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닥 정대진 대표, 중의학 전공한 청년이 만드는 수제차(茶)

2016.03.19 12:44:01

(M이코노미 김미진 기자) 단 몇초 만에 수십 개의 제품을 기계로 찍어내는 스피드시대. 그러나 최근, 슬로우 라이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손으로 하나하나의 제품을 정성껏 만들어 내는 수제품을 찾으면서 독특한 기법이나 아이디어를 가미한 수제품들이 점점 늘고 있다. 중국에서 중의학을 전공하고 국내로 돌아와 수제한방차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는 티닥-정대진 대표. 자신이 배운 '중의학(中醫學)' 지식으로 건강한 수제한방차(手製韓方茶)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그를 만나봤다.


티닥은 트레디셔널닥터(TRADITIONAL DOCTOR :전통의사)의 줄임말로 Tea와 DOCTOR의 합성어이기도 하다. 차(茶)를 만드는게 아니라 한약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수제한방차를 만들고 있다는 티닥 정대진 대표는 “평소에 즐겨 마시기만 해도 건강해질 수 있는 수제한방차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5년 간 수제한방차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정 대표는 중국 상해중의학약학대학에서 중의사 공부를 하고 상해대학부속 수광병원에서 인턴기간을 보낸 엘리트다. 졸업 후 국내로 돌아왔지만 중국라이선스로는 병원을 개원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자신이 배운 지식을 담은 수제 한방차를 개발 해오고 있다.


고등학교 때 태권도 선수였던 그의 일상은 늘 부상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그때 자주 다니던 곳이 한의원이었는데 이후 큰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두고 진로를 결정할 때 한약재에 대해 공부해서 아픈 사람들의 몸을 건강하게 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당시 교편을 잡았던 아버지가 그의 적극적인 지원자였다고. 중국에 건너가 중의학을 공부하면서 너무나 재미있었다는 그는 한약재 하나하나에 담겨진 효능이 우리 몸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게 되면서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고 한다.


“정말로 신기했어요. 재미도 있었고요. 한의대는 6년인데 반해 중의대는 5년제인데 추가로 1년 동안은 인턴과정을 거치거든요. 중국은 모든 종합병원에서 서양의학과 중의학이 함께 협진진료를 하기때문에 중의학을 공부한다고 해도 서의를 통과해야 하니까요. 중의를 살리기 위해 10년 전부터 쓴 정책이라는데 덕분에 중의학을 공부하면서 서의학까지 배울 수 있어 좋았어요. 해부학이라든가 인체에 관해서도 배울 수 있었고요. 그런데 졸업을 하고 나니까 취직에 관한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중국의 의료기관에서는 외국인의사 채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어서 의료기관에 취업을 한다고 해도 병원코디네이터라든가 행정업무밖에 할 수가 없었어
요. 그래서 국내로 들어왔더니 중국에서 딴 라이선스는 인정을 안 하더라고요. 학제가 안맞아 시험을 볼 수도 없고요. 그래서 수제한방차를 개발하게 된겁니다.”


15종류 차 개발에 성공


정 대표는 2010년 국내로 돌아와 약 5년 동안 차 개발을 해왔다. 현재 개발을 완료한 차는 15종류나 된다. 처음 혼자서 연구개발을 해오던 그의 사무실은 점점 물량이 많아지고 인력이 필요해지면서 얼마 전부터는 가족들이 합류하여 그를 돕고 있다고 한다.


“제 위로 두 누님이 계시는데 큰 누님은 저와 같은 학교를 나왔고 둘째 누님은 미술을 전공해서 예술가로 활동해 오다가 미술치료과정 석사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두 분이 현재 제 사업파트너입니다.(웃음)”


신제품 개발에 앞서 아이디어를 낼 때는 다양한 연령대의 지인들이나 친구들의 고민을 들은 다음에 토론을 하고 각자의 의견을 듣는다. 그런 다음에 한 개의 제품을 출시하기 전 여러 개의 각자 다른 성분을 넣은 차를 만들어서 임상실험에 들어가고 그 결과에 따라 가장 효과가 빨리 나타나면서도 선호하는 차를 신제품으로 출시한다. 한 개의 제품이 출시되기까지는 대략적으로 약 3개월 정도가 걸리는데 약 50여 명 정도의 대상자를 선정하여 철저하게 임상실험을 진행한다. 내년에 내놓을 제품도 이미 임상을 마치고 특허신청 중에 있다.


“변비에 좋은 차인데 서울여대 석사생들 중 변비가 있는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달 간 임상실험을 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에게서 개선효과가 나타났어요. 향후 이 제품은 편의점 등에 입점해서 판매할 예정입니다.”


신제품이 결정되면 패키지에 대한 고민은 미술을 전공한 누님과 함께한다. 재료의 종류와 효능에 따라 디자인을 하는데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마음을 모두 담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차 이름은 중국에서 공부하면서 배운 한자를 풀이해 짓는다.


“중국은 평소 약 대신 마시는 한방차가 많습니다. 그들은 차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좋은 차를 찾아서 마십니다. 그들에게 배운 것들을 담아, 마시면 행복해지고 건강해지는 그런 차를 만들어 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茶 이름


정 대표는 각각의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차들을 소개했다. “이 차는 평안차(平眼茶)입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차가 아니라 눈이 편안해지는 차죠. 큰 누님께서 눈이 뻑뻑하고 안 좋은데 눈에 좋은 차가 없냐고 해서 개발하게 됐는데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지친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차라고 할 수 있죠. 이 차는 혼미차인데요. 결혼 혼(婚)자에 아름다울 미(美)자를 써서 아름다운 결혼을 위한 차라고 지었습니다.


자주 마셔주면 남자들의 정력보강에 도움이 되죠. 또 동심차(動心茶)는 반려동물과 함께 마시는 아주 특별한 차인데 사람과 동물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차입니다. 감초의 단맛과 박하의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입니다. 이 외에도 지친 위를 위로하고 소화불량이라든가 만성위염 증상에 도움을 주는 위로차(胃櫓茶), 몸에 필요한 비타민 보충과 월요병에 의한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는 월요차(月曜茶), 숙면을 유도하고 불안감을 해소해주는 호호몽차(好好夢茶) 한결같은 아름다움을 유지하라는 의미를 가진 ‘마녀차’도 있습니다.”


맛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재료는 자르지 않은 상태에서 구입하고, 최상의 크기대로 맞춰 자른다는 원칙을 고수한다는 그는, 좋은 한약재라도 어떻게 관리하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재료 보관과 차제조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쇼핑몰 인기상품


현재 티닥의 제품들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인기상품이다. 얼마 전부터는 한방차를 파는 전용카페에도 납품되고 있는데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점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필라테스나 요가학원에서의 주문도 들어오고 한의원에서도 찾는다. 이렇게 다양한 채널을 통해 알려지면서 정 대표는 최근에 스카우트 제의도 받았다고 한다. 건강식품과 의료분야 등 2군데인데 맞는 분야기도 하고 중의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관심도 많다고.


“솔직히 고민되는 건 사실입니다. 만약에 제가 취업을 한다면 큰 누님께서 이끌어 가시겠지만 현재로선 고민만 할 뿐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티닥을 어떻게든 키워서 가업으로 남기고 싶다는 욕심입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많은 시간이 지난 다음에 한방차 중에는 티닥 제품이 최고라는 그런 말을 듣고 싶어요.”


그에게 수체한방차의 의미를 묻자 “식품에서 ‘茶道’처럼 道가 들어가는 건 차 밖에 없지 않냐”면서 “마음을 다하는 정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는 3월1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기범 희망농구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위해 자신이 만든 수제한방차 30박스를 선뜻 내놓은 그는 “누군가를 위해 좋은 일을 하는 행사에 동참하고 싶었다”면서 이런 기회가 돼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마음을 담은 티닥의 수제한방차는 포장지 하나하나에도 최상의 재료로 만들어진 제품과 함께 정성이 가득히 담겨져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덤으로 후한 인심도 담기는데 시중에 나와 있는 일반 티백차 포장이 낱개 당 1g이라면 티닥의 수제한방차는 낱개 당 5~13g정도의 중량이다. 낱개 포장 하나를 하루 종일 우려먹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좋은 약재인데 한 번 마신 후 버리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그래서 낱개 포장 하나를 가지고 약 1g의 주전자에 물을 가득 넣고 5번 정도 우려낼 수 있도록 양을 넉넉히 넣은 겁니다.”


소비자의 반응


수제한방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좋다는 게 정 대표의 생각이다. 그러나 커진 인식에 비해 비용에 대해서는 더 저렴했으면 좋겠다는 소비자가 많다고. 소비자들은 몸에 좋은 차를 마시고는 싶은데 가격은 시중단가처럼 낮춰주었으면 하지만 정대표는 그렇게 되면 제품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몸에 좋은 수제 한방차를 마시려면 100% 신뢰할 수 있어야 하고 그만큼의 비용지불은 당연해요. 그래서 저희는 스몰 푸드 시대에 맞는 쪽으로 가려고 해요. 솔직히 요즘은 자기가 좋아하는 친환경 식품재료를 사다가 쉐프가 돼서 만들어 먹는 시대잖아요. 그만큼 건강이 중요해진 거거든요. 티닥의 수제한방차는 꾸준히 마시면 건강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그런 제품입니다.”


올해 안에 카페 오픈 예정


정 대표는 올해 안에 카페를 오픈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준비 중이다.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친환경 카페를 만들어서 아기자기하면서도 정성이 가득한 제품들로 내부를 꾸미고 진심이 담긴 정직한 차 문화를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적한 경기지역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용한 곳에서 몸에 좋은 한방차를 마시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건강한 공간을 제공할 겁니다. 또 한약재를 풀이해서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도 내볼까 생각 중입니다. 차가 얼마나 중요하고 평소 즐겨 마시게 되면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싶어요. 신제품도 일부 개발이 완료되어 특허 신청 중입니다.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아주 고급스럽고 우아한 패키지로 황실 콘셉트가 핵심입니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재료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는 소비자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기 위해 한약재 하나하나에 검사표를 첨부해 소비자들이 믿고 살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함께 웃는 지구를 위해 조금 느리더라도 핸드메이드를 고집한다!’는 슬로건으로 더딘 발걸음을 내딛는 티닥의 인간중심 경영철학이 큰 결실로 이어졌으면 한다.


MeCONOMY Magazine March 2016

김미진 기자 my2006@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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