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한 우크라이나에 사실 인정과 공개 사과를 거듭 요구하며, 이를 계속 거부할 경우 추가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양국 간 비공개 방침과 달리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유엔총회 연설에서 공개한 데 대해 “많이 아쉽다”고 유감을 표했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강경 대응을 예고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2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사실 인정과 공개 사과를 계속 거부하면 추가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과 국가의 위신에 관한 문제로서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한군 포로 송환 과정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 요구를 해 비공개를 합의했는데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최대한 예의를 갖춰 아쉽다고 했더니 합의 사실이 없다고 상대국 국가원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합의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했더니 도리어 남북 간 군사 충돌 임박 운운하며 한반도 전쟁 발발을 기도했다”며 우크라이나 측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한반도 전쟁 발발을 기도했다’는 표현은 최근 우크라이나 측의 한반도 정세 관련 발언에 대한 이 대통령의 평가다.
이번 갈등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던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한국 정부는 포로들의 신변 안전과 남북 및 한러 관계, 한반도 정세 등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우크라이나 측과 송환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도 지난달 24일 “공개로 생길 여러 문제를 생각할 때 비공개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타당했고 그렇게 합의했다”며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공개한 우크라이나 측에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나 많이 아쉽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비공개 합의가 있었다는 한국 정부의 설명을 부인했다.
드미트로 리트빈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소통담당 보좌관은 지난달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런 합의는 없었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청와대는 지난달 27일 우크라이나 측의 설명을 ‘허위 공보’로 규정하고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면서 양국 간 공방이 확대됐다.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달 27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한반도 상황을 거론했다.
부다노우 실장은 한국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 등을 언급하며 “상황은 날로 악화되고 통제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이 대통령이 이날 ‘남북 간 군사 충돌 임박 운운’이라고 지적한 것은 이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사태 확산을 경계하면서도 현재까지 한국 정부가 요구한 비공개 합의 인정이나 공식 사과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이번 사안에 대해 “사건이라기보다는 외교적 오해라고 하고 싶다”며 “이 상황이 아주 가까운 시일 안에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으며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을 “중요한 국가”라고 강조하면서 양국 간 협력 관계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비공개 합의가 존재했다는 한국 측 주장에 동의하거나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는 않았다.
이 대통령이 이날 공개적으로 ‘추가 조치’까지 언급하면서 북한군 포로 송환 공개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은 단순한 사실관계 공방을 넘어 외교 문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