냐”고 분개했다.

 

함백산추모공원은 개장 이후 올해 5월 말까지 모두 7만 여건을 화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정 질문..실질적 대책 마련 촉구]

이처럼 화성시 함백산 추모공원이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매송면은 물론이고 화성지역내 전체로 문제가 퍼져 나갔다.

 

지난 2월 화성시의회에서도 이런 문제점이 제기됐다.

 

조오순 화성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의원은 2월 26일 임시회 본회의 시정 질문에서 “함백산 화장시설 부족으로 인해 시민들이 장례 절차를 제때 마치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사망자가 급증하는 동절기, 환절기에는 화장로 예약 대기 기간이 3일 이상 길어지고 있어 시민들의 경제적-정신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화장대란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조 의원은 함백산추모공원의 화장로 증설 계획 및 신기술 도입 여부, 유치지역 주민들에 대한 지원사업 확대 방안, 장기적인 화장시설 확충 계획 및 예산 확보 방안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또 유치지역 주민들에 대한 지원사업 확대 방안, 화장시설의 지역주민 우선 예약제도 및 전용 시간대 마련, 부득이한 관외 화장시설 이용 시 비용 지원 등 정책 도입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당시 이같은 문제에 대해 정명근 화성시장은 시의회 답변을 통해 “올해 말까지 함백산추모공원 내 화장로 5기를 추가 증설해 총 18기의 화장로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유치지역의 기존 지원사업 외에도 지역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추가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화성시는 국비 및 지자체 예산 50억원과 화성도시공사 자체 예산 17억원 등 총 67억원을 들여 화장로 5기를 증설하기로 했다.
 


[화장로 5기 증설, 주민 설명회도 없었다?]

 

하지만 화성시 매송면 일부 주민들은 화장로 5기 신설에 대해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주민 협의와 주민 공지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등 행정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주민들은 화장로 신설에 따른 주민 동의와 협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데, 제대로 된 설명회 한 번 없었다며 기존 시설 운영에 따른 유치 주민들의 불이익에 대한 개선, 인센티브 지원금 사용 등에 대한 권리 등 모든 문제는 매송면 주민들과 협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0년 제정된 ‘화성시 갈등유발 예상시설 사전고지 조례’에 따르면 사회적 갈등 발생이 예상되는 시설 설치에 대해 대상 지역 주민에게 사전 고지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묘지 관련 시설 등에 대한 '사전고지 대상 시설'을 보면 해당 시설 경계로부터 500미터, 또는 1000미터 이내에 10호 이상의 주택이 있는 지역으로 규정하고 있다.

 

주민들은 “5기를 추가 설치해서 18기가 되면 거의 2배 이상 커지는 거니까 사전고지는 물론 주민 동의가 필요하다. 또 화장로가 늘어나면 주차장과 장례식장 등 부대시설도 무조건 같이 늘어나야 되는데 그런 얘기도 없다. 그리고 인센티브에 대해서도 협의를 해야 되는 거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화성시 관계자는 “5기 증설과 관련해서는 각 리의 이장 등 임원들을 상대로 협의해서 원하는 내용을 청취한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각 리 이장들은 물론 체육진흥회장, 노인회 등 주민들의 대표성 있는 기구가 ‘매송된 주민 협의체’인데, 현재 화성시가 협의체는 물론 이장단 협의회와 얘기를 하고 있고 거기서 요구한 요구사항을 받아 현재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주민 동의 없이 이장단 얘기만 듣고 하려 한다”며“ 조례에는 이장단 협의회나 주민협의체랑 협의를 하는 게 아니라 주민 공청회를 거쳐 동의를 받아야 하고 주민들에게 통보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이밖에도 당초 공고문에 ‘10기 내외’로 명시돼 있는 화장로를 18기로 설치하는 것은 사회통념상 정의에도 어긋난다며 문구에 대한 유권해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유치지역인 매송면 숙곡리 100억원, 주변지역 145억원, 매송면 전체 150억원 등 총 395억원 규모의 지원기금이 책정됐지만 주민들이 원해도 쓸 수 없는 ‘그림의 떡’이 됐다며 지원기금의 효율적인 사용 관리 방안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자영 기자 aajjyy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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