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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07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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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중 갈등에 G20 공동성명 무산...‘19대1’로 갈린 세계경제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중국의 반대로 공동성명 채택이 최종 무산됐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 등 19개 회원국은 중국의 과도한 무역흑자와 비시장적 산업정책 등을 겨냥해 이를 비판하고 지성을 요구하는 내용에 뜻을 모았지만, 당사국인 중국의 완강한 반대에 '전원합의문' 대신 주요 논의 사항과 이견을 요약한 ‘의장성명’ 형식으로 발표됐다.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무역 갈등 등으로 주요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면서 대표적인 다자협의체인 G20에서도 국제 경제 현안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됐다.

 

의장성명에는 “무역흑자가 과도한 국가들은 성장을 지나치게 수출에 의존하게 하는 왜곡 요인을 제거해야 하며 불필요한 수출 제한을 피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각국이 불균형을 악화시키는 비시장적 정책과 관행을 없애기 위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특정 국가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중국의 과잉생산과 국가 보조금, 핵심 광물 수출 통제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공동성명 협상 과정에서 ‘비시장 정책 철폐’라는 표현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핵심 광물의 국제 공급망 보호와 이란 전쟁 이후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 보장 등에 관한 내용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그간 중국은 미국의 관세 압박에 맞서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수출 규제를 협상 카드로 활용해왔다. 호르무즈 해협의 예측 가능한 항행을 보장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향후 대만해협이나 남중국해 문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중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회의 후 “시장 기반 경제가 아닌 경제 체제에서 값싼 수출품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중국의 과잉생산과 정부 보조금 문제를 지적했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을 제외한 19개국이 의장성명에 동의한 데 대해서도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중국산 제품 수출 확대 관련해서는 “나머지 국가들도 일자리와 제조업 기반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동맹국을 비롯한 G20 회원국들에 중국의 비시장적 무역 관행에 대한 공동 대응을 촉구한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측 관계자는 FT에 “G20에서 19대 1의 의견이 나온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중국이 합의 도출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럽 주요국 관계자 역시 “세계 경제가 중요한 기회를 놓쳤다”고 평가했다.

 

미국 역시 자국 우선주의적인 관세 정책을 둘러싸고 동맹국들의 비판을 받았다.

 

라르스 클링바일 독일 부총리는 미국과 캐나다 간 관세 분쟁에 대해 “신뢰를 무너뜨리고 궁극적으로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해를 끼친다”고 지적했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유럽연합(EU) 경제생산성 담당 집행위원도 미국의 관세 정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미·중 간 신경전은 경제·통상 분야를 넘어 이란과 인공지능(AI) 문제로도 이어졌다.

 

베선트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중국 측과 만나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자유로운 통항이 보장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또 오는 24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AI 정책도 논의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베선트 장관은 비국가 행위자들이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따른 위험을 막기 위해 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G20 회의에 대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아주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논의가 이뤄졌다”며 베선트 장관을 치켜세웠다.

 

이번 의장성명은 중국과 러시아, 이란 등 반서방 국가들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이란 공격을 규탄하고 외교적 해결을 촉구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등과 함께 다자외교 무대에서 영향력을 과시한 데 이어, 미국은 G20에서 중국의 경제·산업 정책을 겨냥한 의장성명을 끌어냈다.

 

오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무역과 핵심 광물, AI, 이란 문제 등을 둘러싸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이번 G20 회의를 계기로 양국 간 신경전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공동성명 채택 실패는 국제사회의 분열상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는 평가다.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주요국들이 자국 산업과 안보, 경제적 이해관계를 우선하면서 G20과 같은 다자협의체에서도 공동 대응을 위한 합의의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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