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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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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9·11 인연’ 김정관·러트닉, 대미 투자협상 막판 돌파구 열까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최종 조율하기 위해 미국을 찾았다.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을 당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관계 개선의 계기를 만들었던 뉴욕을 1년 만에 다시 찾으면서 이번 방문에서 투자협상이 최종 타결될지 주목된다.

 

김 장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사흘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뉴욕 인근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통상적인 한미 통상협상의 무대인 워싱턴DC가 아닌 뉴욕을 찾은 것은 협상 카운터파트인 러트닉 장관의 일정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러트닉 장관은 2001년 9·11 테러 당시 친동생 게리를 비롯해 회사 임직원 600여명을 잃었다. 이후 매년 9월 11일 뉴욕에서 열리는 추모 행사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기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의 인연도 지난해 9·11 추모 행사를 계기로 깊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한미 관세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던 지난해 9월 11일에도 뉴욕에 머물렀다. 당시 양국은 한국의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놓고 투자처와 수익 배분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 고위 당국자들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내는 등 협상 분위기가 악화됐고, 실무진 간 협의마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협상 결렬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김 장관은 당시 러트닉 장관과 여러 차례 대화하면서 알게 된 그의 개인사를 계기로 돌파구를 모색했다. 협상 논의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러트닉 장관이 매년 참석하는 9·11 추모 예배에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고, 러트닉 장관도 이를 받아들였다.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이 주관한 추모 예배에 참석한 첫 외부 인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러트닉 장관이 먼저 김 장관에게 회동을 제안하면서 막혀 있던 협상에도 변화의 계기가 마련됐다는 게 당시 상황을 아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1년 만에 다시 이뤄진 김 장관의 뉴욕 방문은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실제 집행을 위한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이뤄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구체적인 투자 대상과 최종 투자 규모뿐 아니라 자금 투입 방식과 수익 배분, 위험 분담 등 사업 실행을 위한 세부 조건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첫 번째 투자 사업으로는 220억달러 규모의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후속 사업으로는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등이 거론된다.

 

큰 틀의 투자 원칙을 합의했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실제 사업 집행에 필요한 세부 조건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점에서 협상의 난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대규모 대미 투자를 주요 경제 성과로 부각하려는 가운데 파병 등 한미 간 안보 현안까지 맞물리면서 협상 구도가 더욱 복잡해졌다는 분석이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국가 간 협상에서는 수익성과 투자 안전성뿐 아니라 안보와 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큰 틀에서 주고받는 방식으로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김 장관이 이번 방미 기간 9·11 추모 행사에 참석했는지 여부와 러트닉 장관과의 구체적인 회동 일정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김 장관은 뉴어크 공항 도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진행되고 있는 대미 투자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왔다”고 방미 목적을 밝혔다.

 

최종 타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인하기 전까지 협상은 진행 중이라고 생각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김 장관의 이번 방미를 계기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가 최종 타결 단계에 들어갈지 주목된다. 특히 220억달러 규모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가 첫 투자 사업으로 확정될 경우 원전과 LNG 등 후속 대형 프로젝트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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