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이 원청과의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190일 넘게 농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진보당 지도부가 현장을 찾아 한화오션에 교섭 수용을 촉구했다.
진보당 김종훈 대표와 정혜경 의원, 전희영 경남도당 위원장은 4일 ‘불평등 현장 대장정’의 일환으로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천막농성장을 방문해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통고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 조합원들의 고충을 청취했다.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의 원청교섭 요구는 개정 노동조합법 2·3조 시행 이후 본격화됐다.
거통고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는 지난 3월 10일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한화오션에 교섭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화오션은 당시 교섭요구 노조 확정 공고에서 조선하청지회만 명시하고 웰리브지회는 제외했다.
이에 웰리브지회 등 노동계는 한화오션이 웰리브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원청 사용자임에도 사용자성을 부인하고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통고조선하청지회·웰리브지회와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등은 지난 4월 13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한화오션의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장기간 농성을 이어왔다.
노동계는 원청이 임의로 사용자성을 판단해 특정 하청노조를 교섭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하청 사업장 간 ‘갈라치기’라며 비판해왔다.
김 대표와 정 의원 등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최근 폭염 속 노동자가 사망한 도크 작업장과 수해 피해로 전기가 끊긴 지하 휴게실·세탁실 등을 둘러보며 하청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점검했다.
이어 열린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사내하청지회 노·사·정 간담회’에는 강인석 거통고지회장과 이형주 웰리브지회장을 비롯해 고용노동부 통영지청, 안전보건공단 경남본부, 한화오션 관계자 등이 참석해 원청교섭과 노동환경 문제 등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단순히 법과 제도를 바꾸는 것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과 억압이 사라지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며 “원청과 하청을 따지기 이전에 사람이 살 수 있는 현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당시 강조했던 ‘노사 상생’을 거론하며 “명절을 앞둔 지금 핑계를 멈추고 당장 하청노동자들과 성실하게 원청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의원도 하청노동자들의 원청교섭 요구를 “한국 사회 원청교섭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투쟁”이라고 평가했다.
정 의원은 “회사가 막대한 수익을 내면서도 하청업체의 임금체불과 부당노동행위를 방치하고 교섭마저 회피한다면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엄중히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장도 노동위원회에서 교섭단위와 관련한 판단이 나온 만큼 한화오션이 원청교섭에 성실하게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진보당은 전했다.
190일 넘게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강인석 거통고지회장과 이형주 웰리브지회장은 하청노동자들이 수십 년간 일하고도 성과급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개정 노조법에 따라 교섭을 요구하고 있지만 한화오션이 행정소송 등을 통해 시간을 끌고 있다며 즉각적인 교섭 수용을 요구했다.
반면 한화오션 노사상생본부장 측은 원·하청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해 나가겠다는 기본 입장을 밝히면서도 “노조법 개정 이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보니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진보당은 한화오션의 원·하청 노동자 간 임금 격차를 노동시장 불평등의 상징적 문제로 규정하고 하청노동자들의 원청교섭과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확립을 위한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와 정 의원 등은 이날 불평등 현장 대장정 마지막 일정으로 한화오션지회도 방문해 잇따른 중대재해와 노동자 안전 문제에 대한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정 의원은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한화오션의 하청노동자 교섭 문제와 노동환경, 중대재해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