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7개월 연속 월간 판매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국산 자동차 고율 관세 정책이 본격화되며 차량 가격 인상 우려가 커지자, 현지 소비자들이 서둘러 차량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한국시간)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 내 판매량은 총 8만1,503대로, 전년 동월(6만8,603대) 대비 19% 증가하며 4월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투싼(41%↑), 엘란트라(30%↑), 싼타페(28%↑), 쏘나타(12%↑), 팰리세이드(15%↑) 등 주력 차종이 판매를 이끌었다.
친환경차도 판매 호조를 보였다.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은 전년 대비 46% 늘었으며, 전기차를 포함한 전체 친환경차 판매는 25% 증가했다.
랜디 파커 HMA 최고경영자(CEO)는 “투싼 하이브리드의 강한 수요가 성장세를 주도했다”며 “혁신성과 가치, 성능 면에서 현대차의 경쟁력이 입증된 결과”라고 밝혔다.
기아 역시 같은 달 7만4,805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이로써 기아도 7개월 연속 월간 최대 판매 기록을 이어갔다. 차종별로는 카니발(79%↑), 텔루라이드(21%↑), 스포티지(18%↑) 등이 판매 증가를 견인했다. 친환경차 판매도 1년 전보다 21% 늘었다.
에릭 왓슨 기아 미국판매법인 영업 부사장은 “EV6와 EV9의 현지 생산을 조지아 공장에서 본격화했고, 충전 인프라 역시 개선되면서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완성차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이달 3일부터는 부품에도 같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지금 사지 않으면 더 비싸진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구매 수요가 앞당겨진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