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새벽(현지시간), 이스라엘이 대규모 공습 작전을 감행하며 이란 핵시설을 포함한 전략 요충지를 정조준하면서 중동 지역 정세가 극도의 불안에 휩싸였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번 작전을 미국의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실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틀 뒤 예정된 미국-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 6차 회담의 향방에도 불확실성이 짙어졌으며, 전면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날 작전에는 200여대의 전투기가 동원됐고, 나탄즈 핵시설을 비롯해 미사일 생산시설, 고위 군 인사 은신처 등 100여 곳에 300발이 넘는 폭탄이 투하됐다. 이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단행한 작전 중 최대 규모다.
IRNA, 타스님 등 이란 언론에 따르면 수도 테헤란과 이스파한의 나탄즈 핵시설, 타브리즈, 보루제르드, 케르만샤, 후제스탄 등 주요 군 기지가 공격 대상이 됐다. 이스라엘은 레이더 기지 및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를 포함한 방공망 파괴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공습으로 모하마드 바게리 참모총장, IRGC 총사령관 호세인 살라미, 하탐알안비야 대공방어사령관 등 군부 핵심 인사가 사망했으며, 유명 핵과학자 최소 6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테헤란의 병원과 주택가도 피해를 입어 어린이 4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공습 직후 이란 내 주요 공항인 이맘호메이니·메흐라바드 공항은 항공 운항을 중단했고, 이란 영공은 전면 폐쇄됐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라이징 라이언(Rising Lion)’ 작전 개시를 공식 발표하며 “이란의 핵무기 보유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필요 시 추가 공습도 감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거론하며 “이란 핵 저지를 위한 입장을 일관되게 지지해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반면 이란 측은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시온주의 정권의 야만적 공격에 반드시 처절한 보복이 따를 것”이라며 응징을 천명했다. IRGC는 성명에서 “미국이 이 범죄에 공조했다”며 보복 대상에 미국을 포함시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보복 가능성에 대비해 전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영공을 폐쇄했으며, 일부 지역 주민에게 대피령을 발령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란이 보복으로 드론 100기 이상을 발사했으며, 이를 요격하기 위해 방공 시스템이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요르단과 이라크도 자국 영공에 이란 드론이 진입했다고 확인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의 자위적 조치이며, 사전 통보는 받았지만 미국은 직접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사전 인지는 했으나, 군사 개입은 없었다고 확인하면서 이란이 협상에 복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은 오는 15일 예정됐던 6차 핵협상 참석 여부를 재검토 중이며, 일부 언론은 협상 불참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한편 유엔과 중동 주요국들은 즉각 우려를 표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란과 미국 간 협상 진행 중에 벌어진 이스라엘의 공습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오만 등도 이스라엘을 강력히 비판했다.
국제유가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장중 한때 WTI 선물(7월물)은 14% 이상, 브렌트유는 13% 가까이 급등하며 각각 배럴당 77.6달러, 78.5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