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거래’, 해리스 ‘관계’ 중심적... “한국, 미국 넘어 유럽·아시아 바라봐야”

  • 등록 2024.10.15 18: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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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미국 대선 이후 국제질서와 세계경제의 미래 세미나’
예일대 스케브 교수 “미국 대선 이후도 보호주의 정책 강화“

 

국회미래연구원이 주최한 ‘미국 대선 이후 국제질서와 세계경제의 미래’ 국제 세미나가 15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렸다. 

 

국회글로벌외교안보포럼과 선진외교를 위한 초당적 포럼이 함께 준비한 이번 세미나는 미국의 저명한 정치 경제학자 22명과 국내 학자와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미국 대선 이후 국제질서와 경제 문제에 대해 짚어보고 대비책을 모색했다.

 

세미나는 미국 프린스턴대 니하우스센터 헬렌 밀러(Helen V.Milner) 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윤재옥 국회의원(국회글로벌외교안보포럼 대표의원)의 환영사로 이어졌다.

 

윤재옥 의원은 “미국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대선 결과에 따른 외교, 경제, 기술과 안보 변화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다”면서 “세계는 국제질서 변화와 지정학적 충돌, 파괴적 기술혁신 속에서 어느 때보다 높은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한미 양국의 최고 학자들이 모인 이번 세미나를 통해 대안과 협력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기를 원한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미국 프린스턴대 프렌시스 리(Frances E. Lee) 교수는 현재 미국 의회의 상황과 대선 결과에 대해 “하·상원, 대선의 대결이 박빙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양 당의 의석수는 큰 차이가 없는데 올해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대선도 경합주가 7개 주인데 선거인단의 80%는 부동표로 나머지 20%인 몇 개주에 의해 당선 결과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선거결과 불복의 문제 ▲국민 위임성 약화 ▲초당주의 약화의 문제가 발생될 것이라 내다봤다.

 

이에 대해 그는 “양당이 다수당 지위에 집착하면서 당파적 메시지만 내게 되면 초당주의가 약화된다. 대대로 대통령이 입법을 추진할 때 상대당의 지지도 필요하다. 야당에서 최소 10% 지지가 있어야 법이 통과되는데 초당주의가 약화될 경우 입법의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역대 대통령들은 이런 경우 일방적 조치를 취했다. 트럼프는 국경 장벽을 세우는 법안, 바이든은 기후변화, 이민법에 대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번 대선 이후에도 대통령이 입법의 어려움을 겪으며 일방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미국 대선 이후 세계화와 통상질서의 미래’에 대한 발제가 이어졌다.

 

캐나다 맥길대 레오나르도 베치니(Leonardo Baccini) 교수는 미국 대선 이후 세계 통상질서를 예측하는 것에 불확실성이 높다면서도 기존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세계화 통상흐름은 계속 정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 15년 간 세계화와 무역자유화 수치가 정체되고 있다. 각 국가의 보호무역 수치는 현재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높아졌고, OECD 국가들 대부분 보호무역 제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제도가 점점 더 보호주의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보호무역주의 흐름에 대해 베치니 교수는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관계로 인한 공급망 불안 ▲기술 혁신과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무역 필요성 하락 ▲정치적 포퓰리즘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과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해 세계 무역활동이 경직되면서 자국 보호무역 추세가 강화됐다. 또한 기술이 발달하면서 외국에 일거리를 주던 기업들이 자본비와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내 생산으로 선회하며 이런 흐름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정치적 포퓰리즘이 증가하면서 국내 문제에 집중하는 보호주의적 노선이 강해졌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미국 예일대 케니스 스케브(Kenneth Scheve) 교수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대선 이후에도 보호주의 정책이 강화될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 1기 때 관철시켰던 수출 통제, 중국의 기술이전 제한은 이어질 것이고 해리스의 경우 제조업, 기술 분야를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美 대선 이후 한국의 대응

 

미국 대선 이후 한국의 대응에 대해 하버드 대학 더스틴 팅리(Dustin Tingley) 교수는 무엇보다 내가 상대해야 할 대상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트럼프는 거래 중심적이고, 해리스는 관계 중심적이다. 이런 특성들을 잘 파악해서 한국이 직면한 문제, 즉 대북관계가 한미관계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 미국에 있어서 한국의 전략적 역할은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팅리 교수는 국제 정세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해 좀 더 광범위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도 내다봐야 한다. 탄소중립과 환경에 관련된 정책은 유럽과 협력할 수 있다. 또한 베트남과 같이 계속 성장하는 나라가 중국과 교류하지만 회의와 불만도 있다. 이런 나라들을 한국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의 경쟁력은 훌륭한 인적자원에 있다. 한국은 교육열이 높고 우리 학교에 있는 한국 학생들도 뛰어나다”며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위상을 높이는데 인적자원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킨다면 한국은 계속해서 위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은주 기자 kwon@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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