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번째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14일 국회는 우리 헌정사에 남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지난 7일 본회의에서 투표불성립으로 한 차례 탄핵소추안이 폐기된지 일주일 만이다. 이날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붙여진 탄핵소추안은 재적 의원 300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선고 때까지 권한이 정지되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게 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언한 뒤 "민주주의는 국민의 삶으로 증명된다. 국민의 생업과 일상이 빠르게 안정되고 경제, 외교, 국방 등 모든 면에서 대내외적 불안과 우려가 커지지 않도록 국회와 정부가 합심하고 협력하겠다"며 "국민 여러분의 연말이 조금 더 행복하길 바란다. 취소했던 송년회를 재개하시라"고 말했다.
◇ 난데 없는 한밤중 비상계엄 선포
지난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담화'를 통해 "종북과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겠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한밤중에 내려진 기습적인 계엄령 선포 직후 국회에는 군 헬기가 내려 앉았고, 총은 든 계엄군 280명이 국회 경내에 들이닥쳐 유리창을 깨고 국회 본청에 난입했다.
경찰의 봉쇄를 뜷고 본회의장으로 모여든 국회의원들은 재석 의원 190명 전원의 찬성으로 계엄 선포 2시간 30분 만에 계엄 해제 요구안을 의결했다.
다음날 민주당 등 야당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 5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그러나 1차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국민의힘은 3명의 의원(안철수, 김상욱, 김예지)을 뺀 나머지 의원들이 표결에 불참하면서 1차 탄핵안은 투표 불성립됐다.
그리고 일주일. 1차 탄핵안 표결에 불참했던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번 표결에는 전원이 투표권을 행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표결에는 참석하되, 탄핵에는 반대할 것을 당론으로 정했지만, 최소 12명의 ‘이탈표’가 나오면서 극심한 내홍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저는 오늘의 결과를 대단히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국민과 함께 잘못을 바로잡고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직무를 수행할 것이다"고 정면 돌파를 선언했지만 탄핵안 가결 후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동훈 대표는 사퇴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친윤계로 꼽히는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제 권한대행 체제가 출범한다"고 밝혔다.
◇ 작은 산 하나 넘었을 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야5당 대표가 참석한 집회에서 “이제 겨우 작은 산 하나를 넘었을 뿐"이라며 "우리 앞에 더 크고 험한 산이 기다리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처분 등이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싸워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역사 속에서도 언제나 우리 국가공동체를 위기에 빠뜨린 것은 기득권자였고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한 것은 언제나 국민이었다"며 “우리가 오늘 잠시 승리를 자축하지만, 그들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부정하고 끊임없이 다시 자신들이 지배하는 나라로 되돌아가고자 획책하고 있다. 우리가 힘을 합쳐 그들의 반격을 막아내고, 궁극적 승리를 향해 서로 손 잡고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