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4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대규모 총파업 집회를 개최하며 금융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동화면세점에서 대한문으로 이어지는 구간에서 약 3만명 규모의 ‘금융노동자 총파업’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노조는 자체 집계로 약 2만~2만5000명의 조합원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참여율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총파업의 핵심 쟁점은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이다. 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주요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 방침이 공식화되면서 노정 갈등이 심화됐다. 금융노조는 국책은행 지방 이전을 강하게 반대하며 총파업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산업은 기업과 금융회사, 정책금융기관, 감독기관, 전문인력이 집적돼 빠르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 산업”이라며 “금융기관을 흩어놓는 것이 국가 금융경쟁력을 높이는 길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1차 이전의 결과를 제대로 검증하고 산업·국가 경쟁력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따져본 뒤 당사자와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별개로 임금 및 노동조건 협상도 파업의 주요 배경이다. 금융노조는 주 4.5일제 도입, 청년 채용 확대,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개선, 임금 6%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 인상 요구를 기존 8%에서 6%로 낮추며 협상 의지를 보였다고 주장하지만, 사측이 2.5%에서 한 발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교섭 결렬 책임을 사측에 돌렸다. 윤 위원장은 “책임 있는 안을 갖고 교섭장에 나오지 않는다면 행동으로 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총파업은 지난해와 비교해 국책은행의 참여율이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총파업 당시 시중은행의 참여율은 낮아 대부분의 영업점이 정상 운영됐지만, 올해는 국책은행 지방 이전 문제가 핵심 현안으로 떠오르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기업은행은 전국 영업망을 갖추고 있어 파업 참여 규모에 따라 일부 영업점 창구 업무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일반 고객 대상 영업 비중은 낮지만, 파업 참여가 확대되면 기업금융·대외금융 등 주요 업무가 지연될 우려가 있다. 반면 시중은행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영업 차질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노조는 이번 1차 총파업 이후 교섭 상황과 지방 이전 논의 진전 여부에 따라 추가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달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약 8만7000명 중 96%의 찬성을 얻어 쟁의권을 확보했다. 정부의 지방 이전 정책과 임금·노동조건 개선 요구가 맞물리며 금융권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번 총파업이 향후 금융산업 구조와 노사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