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1300억원대 과징금 처분 취소 소송의 첫 재판이 오는 9월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 오는 9월 17일 오후 3시를 첫 변론기일로 지정했다.
지난해 4월 SK텔레콤에서는 약 2700만명의 유심(USIM)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SKT 보안사고와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는 같은해 8월 SK텔레콤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과 유출 통지 지연을 이유로 과징금 약 1348억원과 과태료 960만원을 부과했다. 이는 개보위 출범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 처분이었다.
당시 개인정보위는 “국내 1위 이동통신사업자로 사회적 책임이 큰 기업이지만 기본적인 보안 실패가 발생한데 책임이 크다”고 판단했다. SK텔레콤은 개인정보위의 판결에 대해 “해킹 사고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조사 및 의결 과정에서 회사의 소명과 조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유감”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을 받은 SK텔레콤은 올해 1월 “개보위의 과징금 처분에 대해 법원의 면밀한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회사 측은 모든 경영활동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으며, 고객정보 보호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과징금 부과 결정 과정에서 자사의 조치와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개인정보위 의결에 반해 법원 판단까지 간 과거 사례는
이번 SKT의 과징금 관련 법원 소송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처분이 적법했는지 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재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징금 규모가 역대 최대라는 점에서 법원의 판단은 향후 유사 사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K텔레콤은 법원의 면밀한 검토를 통해 공정한 결론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과거에도 개인정보위의 과한 과징금 판결에 불복해 법원의 판단을 구한 사례가 있었다.
먼저 카카오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다. 2023년 3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의 취약점을 통해 6만5000건이 넘는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2024년 5월 전체회의에서 카카오에 과징금 151억원을 부과했다.
카카오는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행정법원은 개인정보위의 판단을 인정하며 카카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카카오는 과징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번 판결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기업 책임을 엄격히 묻는 법원의 태도를 보여준다.
그보다 앞서 저축은행 개인정보 제공 사건도 있었는데, 이 사건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은 2018년 4월부터 2021년 11월 사이 고객 동의 없이 대주주 계열사 변호사에게 개인신용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예가람저축은행은 고객 63명의 개인정보 77건을, 고려저축은행은 고객 71명의 개인정보 71건을 넘겨 총 134명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원회는 2024년 12월 두 은행에 총 약 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올해 2월 법원은 과징금 액수가 과도하다며 취소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저축은행 측이 승소하게 되었고, 과징금 부담을 면하게 됐다.
카카오와 두 저축은행 사건은 모두 개인정보 보호 의무 위반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카카오 사건에서는 대규모 유출의 심각성을 고려해 과징금 부과를 정당화했으며, 저축은행 사건에서는 위반 규모와 정황에 비해 과징금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본 것이다. 이는 법원이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제재의 비례성과 합리성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다.
엇갈린 과거 판단 사례를 볼 때, 이번 SKT의 사고에 대해 법원이 어떻게 판단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심리를 맡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오는 9월 17일 오후 3시를 첫 변론기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