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챗GPT(ChatGPT)’를 비롯해 앤트로픽 클로드(Claude), 스페이스XAI의 그록(Grok) 등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주요 인공지능(AI) 서비스가 3일(현지 시각) 비슷한 시간대에 일제히 장애를 겪으며 글로벌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단순한 접속 오류를 넘어 기업의 핵심 업무까지 AI에 의존도가 높은 현실 속에서 이번 사태는 AI 인프라의 ‘집중 위험’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온라인 서비스 장애 추적 사이트 ‘다운디텍터(DownDetector)’에 따르면 챗GPT는 미 동부시간 오전 10시 20분 무렵부터 접속이 불안정해지기 시작했다. 오전 11시에는 미국에서만 약 3만7000건의 장애 신고가 접수됐으며, 명령어 입력 후 응답이 지연되거나 오류가 발생하는 현상이 이어졌다. 오픈AI의 코딩도구 코덱스(Codex)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나타났다. 오픈AI는 공식 상태 페이지를 통해 “챗GPT와 코덱스에서 오류 발생이 증가했던 문제가 해결됐다”고 밝히며 낮 12시 이후 대부분의 기능이 정상화됐다고 공지했다. 앞서 이날 오픈AI는 차세대 AI 모델 ‘아스트라(Astra)’를 발표했다. 바로 그 직후에 사고가 터졌다.
앤트로픽의 클로드와 스페이스XAI의 그록, 스페이스X에 인수된 코딩 도구 ‘커서(Cursor)’ 역시 같은 시간대에 비슷한 접속 장애를 겪었다. 앤트로픽은 광범위한 오류를 확인한 뒤 긴급 패치를 적용해 오후 12시 16분 무렵 모든 장애가 해결됐다고 발표했고, 그록도 정상화됐음을 공지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구글의 제미나이(Gemini)도 같은 시간대에 접속이 불안정했다고 신고했으나, 구글은 공식적인 장애 관련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이번 장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오픈AI, 앤트로픽, xAI 모두 원인 분석 결과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같은 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에서도 문제가 발생한 점이 포착되면서 공통 클라우드 인프라의 장애가 여러 AI 서비스를 동시에 흔들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형 AI 서비스 상당수가 특정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서 작동하는 만큼, 데이터센터나 네트워크의 문제는 여러 서비스를 연쇄적으로 마비시킬 수 있다.
AI 서비스 장애의 파급력은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 이전에는 챗봇이 멈추면 단순히 질문을 잠시 할 수 없는 수준에 그쳤지만, 현재 기업들은 AI를 코딩, 고객 응대, 자료 분석, 문서 작성 등 핵심 업무에 직접 연결해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AI가 이용자의 지시를 받아 여러 단계를 자동으로 수행하고 다른 소프트웨어까지 조작하는 ‘AI 에이전트’로 진화하면서 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이 때문에 AI가 몇 시간만 멈춰도 직원 개인의 불편을 넘어 기업 전체 업무가 중단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업들 사이에서는 특정 AI 회사 하나에만 의존하지 않는 ‘멀티모델 전략’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예컨대 평소에는 오픈AI 모델을 사용하더라도 장애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앤트로픽이나 구글 모델로 요청을 넘기는 ‘폴백(fallback)’ 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여러 AI 모델을 동시에 연결해 응답 속도와 장애 여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 뒤 정상 작동하는 모델로 요청을 우회시키는 ‘AI 게이트웨이’ 기술도 확산되고 있다.
이번 동시다발적 장애는 AI가 일상과 산업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은 현재, 단일 인프라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어떤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했다. AI가 기업 운영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은 만큼, 안정성과 분산 구조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